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대 국회에서도 '동물국회' 행태를 연출했다가는 국민에게 외면당할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한국 정치에도 협치를 요구한다. [사진=연합뉴스] 21대 국회가 5월 30일 임기를 시작한다. 국회법(5조)에 따르면 최초 임시국회는 임기 개시 후 7일에 집회하고, 이 기간 내 원院 구성을 마무리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의장단은 6월 5일까지, 상임위원장단은 8일까지 선출해야 한다. 전반기 2년을 맡을 국회의장단 후보들은 확정됐거나 확정을 앞두고 있다. 법정시한 내 개원을 지키지 못한 역대 국회가 적지 않았듯 21대 국회도 원 구성부터가 염려스럽다. 최대 쟁점은 법제사법위원장 배분과 법사위의 체계ㆍ자구심사 권한 폐지 여부다. 법사위원장은 17대 국회부터의 관례대로라면 미래통합당 몫이다. 그런데 177석 슈퍼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시각이 바뀌었다. 야당 법사위원장과 체계ㆍ자구심사권이 정부 여당의 주요 입법을 가로막는 것을 그대로 두지 않겠다고 나섰고, 미래통합당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원 구성 협상의 또다른 걸림돌은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행보다. 미래통합당과 합당은 한다면서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19석의 한국
하루하루가 숨가쁘게 돌아가는 ‘고담’시에서 아서는 혼자는 끼니도 해결 못하는 홀어머니와 허름하고 쇠락한 아파트에서 단둘이 살아간다. 무인도와 같은 삶이다. 어머니가 어느날 “사람들이 어느 시장 후보가 참 좋다고 하더라”고 아서에게 말한다. 아서는 ‘누가 그러더냐? 엄마하고 말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지 않느냐?’며 시큰둥해 한다. ▲ 사람들은 '양지'에서 인정받지 못하면 '음지'에서라도 인정받기를 원한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어머니는 “TV에서 그러더라”고 방어한다. 딱한 장면이다. 아서가 하는 일이라곤 일용직 광고홍보맨을 파견하는 사무실에서 소개해주는 업소나 행사장에 찾아가 ‘광대’ 분장을 하고 우스꽝스러운 몸짓을 하는 게 전부다. 그런 아서의 초라한 삶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거의 투명인간에 가깝다. 영화는 우울한 투명인간 아서가 그에게 어울릴 법한 허름한 보건소 사무실에서 권태로워 보이는 의사에게 우울증을 호소하며 처방약을 늘려줄 것을 부탁하는 장면으로 시작한
▲ 정부 혼자 고용 문제를 해결할 순 없다. 민간의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그러려면 민간투자를 끌어낼 제도혁신이 긴요하다. [사진=뉴시스] 팬데믹(사회적 대유행)은 감염병뿐만 아니라 실업에도 몰아쳤다. 예견된 사태지만, 4월 고용동향이 보여준 코로나19발 실업대란은 심각했다. 실업자 증가 속도가 무섭다.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47만6000명 감소했다.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다. 실업충격은 임시ㆍ일용직 등 비정규직 취약계층과 청년층에 집중됐다. 3~4월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음식ㆍ숙박ㆍ교육ㆍ관광 등 서비스업에서 시작된 실업자 급증세가 제조업으로 번지고 있다. 글로벌 셧다운 여파로 자동차와 석유화학, 휴대전화, 반도체 등 주력품목의 수출이 감소하면서다. 실업 팬데믹을 차단하는 데 민관이 지혜와 힘을 합칠 때다. 노사정이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가 5월 중 열린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둘 다 참여하는 대화는 외환위기 이후 21년 만에 처음이다. 노동계는 총고용 유지와 해고 금지를 요구한다. 경영계는 고용 및 노동시간 유연화를 주장한다. 정부는 경영난을 겪는 기간산업에 40조원을 지원하되 90% 고용 유지 조건을 달았다.
