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업무활동비를 부적절하게 집행했다는 의혹으로 경찰청 감사를 받았던 모 경찰서 과장 K 경정(57)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그가 자살을 결심한 시점이 경찰청 감사 후속 조치로 본청이 K 과장에 대해 직위해제를 요구해 와 대기 발령 조치를 내린 직후인 터라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K 경정은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고 부하직원들에게 '미안하다 내가 다 짊어지고 가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아내는 현재 암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져 동료와 선후배들이 더욱 안타까워 하고 있다.
갑작스런 비보에 동료경찰들은 큰 충격에 빠져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한 동료 경찰은 "극단적인 선택을 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는데,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동료 경찰은 "평소 경찰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해 감사 결과로 인해 그 동안 쌓아 온 명예가 한 순간에 실추된데 따른 중압감을 이기지 못한 것 같다"며 "평소 과묵하고 강직한 분이었는데, 무엇이 그 분을 그렇게 힘들게 했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K 경정은 지난 1978년 경찰에 입문해 33년동안 경찰에 헌신했으며 정년이 2년 6개월 남아있었다.
K 경정의 빈소는 제주시내 병원에 마련됐고,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