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따라 제주바다의 어장 생태계가 변하고 있다. 특히 갯녹음 현상이 전 연안으로 확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게다가 먹잇감이 아닌 홍조류가 확산되고 있다. 제주어장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은 마을어장에 대한 효과적 진단과 관리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모니터링을 실시, 2012년도 조사결과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조사는 도내 8개 마을어장에 대한 계절별로 이뤄졌다. 각 어장별 수산동식물의 구조와 분포변화를 모니터링 했다.
조사 결과 마을어장 생산력이 바로미터가 되는 해조류는 전체 분포종 중 60% 이상이 먹이원이 아닌 홍조류가 주를 이루고 있다. 분포범위도 수심 5~15m까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는 제주북동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제주 전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북서부지역은 혹돌잎 분포가 확장되고 남부지역은 녹색열말미잘 및 호리병말미잘 등이 확장돼 수산 동물의 먹이원은 점차 위축되는 추세다.
아열대성 부착생물인 거품돌산호와 분홍멍게 등도 마을어장 내 대량 번식으로 마을어장을 잠식하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갯녹음 현상이 주원인이라 볼 수 있는 무절석회조류가 제주북동부를 제외한 전 연안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갯녹음 현상도 부분적으로 깊은 수심대로 이동하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 아열대성 어종인 청줄돔, 쏠종개, 범돔, 쥐돔, 쏠배감펭, 세동가리돔 등이 증가해 확인된 종의 40%를 차지했다.
해양수산자원연구원 강재관 해양수산자원연구과장은 “무절석회조류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과 함께 장기적이고 심층적인 원인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앞으로는 생태계 변화와 함께 어장 내 기초생산력 및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변화 요인 등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마을어장의 생산력이 자연 복원될 수 있도록 조사항목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갯녹음(albinism)=연안 암반 지역에서 해조류가 사라지고 흰색의 석회 조류가 달라붙어 암반 지역이 흰색으로 변하는 것. 백화(白化)현상이라고도 한다. 결국엔 연안에 서식하고 있는 해조류 일부나 전부가 고사, 유실되고 해저는 불모 상태로 되어 해저 밭을 살아가는 정착성 생물이 감소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