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평화와 인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유엔의 전문기관 유네스코에 제주가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첫발을 내디딘 것은 2002년에 일이다. 이를 시발점으로 2007년 세계자연유산, 2010년 세계지질공원이 차례로 등재되고 인증을 받았다. 자연과학분야 3관왕을 이뤄낸 곳은 제주를 제외하면 세계 어디에도 없다. 여기에 2008년 ‘제주칠머리영등굿’이 세계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재에 이어 2010년에 ‘제주어’를 소멸위기의 언어로 등록함으로써 제주는 유네스코에 5개 영역에 걸쳐 이름을 새겨놓았다. 이뿐인가 물영아리와 물장오리, 한라산 1100고지 습지, 동백동산습지 등 4곳이 람사르습지로 등록되어 제주는 람사르습지의 메카로 불리기도 한다. 다시는 없는 대기록이 될 것이다. 이것은 제주가 지구촌의 한 영역을 형성하는 지역으로 국가를 초월해 뚜렷한 정체성을 지니고 있음을 말해주는 국제적 자긍심의 징표이기도 하다.
더욱이 국민 모두가 공감하고 세계인들이 인정했기에 그 가치는 더욱 큰 것이다. 험난한 환경으로부터 수많은 제약을 받으면서도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오늘의 제주를 일궈낸 역사는 탐라시대 이전부터 진행되어왔다. 이제 우리는 오늘의 제주를 있게 한 역사를 찾아내려고 한다.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 제주인의 정신과 문화의 뿌리가 되는 역사를 찾아내려는 것이다. ‘탐라대전’이 바로 그 길을 여는 도민통합의 마당이 될 것이다. 해상을 주무대로 천년의 역사를 펼쳐온 제주인의 역동성과 기상을 찾아 가는 길. 나무가 하늘을 향해 키를 높이기 위해 아래로 뿌리의 깊이를 더욱 깊게 내리는 것과 같은 이치로 세계자연보전총회가 제주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해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한다면, 탐라대전은 제주의 역사를 향해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문화적 행보가 될 것이다. WCC 개최 기간인 13일, 제주는 탐라대전과 더불어 부활과 도약의 행보를 함께하게 될 것이다.
그 화려한 개막은 70억 인구 세계인의 보물섬을 일궈낸 ‘세계7대자연경관 인증식’과 함께 그 팡파르가 힘차게 울려 퍼지게 될 것이다. 도민 모두와 대한민국 국민이 함께 펼쳤던 열정과 노력이 꽃을 피우는 순간이 될 것이다. 이호해변 서천꽃밭의 무대에서 제주의 지속 가능한 생명 넘치는 환생꽃이 도민 모두의 가슴에 활짝 피어날 수 있도록 43만 시민 모두가 함께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동북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제주세계자연보전총회, 사상 최대규모인 1만여명의 국내외 환경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마당에서 ‘탐라호’ 제주가 ‘세계환경수도’의 꿈과 더불어 세계를 향한 새로운 천년의 제주의 역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시민 모두의 역량이 다시 하나로 결집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모다들엉 제주의 자연환경과 문화가 세계의 중심에 서게 하자.
제주시 부시장 오홍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