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에서 이착륙하는 항공기 10대 중 2대 이상이 제시간에 출발·도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공항의 전경이다. [제이누리 DB]](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939/art_17585043700405_02a3c8.jpg?iqs=0.16227307223913634)
제주공항에서 이·착륙하는 항공기 10대 중 2대 이상이 제시간에 출발·도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공항 지연율이 최근 4년 새 5배나 급등하면서 승객 불편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이 한국공항공사와 한국소비자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전국 14개 공항 평균 지연율은 2020년 4.3%, 2021년 6.7%, 2022년 7.7%로 완만히 늘다가 2023년 22.7%, 지난해 21.3%로 급등했다. 올해 1월부터 지난 달까지 지연율도 18.7%에 달한다.
제주공항은 지난해 지연율이 22.2%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같은 기간 김포공항은 22.0%, 김해공항은 19.8%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제주·김포·김해공항 모두 지연율이 19% 안팎을 유지해 주요 거점 공항을 중심으로 지연 운항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항공 지연에 따른 소비자 피해 접수도 늘고 있다. 2021년부터 지난 달까지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상담은 4733건으로 연평균 1000건 안팎이 꾸준히 발생했다. 같은 기간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 신청은 2021년 30건에서 지난해 524건으로 급증했고, 지난 달까지도 이미 315건에 달했다.
피해 유형은 항공 지연으로 인한 숙박비·교통비 배상, 항공권 환불, 과도한 위약금 감액, 대체편 제공 등 다양하다.
그러나 현행 제도는 승객 권익 보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지연 발생 항공사에 운수권과 시간대 배정에서 불이익을 주고, 일본 역시 공항 혼잡 관리와 배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연 기준을 '15분 초과'로 강화했지만 항공사 제재나 승객 보상에 대한 법적 근거가 미비해 사실상 아무런 불이익이 주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배 의원은 "항공기 지연은 단순히 출발이 늦어지는 불편이 아니라 국민 생활과 경제활동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문제"라며 "지연이 반복되는 항공사에 대해 제도적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승객이 정당하게 보상받을 수 있는 장치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