주인공 아서(Arthur)는 어린 시절 부모에게 버림받고 학대당한 정신적 충격으로 ‘뜬금없이’ 웃음이 터지는 기묘한 정신병을 앓는다. 아서를 학대한 어머니는 ‘그럼에도’ 아서에게 항상 예의 바르고 항상 웃기를 강요한다. 아서는 견디기 어려운 고통과 불안, 분노를 ‘웃음’이라는 가면 뒤에 감추고 살아야 한다. ▲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는 서로 어긋난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주인공 남녀가 사랑하지만, 꿈 많은 여주인공은 남자의 청혼을 거절한다. 세월이 흘러 두 주인공이 다시 만나고, 이번에는 여자가 청혼하지만 남자가 거절한다. 여주인공은 수습이 안 되는 이 ‘뻘쭘한’ 상황을 ‘어릿광대’라도 등장해서 수습해 줬으면 한다. ‘Send In the Clowns’의 노랫말을 요약하면 대략 이렇다. 실제로 중세시대 뮤지컬에선 출연자들이 대사를 잊는 난감한 상황에 대비해 어릿광대를 대기시켰다고 한다. 이 ‘불후의 명곡’은 영화 초반에 한번 등
▲ 이재용 부회장의 반성문은 글로벌 기업 삼성이 해야 할 일의 출발점이어야 한다. 이를 계기로 대주주 중심 경영에서 소액주주, 종업원, 하청기업 등 이해관계자를 존중하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사진=뉴시스] 개인이든, 기업이든, 정부든 때로 잘못을 한다. 그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는 이른 시기에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는 것이 긴요하다. 사태 초기에 잘못을 저지른 당사자나 기업과 정부의 책임자가 등 떠밀려 하는 것이 아닌, 직접 스스로 나서야 한다. 잘못과 실수를 솔직히 그대로 인정하고, 책임지겠다는 점을 밝혀야 한다. 아울러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줘야 마음이 상한 상대방이나 소비자, 국민의 기분이 풀리고 사태도 점차 누그러진다. 사과는 그 시기와 사과 대상, 사과 발언의 내용과 사후 조치 등 네 박자가 어우러져야 통한다. 진정성 있는 사과는 상황을 납득시키는 단계를 넘어 피해자를 감동시키거나 사태를 반전시키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반면 여론에 밀려 뒤늦게 사죄하면서 일방통보에 그치거나 말로만 사과하고 후속 조치가 없으면 역풍을 맞기도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자신과 삼성의 과오
주인공 아서(Arthur)는 어린 시절 부모에게 버림받고 학대당한 정신적 충격으로 줄곧 ‘뜬금없이’ 웃음이 터지는 기묘한 정신병을 앓는다. 아서를 학대한 어머니는 ‘그럼에도’ 아서에게 항상 예의바르고 항상 웃기를 강요한다. 아서는 견디기 어려운 고통과 불안, 분노를 ‘웃음’이라는 가면 뒤에 감추고 살아야 한다. ▲ '날것(생)'으로서의 감성적 욕망은 문제적일 수밖에 없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페르소나(Persona)’는 가면의 라틴어다. 고대 그리스의 연극배우들은 자신의 배역에 따른 ‘가면’을 쓰고 무대에 올랐다. 자신의 개인적인 슬픔과 걱정을 간직한 채 자신이 맡은 ‘밝은’ 연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할 것을 걱정해서였다고 한다. 반대의 경우도 물론 마찬가지겠다. 서양 놀이인 트럼프에서 ‘조커’란 자신의 고유한 성질과 가치 없이 상황의 요구에 따라 무엇으로든 변하는 존재다. 항상 웃고 있는 ‘조커’란 그렇게 대단히 슬픈 존재다
▲ 대구로 코로나19 의료지원을 간 고병수 원장 첫째날 2020년 4월 20일, 제주발 비행기를 타서 대구에 도착했다. 의료지원을 가는 곳은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의 요청을 거듭해서 받고, 총선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짐을 간단히 챙기고 대구로 떠난 것이다. 택시를 타고 병원까지 가는 길에 거리 풍경을 보게 된다. 한참 코로나 감염병이 대구와 경북 지역을 휩쓸던 3월과는 다르게 일상생활이 약간씩 돌아온 것 같았다. 병원 내 외부인 출입은 금지되었고, 병원 옆 주차장과 근처에 있는 공원에 컨테이너가 수십 개 설치되어서 상황실 및 진료실, 업무보조실로 이용하고 있었다. 오자마자 복잡한 보호복 입는 법과 환자에 대한 인계를 받고 진료실(컨테이너)에서 근무하는 의사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대구에서의 업무가 시작되었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한 코로나19 감염병은 이듬해 1월 20일 한국 내에서 처음 보고되었으나 2월 17일 대구의 특정 종교집단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환자가 발견되면서 대한민국이 쑥대밭이 되었다. 대구의 몇몇 병원에서 감염자가 나타나자 해당 병원이 문을 닫고, 하루에도 수백 명씩 확진자
▲ 대기업의 해외사업장이 국내로 돌아오면 중소 협력사의 패키지 유턴이 가능하다. 유턴기업에 과감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전략의 묘를 발휘할 때다. [사진=연합뉴스] 2월 초 현대자동차 생산라인이 멈췄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내 자동차 배선뭉치 공장 가동이 중단되자 부품 공급이 차질을 빚으며 한국 완성차 공장이 멈춘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화두로 떠올랐다. ‘세계의 공장’ 중국이 멈춰서면서 글로벌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2018년 시작된 미국-중국간 무역분쟁으로 드러난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은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심각하게 노출됐다. 코로나 팬데믹은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가치에 의문을 던진다. 과거 중시돼온 ‘비용 절감’에 ‘공급의 안정성’이 변수로 떠올랐다. 인건비가 싼 곳에서 생산해 수요가 있는 곳에 판매한다는 개념에 변화가 일었다. 이른바 ‘공급망 리디자인(Redesign)’ ‘공급망 다변화’다. 이와 관련해 ‘차이나 플러스 원’
