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삼다수 유통권 입찰을 앞두고 제주개발공사와 광동제약이 '골프 동맹'을 맺은 정황이 문건으로 확인되면서 공정성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7일부터 10일까지 이어진 제12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대회 포스터다. [출처=제주개발공사]](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939/art_17585856910553_b49d20.jpg?iqs=0.15984181443163292)
제주삼다수 유통권 입찰을 앞두고 제주개발공사와 광동제약이 '골프 동맹'을 맺은 정황이 문건으로 확인되면서 공정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제주개발공사의 업무보고와 도의회 제출 자료에 따르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골프대회 운영비는 2021년 8억5000만원에서 지난해 20억원으로 급증했다. 전체 예산은 상금을 포함해 30억원에 달했다.
제주도의회가 "운영비 관리에 철저를 기하라"고 지적하자 개발공사는 "광동제약과 공동 부담 구조로 전환하겠다"고 답했다.
실제 예산표에는 2022~2023년은 '공사 부담'으로 작성돼 있었으나 지난해부터는 '공동 부담(공사+위탁판매사)'로 변경됐다. 광동제약은 그 이전 후원사에서 지난해부터 공동주최사로 격상됐다.
더 주목되는 대목은 개발공사가 지난해 2월 '향후 계획' 문건에서 이미 '동반협력사(광동)와 마케팅 예산 분배를 통한 효율적 운영비 관리' 방침을 세운 사실이다. 이는 광동제약의 공동 주최 격상이 즉흥적 대응이 아니라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커넥션 카드'였음을 드러낸 것이다.
문제는 이 시점이 삼다수 유통 입찰을 불과 1년 앞둔 때라는 점이다. 이번 입찰은 정성평가 70%, 정량평가 30% 구조로 진행됐는데 정성평가 항목에는 브랜드 기여도와 공동 마케팅 실적이 포함돼 있었다.
따라서 광동제약의 공동 주최 전환이 평가에서 유리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비록 블라인드 평가라 회사명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제주개발공사와 공동 마케팅 수행' 같은 실적은 특정 업체만 내세울 수 있는 조건이었다.
결과적으로 광동제약은 외부 평가위원 7명 중 4명에게 최고점을 받으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로써 광동제약은 2012년부터 이어온 삼다수 도외 유통 독점을 2029년까지 17년 동안 이어가게 됐다.
하지만 탈락 업체들은 "평가 자체가 형식에 불과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출발선부터 달랐다. 우리는 절차상 들러리에 불과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한 기업 관계자는 "삼다수가 해외 수출 확대를 평가 중점이라 밝히기에 그에 맞춰 전략을 세워 참여했지만 결국 유통의 다양성이나 수출 확대라는 비전은 말뿐"이라며 "모든 과정은 기존 계약자에게 명분을 쥐여주는 데 집중돼 있었다"고 말했다.
광동제약은 삼다수 유통을 통해 지난해 319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체 매출의 33%에 달한다. 내년부터 2029년까지 이어질 유통 사업 규모는 연간 4000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제주개발공사는 "골프대회 공동 주최는 효율적 예산 운용을 위한 합리적 조치일 뿐 입찰과는 무관하다"며 "평가위원 구성에도 개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도민사회에서는 "입찰 직전 맺어진 골프 동맹이 사실상 결과를 좌우했다"는 비판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