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 출입 카지노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전국적으로 번질 기세다.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복합리조트를 만들어 그 안에 한국인과 외국인이 모두 출입할 수 있는 오픈 카지노를 설치해야 한다"고 내국인카지노 설치 확대를 주장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사장은 "'게이밍(Gaming, 도박)'에 부작용이 있지만, 어차피 막을 수 없다면 양성화해서 부작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각종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이 외국 게임장이나 불법 도박 사이트 등을 통해 연간 57조원 가량을 쓰고 있지만, 정작 국내 일자리 창출이나 지역 발전에는 도움이 되지 않으니 차라리 산업의 형태로 육성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사장은 "알코올도 부작용이 있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이 때문에 금주령을 내릴 수 없다"며 "게이밍도 마찬가지라서 '국민 보호'를 이유로 금지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아시아에서는 게이밍이 가장 매력적인 관광 소재"라며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 마카오, 필리핀 등에서는 이를 통해 훨씬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며 "복합리조트 개념의 카지노를 허락하지 않으면 큰 '파이'를 놓치게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리적으로 인접했고 호텔 등 관광 기반시설 면에서 앞선 일본이 복합리조트형 카지노 사업을 벌이게 되면 시장을 뺏긴다며 정책적인 결단을 촉구했다.
아울러 면적이 제주도의 3분의 1에 불과한 싱가포르가 복합리조트 2개를 보유한 점을 근거로 수도권과 부산, 대구, 광주 등 대도시 권역에 각각 설치해야고 했다.
정병국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 관광산업과 지역발전을 위해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종합 레저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카지노 산업은 관광무역 역조가 심한 것이 현실"이라며 "세계적인 관광 트렌드 변화에 맞춰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제주도는 지난 민선 2기 우근민 지사 시절 국제자유도시 재원 마련과 실내·야간 관광자원 확충, 청년 일자리 창출, 국외 원정도박에 따른 국부 유출 방지 등을 명분으로 내세워 지역주민이 아닌 관광객만 한정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관광객 전용 카지노의 도입을 추진해 왔다.
당시 '오픈카지노'로 추진했던 내국인카지노는 민선 4기 들어 김태환 지사가 '관광객전용카지노'란 이름으로 관광업계를 내세워 정부에 내국인카지노 허용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정부의 부정적 입장과 해군기지 현안, 도민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논리에 밀려 공론화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사단법인 한국관광개발연구원(TDI)이 지난해 12월 제주도에 제출한 '관광객 전용 카지노 도입의 경제적, 인문사회적 타당성 연구' 용역보고서도 도민과 국민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국민과 도민 모두 부정적인 견해가 많이 나왔다.
제주관광학회가 제주도의 의뢰로 지난 4~5월 20세 이상 제주도민 2005명을 대상으로 개별면접을 통해 관광 의식에 관한 설문조사에서도 관광객 전용 카지노에 대해 찬성보다 반대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내국인카지노 설치 확대 문제가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의 오픈카지노 확대 주장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양영근 제주관광공사 사장도 지난 7월 취임사에서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휴양과 레저스포츠, 녹색관광, 크루즈, 쇼핑, 의료,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제주형 융·복합 마이스 산업 진흥"을 강조했다.
여기서 엔터테인먼트는 게이밍을 포함하고 있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제주광역경제권선도산업지원단이 주최하고 제주관광공사가 주관해 17~19일 열리는 제3회 제주국제그린마이스위크 기조연설자도 눈길을 끈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Marina Bay Sands) 호텔 CEO인 조지 타나시예비치(George Tanasijevich)가 ‘리조트형 마이스와 제주의 미래’에 대해 기조연설할 예정.
'마리나베이샌즈호텔'은 카지노·호텔·컨벤션센터가 들어선 복합리조트로 내국인 관광객의 카지노 입장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제주 마이스산업과 연관시킨 그의 연설이 주목되고 있다.
'도덕국가' 이미지가 강한 싱가포르는 오히려 정부가 국부 유출을 막고 관광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적극적으로 내국인의 카지노 입장 허용을 추진했다. 이 호텔이 싱가포르의 랜드마크로 급부상했다.
'강원랜드의 독점'을 지키려는 강원 지역의 반발 속에 전국적으로 내국인 카지노 설치 확대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어 제주도의 대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