‘조커(joker)’는 ‘정의의 사도’ 배트맨의 대척점에 선 최악의 악당이다. 배트맨 시리즈는 썩 단순명쾌한 ‘선악 구도’로 짜여있다. 당연히 요한복음의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다’는 말씀이 실현된다. 어두운 하늘에 배트맨이 아침 해처럼 떠올라 조커가 드리운 무거운 어둠을 걷어낸다. 하지만 조커는 그리 만만한 존재가 아니다. ▲ 인간의 내부에는 선과 악이 공존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악당 조커는 어찌 보면 영웅 배트맨의 존재 이유다. 조커가 없다면 배트맨은 할 일이 딱히 없다. 조커의 난동과 포악성이 극에 달할수록 배트맨의 활약이 절실하고 그만큼 눈부시다. 회색과 대비된 흰색보다는 완전한 검은색에 대비된 흰색이 더 눈부시다. 영웅을 돋보이게 하고 싶다면 악당은 철저히 악당다워야 한다. 슈퍼 히어로가 있으려면 슈퍼 빌런이 필수적이다. 슈퍼 히어로의 탄생을 위해 오늘도 악당들은 괜히 지구를 통째로 날려버리겠노라며 핵폭탄 하나씩 들고 왔다갔다 하더니, 이젠 우주를 통째로 날려버리겠다고 나댄다. 판이 점점 커진다. 슈퍼맨, 배트
▲ 코로나19 이후 경제는 확연히 다를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국가적 차원에서 혁신성장에 승부를 걸어야 할 때다. 사진은 4월22일 제5차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예상한 대로 1분기 경제가 역성장했다.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이 -1.4%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 이후 가장 낮다. 민간소비가 급감한 것이 결정타였다. 정부가 예산을 조기에 풀고, 건설 및 설비투자가 소폭 증가하며 성장률 하락을 차단했지만 2분기 이후가 더 걱정이다. 세계 각국의 셧다운 여파로 소비와 서비스업에 집중됐던 코로나19 충격이 생산과 수출, 제조업, 투자 쪽으로 급속히 전이됐다. 매출 절벽으로 산업 전반이 동반 부실에 빠져들고 실직자가 넘쳐난다. 정부는 다섯 차례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국내총생산(GDP)의 10%가 넘는 240조원대의 민생ㆍ기업 구제 패키지를 내놨다. 위기에 취약한 저소득층과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에서 한계에 몰린 대기업까지 재정과 금융을 동원해 안전망을 펼치기로 했다. 관건은 실천이다. 정부와 여당은 ‘긴급’이란 수식어가 붙은 위기극복 대책을 신속히 집행해 산업 붕
리들리 스콧 감독의 대작 ‘킹덤 오브 헤븐’은 거장의 명성이나 엄청나게 투입된 제작비에 비해 흥행 성적은 거의 ‘폭망’에 가까운 영화다. 감독이나 제작사가 흥행 실패의 위험을 무릅쓰고도 왜 영화의 메시지를 고집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관객의 입장에서는 그 이유를 충분히 납득할 듯도 하다. ▲ 오리엔탈리즘은 동양의 부정적인 측면만 비춘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영화는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운명을 건 건곤일척 대전투를 따라간다. 세계 영화시장의 대부분이 기독교 국가라는 점과 9·11 테러 이후 기독교 세계가 이슬람교에 갖는 엄청난 적개심을 감안했다면, 당연히 기독교 세력을 ‘빛의 자식들(Son of Lightness)’로, 이슬람 세력을 ‘어둠의 자식들(Son of Darkness)’로 그려야 한다. 적어도 흥행을 고려한다면 그랬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리들리 스콧 감독은 이런 편한 ‘흥행공식’을 거부했다. 그의 뚝심이 놀랍고 존경스럽다. 아마도 스콧 감독 정도의 세계적 거장이었기에 제작사의 &lsq
▲ 3월 취업자 수가 급감했다. 코로나발 실업대란이 현실화한 것이다. 정부와 집권여당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집권 여당의 당면 과제는 코로나19 조기 종식과 경제위기 극복이다. [사진=연합뉴스] 총선이 끝나자마자 냉혹한 성적통지표가 날아들었다. 3월 고용동향이다. 취업자 수가 19만5000명 급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10년 10개월 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코로나19 공포로 일상이 붕괴되고 관련 업종이 매출절벽 상황에 처하면서 임시ㆍ일용직과 소상공인ㆍ자영업자들이 타격을 받은 결과다. 우려했던 코로나발 실업대란이 현실화했다. 당장은 도소매ㆍ음식숙박ㆍ여행업 등 서비스업 종사자와 고용보험도 적용받지 못하는 비정규직ㆍ특수고용직 등 취약계층이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글로벌 수요가 급감하면서 자동차ㆍ항공ㆍ정유ㆍ해운 등 기간사업과 수출 제조업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고용위기는 전방위로 번질 조짐이다. 고용한파는 이제 시작일 수 있다. 통계상 취업자로 잡히지만, 휴업 등으로 일손을 놓은 ‘일시 휴직자’가 161만7000명이다. 지난해 3월보다 126만명(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