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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나아갈 때를 아는 것은 용기고, 물러날 때를 아는 것은 지혜다

 

총선이 끝난 지 거의 한 달이 되는데도 의대입학정원 증원 계획에 따른 의료대란이 계속되고 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속담처럼 애꿎은 국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모든 싸움의 시작은 착각에서 시작된다는 말도 있듯이, 이번 사태도 그런 모양새다.

 

정부에서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필수의료 붕괴사태가 의사의 부족 때문이라고 여기고 있으나, 의사회에서는 정부의 실책 때문이어서 의사 수를 늘려도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우리나라 의료를 구렁텅이로 몰아넣을 위험이 크다고 항변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국민들 대부분이 의사가 부족해서 그런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국민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여기고 있으니 어려움이 있어도 강력히 추진하여야 한다고 여기고 있으나, 의사회에서는 의료의 특수성을 모르는 국민들의 여론에 따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에도 예수님이나 소크라테스도 여론재판으로 죽음을 맞았고, 나치정권도 국민의 투표에 의해 탄생했으니, 여론이 아무리 우세하더라도 옳지 않은 결정에는 항거하는 것이 지식인의 도리다.

 

정부에서는 여론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니 의사들이 그렇게 강력히 저항하리라 예상하지 못 했고, 의사들은 정부가 사태의 원인과 이 정책으로 말미암아 일어날 향후 국가적 재난 상황을 이토록 모르고 있을 줄을 예상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

 

진단이 잘못되면 처방과 치료가 잘못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지금 모양은, 비유하자면, 배가 아프니 맹장염인줄 알고 검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수술했는데, 열고 보니 대장암 말기여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형국이다.

 

유튜버 중에 박본질이라는 분이 있는데, 의사가 아니면서도 이번 사태를 정확히 설명하고 있어서 놀랐다. 그 분의 논리에 의하면 진단이 잘못 되었으니 결과가 잘못 되는 것은 필연이지만, 해결이 어려운 것은 의사는 현대판 귀족이라고 국민들께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설에 수긍이 간다.

 

진단이 잘못 되었다는 부분은 그동안 여러 차례 자세히 설명하였기에 오늘은 사태의 해결방안에 대해 필자의 의견을 밝히고자 한다.

 

배를 열고 보니 수술할 형편이 안 되면 그대로 닫아야 한다. 배를 열었는데 수술도 못 하고 닫았다고 하면 항의 받을 것이 두려워 섣불리 일부라도 떼어내면 경과는 더욱 나빠진다. 그런 다음 차분히 어떻게 치료해야 좋을지 새로 계획을 짜야 한다.

 

박본질 유튜버가 지적한대로 지금 벌어지고 있는 필수의료의 붕괴는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이 잘못 되어서 발생한 것이니 그것을 고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이 시스템의 붕괴는 필수의료에 대한 평가가 저하되어 있어서 하면 할수록 적자가 발생하고 있으니 이것을 정상화 하는 것이고, 그리고 우리나라 의료의 큰 문제인 비필수의료에 쓰이는 의료비를 절감할 대책을 세워야 한다.

 

비필수의료를 감당하기 위해 만들어진 실비보험 제도가 우리나라 의료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그리고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거나 비용대비 효과가 적은 치료에 막대한 보험재정이 투입되고 있으니 필수의료에 쓰여야 할 자원이 모자라게 되는 것이다.

 

또 필수의료일수록 사고가 날 확률이 높아 소송에 걸릴 위험이 많으므로 정부에서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이런 문제에는 관심을 두지 않아 많은 의사들이 필수의료를 떠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을 빨리 세워야 한다.

 

입학정원 증원 문제는 정치적 이유로 1990년대에 세워진 4~50명 정원의 대학을 경제적이며 상식적인 60~100명으로 늘리면 무리하지 않고 시간적, 경제적 부담 없이 500명 안팎으로 늘리 수 있다.

 

OECD에서는 현재 우리나라를 의사 수가 가장 빨리 증가하는 나라로 보고 있으며, 따라서 의사 부족 국가에서 제외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겠다. 그리고 지금 정부 안대로 증원을 하여도 국민들께서 그 효과를 느끼는 데는 적어도 10년이 걸리는데, 그 사이에는 필수의료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현실도 국민들은 알아야 한다.

 

조금만 생각하면 정부에서 주장하고 국민들께서 느끼는 의사 부족이 잘못된 정보 제공에 의한 것임을 바로 알 수 있다.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에서 우리나라 의료제도를 부러워하며, OECD 통계에서 국민 1000명 당 평균 의사 수 말고는 다른 모든 지표에서 최상을 달리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의사가 모자라 일 년에 2000명이나 증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가는 세계 사회의 성명이 증명한다 하겠다. 오죽하면 법원에서 정원을 늘리기로 결정하는데 꼭 필요한 회의 자료를 내라고 하는데도 회의 자료가 없다고 하는가 하면 내놓을 수 없다는 궤변을 늘어놓을까! 그 결정이 합당하고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왜 내놓지 못 할까!

 

시간을 끌수록 사태해결은 어렵게 된다. 나아갈 때를 아는 것은 용기고, 물러날 때를 아는 것은 지혜라고 한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데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며. 내가 한 것이 틀렸다는 것을 아는 것은 지혜다. 우리가 제갈량을 세계적 지략가로 꼽는 것은 전투에서 져서 물러나면서도 병사를 하나도 잃지 않은 지혜를 가지고 있어서다. 특히 의대생들의 유급문제는 우리나라 의료의 기본 틀을 흔들 수 있다는 것을 정부는 하루 빨리 이해하여 결자해지(結者解之)하기를 바랄 뿐이다. /이유근 아라요양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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