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고산 들녘에 베트남 청년들이 투입돼 농촌 인력난 해소와 지역 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고산농협 계절근로자 현장지원반 회원들이 지난 5일 공공형 계절근로자들에게 참깨 수확 방법을 지도하고 있다. [제주농협 제공]](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939/art_17585000001693_2e5a69.jpg?iqs=0.33426048276645104)
제주 고산 들녘에 베트남 청년들이 투입돼 농촌 인력난 해소와 지역 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22일 제주농협에 따르면 고산농협은 지난해 10월 30명의 베트남 계절근로자를 시작으로 올해 5월과 7월에도 인력을 도입했다. 지난달에는 29명이 새로 입국해 내년 2월까지 양배추, 비트, 감귤, 마늘 재배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제주 전체적으로는 올해 상반기에만 516명의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배치됐다. 다가올 감귤 수확기에는 1만5000명 이상의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영찬 고산농협 조합장은 "농촌 인력난은 이제 구조적 문제”라며 “계절근로자 제도가 없었다면 수확 차질은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산농협은 단순 고용에 그치지 않고, 고향주부모임과 농가주부모임 회원들로 현장지원반을 꾸려 근로자들의 생활 적응과 문화 체험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박물관과 관광지를 함께 방문하며 지역 문화 이해를 높이기도 했다.
한 지원반 회원은 "이제는 이웃처럼 느껴지고 농촌 분위기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적 효과도 확인됐다. 고산농협은 지난해 기상 악화로 한 달간 약 1500만원의 손실을 입은 바 있다. 하지만 안정적인 인력 확보 덕분에 올해는 수확 차질을 줄이며 농가 소득 안정과 지역 상권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농협 관계자는 "수확 시기를 놓치면 가격이 떨어지지만, 제때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베트남 청년들도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한 베트남 청년 참가자는 "제주에서 농사 기술을 배우는 건 소중한 경험"이라며 "고향으로 돌아가 이를 활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만 제도적 한계도 지적된다. 기상 상황이나 작업량에 따라 유휴 인력이 발생하면 농협이 비용을 떠안아야 하는 구조적 문제가 남아 있다.
고산농협 관계자는 "정부 차원의 체류 안정성, 의료·주거 지원, 보상 체계 보완이 필요하다"며 "외국인 노동력 수입에만 머문다면 한계가 뚜렷하다. 멘토링과 문화교류를 결합한 모델이 확산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