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아파트 분양가가 미쳐 날뛰고 있다.
도민들은 브랜드를 내세워 지나치게 높은 분양가를 책정하는 건설사 뿐 아니라 분양가 심사를 하는 제주도가 분양원가 공개를 요구하기는 커녕 집값 안정대책을 외면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제주도는 11일 분양가심사위원회를 열어 현대산업개발이 신청한 제주시 아라동 아라도시개발사업 지구내 현대아이파크(614가구) 아파트의 분양가(이하 3.3㎡ 기준)를 심사해 평균 730만2000원으로 조정, 승인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신청한 아파트 분양가인 770만9천원보다는 5.3% 낮은 것이지만 제주 지역 아파트 분양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현대아이파크 아파트의 전용면적 84.99㎡(33평형)의 경우 평균 2억4000만원에 분양된다.
제주시 지역에서 아파트 분양가가 처음으로 700만원대(이하 3.3㎡ 기준)에 진입한 것은 한일건설이 2009년 3월 이도2지구 한일베라체(661가구) 아파트를 분양하면서부터다.
한일건설은 분양가심사위에 적정 분양가로 평균 730만원을 신청, 709만원으로 승인을 받았다. 이전까지는 제주 지역에서 분양가가 600만원대를 넘는 아파트는 없었다.
이어 KCC건설이 지난해 10월 아라지구 KCC스위첸(572가구) 아파트를 평균 719만원에 분양했다. 신청 분양가는 735만원이었다.
이처럼 유명 건설사들이 제주에 진출, 아파트 분양가를 올리면서 제주도와 제주시 홈페이지에는 건설사를 비난하는 게시글이 잇따랐다.
문 모씨는 도청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수도권과 다른 지역에서는 행정이 나서서 아파트분양원가 공개를 촉구하고, 착한 분양가를 지역 주민에게 선사하고 있다""며 "제주도가 건설사에 아파트분양원가 공개를 요구하고, 거품없는 분양가로 서민들의 보금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문씨는 " 아라동 스위첸 아파트 분양에서 전매가 44%를 차지했듯이 전매허용의 피해가 도민에게 돌아오고 있다"며 "전매허용의 폐단이 없도록 해달라"고 하소연했다.
김 모씨는 "전매를 위해 분양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나 같은 실입주자들은 한숨만 나온다"며 "제주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실질임금이 턱없이 낮은데도 낮은 땅값에 비해 분양가가 턱없이 높게 산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모씨(43.제주시 노형동)는 "평당 700만원대 아파트가 대도시에서나 가능한 얘기인 줄 알았는데 제주에서 더 이상 서민들이 열심히 일하면 착한 분양가로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없게 됐다"고 허탈해 했다.
제주도는 "실소유자를 위해 일정기간 제주도내 거주자에게 우선 분양될 수 있도록 했으며 분양가상한제 규정을 최대한 활용해 심사를 강화해 나가는 한편 주택건설업자로 하여금 분양원가를 공개할 수 있도록 요청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