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저희 제주특별자치도감사위원회 미국 감사제도 비교연수단 일행의 미국 체제 기간 중(5월31일-6월9일) 베풀어준 지원과 협조에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현지에 있을때 그 고마움을 마음으로 몸으로 느끼면서도 미련한 탓에 고마운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습니다.
귀국 후 하원의원님께 감사 편지를 쓰려다 불현듯 ‘어쩌면 우리의 하루 하루 일상이 역사가 될 수도 있고 그것이 공적인 일일 경우 더 그럴 것이다’는 생각이 들어 언론을 통해 고마운 뜻을 담은 공개편지를 씁니다.
거시적으로 보면 미국 체제 중 우리의 공적 노력들이 찰나적이고 미미한 것일지라도 그 조그만 노력들이 쌓여 개인이 발전하고 행정의 투명성이 확보되고, 국가의 미래 비전을 실현하는데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는 점에서 신디 류 하원의원님의 제주도 감사위원회 발전을 위한 헌신적 지원은 역사의 기록이 될 수 있다 생각했습니다.
신디 류 하원님은 제주도 감사위원회 마국 감사제도 비교연수단의 워싱턴주 킹 카운티 감사실과 시애틀시 감사국 방문 일정과 토론기회 마련을 현지 감사기관 관계자와 사전 조율을 통해 성사시켜주셨습니다. 또 각각의 감사기관에 요청한 15개 분야 58개항의 미국 감사기관 운영 전반에 대한 질문서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답변토록 조율해 주셨습니다.
또한 양측 관계자간 공식 토론의 장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 할 수 있도록 했고 고품격 선진 감사체제 구축에 필요한 자료 수집도 도와 주셨습니다.
미국의 의회가 상임위 중심체제로 연중 운영돼 무척 바쁘실 텐데도 시간을 내어 간담회에 모두 참석하시고 양측 관계자들의 소통을 도와주셨습니다.
이외에도 신경을 써 준 일이 어디 한 두가지겠습니까?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얼을 기려 명명한 킹 카운티 흑인 하원의장과의 대화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저는 미국 체제 중 여성정치인으로써 신디 류 하원의원님의 정열적인 의정활동 얘기를 듣고 감명을 받았습니다.
잘 모르시는 분들도 있을 것으로 보여 이참에 제가 아는 대로 신디 의원님을 소개하는 점을 양해바랍니다.
제가 아는 바대로 말씀드리자면 신디 류 하원의원님은 늦깎이 여성 정치인입니다. 보험회사에 근무하며 한 가정의 엄마로써 평온한 삶을 살던 어느 날, 그의 나이 45살 때인 2003년 그녀는 절차의 정당성이나 대책 마련이 없는 행정부의 무리한 사업 추진 결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미국 시애틀에 정착한 한인들이 상행위를 하며 가장 많이 사는 쇼어라인 지역에 광로(廣路)를 건설하면서 한인들에 대한 대안 모색도 없이 “도로 개설에 저촉된 한인상가는 모두 철거할 수밖에 없다"며 공사를 강행하려 하자 그녀는 “이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하고 행정부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나섭니다.
그러나 힘없는 한인여성 한사람의 몸부림이 콧대 높은 미국의 관료들에게 과연 가당키나 했겠습니까? 결국 그녀는 힘이 부족함을 절감하고 바로 그해 시의원이 되기로 결심합니다. 그러나 기반이 일천한 늦깎이 한인 여성 정치인의 미국 정치계 첫 도전은 실패였죠. 이에 좌절하지 않고 절치부심하던 그녀는 2년 후인 2005년 시의원선거에 재도전해 당선의 영광을 안게 되며 2008년 쇼어라인시 시장 선거에 다시 도전, 모든 선거구민을 만난다는 마당발 투혼으로 미국 한인 여성 최초의 시장 당선의 영광을 거머쥡니다.
신디 류 하원의원의 명함에는 그 자랑스런 훈장인 ‘미국 한인 여성 최초 시장’이라는 글귀가 또렷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에 그녀는 힘을 얻어 한인사회를 대변하고 소수민족의 권익보호와 교민들의 보다 나은 성취와 발전, 위싱턴주 행정의 바른 방향 설정을 위해 2010년 주(州) 하원의원 선거에 도전했고, 하버드대 출신 의학박사에 주 상원의원 선거까지 넘봤던 명망가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하원의원에 당선됩니다.
한국인 신호범 주 상원의원을 존경한다는 그는 마당발 투혼과 정열적인 의정활동으로 주의회에서는 ‘한번 한다면 하는 의원, 시작하면 끝이 있는 의원, 성실한 의원으로’ 좋은 평을 받고 있습니다.
신디는 아홉 살 때 가족과 함께 브루나이공화국으로 이민을 갔습니다. 그러나 그곳이 아니다 싶었던지 12살 때 미국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 워싱턴주립대에서 미생물학을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MBA과정을 이수한 재원입니다.
이제 주(州) 하원의원 재선고지 점령을 위해 출정식까지 마친 신디 하원의원에 대해 주위로부터 어떤 평을 받는가를 물었습니다. “진짜 열심히 한다더니 또 현장에 나타났네, 독특한 사람이야”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현지에서 그 얘기를 제가 전하자 밝게 웃던 모습 지금도 생생합니다.
머나먼 땅 미국에 계시면서 이번 저희들에게 베푼 그 고마움을 어찌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저로선 저 미국 땅에 한인 여성의 얼을 심고 있는 이런 사람이 있다란 사실을 한국에 있는, 제주도에 있는 젊은이들에게 두루 알리는 게 최선의 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건강 잃지 마시고 건투하십시오. 멀리 제주에서도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