제주지역 농림어업 GRDP(지역총생산)를 산출할 때 만감류 가격이 제외돼 제주 농림어업 GRDP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제주본부가 22일 발표한 ‘제주지역 농림어업 GRDP 과소규모 추계 및 문제점’에 따르면 제주지역 주력산업인 농림어업 GRDP 성장세가 크게 부진한 반면 농가의 조수입은 2004년 이후 감귤을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04년 이후 감귤 생산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부가가치가 높은 만감류의 경우 전체 감귤 생산 및 조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만감류의 가격은 2000년 들어 생산량 증대로 하락세를 보였으나 2006년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며 한라봉 기준 2011년에는 10kg 당 5만 원대를 상회했다. 만감류 가격은 노지온주 가격대비 2004년 이후 4배 이상 지속했다.
그러나 만감류는 생산량은 포함된 반면 높은 가격은 반영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실제적으로 GRDP가 낮게 추계되면서 실질 상황을 잘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한은이 감귤 산출 단가에 만감류 가격을 반영해 제주지역 농림어업 GRDP를 재산출한 결과 현행 산출방식에 비해 2004~2011년 중 명목 기준(해당 시세 기준)은 연평균 1294억원, 실질기준(2005년 기준)은 연평균 848억원 각 늘어났다.
만감류를 포함시킬 때 GRDP 성장률은 2004~2011년 중 농림어업의 실질 GRDP 성장률이 마이너스 0.8%에서 플러스 0.1% 성장으로 전환돼 제주 경제 성장률이 2.6%에서 2.8%로 높아졌다.
지역 주민 소득도 2011년 중 1인당 명목 GRDP가 2015만원에서 약 40만원 늘어난 2055만원으로 상승했다.
한국은행 조강철 조사역은 “만감류 등 고부가가치 감귤의 생산 확대는 그 동안 제주지역 경제
성장과 지역민들의 소득 증대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그러나 현행 농림어업 GRDP 산출방식에는 만감류 생산 확대에 따른 소득 증대효과가 적절히 반영되지 않아 GRDP가 과소추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로 만감류 가격을 반영해 새로이 추정한 GRDP와 현재의 GRDP 통계간의 격차가 만감류 생산 비중이 늘어날수록 더욱 확대된다”며 “앞으로 농림어업 GRDP 산출시 감귤 고부가가치화에 따른 경제적 성과가 잘 나타나도록 제주도, 통계청, 한국은행 등 유관기관 간 협력을 통해 통계 산출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내년 6월 GRDP 통계의 기준년 개편 시 감귤 품목을 보다 세분화해 만감류 가격이 GRDP 산출단가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만감류 조수입은 1999~2005년 중 연평균 390억원에서 2006~2011년 중 1282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따라서 전체 감귤 조수입에서 만감류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8.4%에서 2011년 기준 20.3%로 크게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