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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찬의 프리즘] 2월 1~20일 무역적자 ... 186억3900만 달러
수출품목‧시장 다변화 ... 에너지 다소비 바꿔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동결을 의결한 23일 오전 그 시각 청와대 영빈관에선 대통령 주제로 수출전략회의가 열렸다. ‘수출 플러스(+) 전환’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전 부처의 산업부화’를 주문했다. 

정부는 올해 수출 목표를 6850억 달러로 지난해 말 제시한 것보다 50억 달러 늘렸다. 부처별로 수출 목표액을 설정하고, ‘수출·투자책임관(1급)’을 지정해 이행 상황을 점검·관리하도록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임을 자임하며 “모든 외교의 중심을 경제와 수출에 놓고 최전선에서 뛰겠다”고 약속했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의 무역전선에 비상등이 켜진 지 오래다. 수출이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은 에너지를 중심으로 계속 증가했다. 그 결과,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12개월째 적자 상태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들어 2월 2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186억3900만 달러. 불과 50여일 만에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472억 달러)의 40%에 육박하는 적자를 냈다. 전년 동기(69억8400만 달러)와 비교하면 거의 세배 수준이다. 

비상 상황에서 범부처 수출 총력 대응체계를 구축해 긴장감을 불어넣는 것은 필요해 보인다. 경제부처는 물론 교육부, 환경부, 국방부 등 비非산업부처를 포함해 관세청, 특허청, 조달청을 비롯한 지원 부처까지 18개 부처가 수출 확대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고 산업통상자원부는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원전, 방위산업, 해외건설·플랜트, 농수산식품, 콘텐츠, 바이오헬스, 스마트팜, 녹색산업, 에듀테크 등 12개 분야를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K-콘텐츠 수출 확대 방안을, 농림축산식품부는 K-푸드 및 K-스마트팜 수출 전략을 보고했다.

 

우리나라 수출은 품목으론 반도체가, 지역에선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 두 축에 문제가 생겼다. 2월 1~20일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반 토막 났다.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세계 경기 침체 여파로 하락한 데다 재고가 쌓인 탓이다. 

같은 기간 중국으로의 수출도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대중對中 수출은 지난해 6월 이후 9개월 연속 감소했다. 중국이 리오프닝(코로나19 봉쇄 완화에 따른 경제활동 재개)에 들어갔지만, 추세는 반전되지 않고 있다. 중국 경제가 정점에 이르렀다는 ‘피크 차이나(Peak China)’론이 나도는 배경이다. 게다가 중국은 인구 감소, 국가자본주의, 과다 부채 등 적잖은 문제를 안고 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24일로 1년이 지났는데도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세계 경제에 충격파를 던졌다. 에너지·식량 가격이 급등하며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초래했다. 주요국들이 코로나 팬데믹 때 낮춘 금리를 인상하고 나섰다. 최근 에너지·식량 가격이 다소 진정됐지만, 위기감은 여전하다.  

미국·중국 간 반도체 전쟁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서 보듯 최강국들은 세제와 보조금을 통해 자국 기업을 지원한다. 패권 다툼을 벌이는 미국·중국은 물론 유럽연합(EU)도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다. 신냉전과 블록화, 경제안보 및 기술안보가 국가안보와 동일시되는 작금의 지경학(Geo-economics·地經學) 시대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어려운 선택과 대책을 요구한다.

위기를 극복하는 해법은 단기·중기·장기 대책으로 치밀하게 짜야 할 것이다. 수출 품목과 지역의 다변화가 절실하다. 반도체 못지않은 미래형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K-방산, K-콘텐츠, K-푸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래도 여전히 비중이 큰 제조업에 기반한 신산업과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다수 나와야 한다. 
 

 

수출지역 다변화는 이미 사정권인 중동, 베트남, 아세안은 물론 인도·태평양 지역에도 공을 들여야 할 것이다. 수입 측면에선 에너지 다소비 국가의 취약성을 극복해야 한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도록 전기요금을 현실화하고 산업을 에너지 저소비 구조로 바꿔야 한다.

23일 수출전략회의에서 영화 ‘신세계’에 출연한 배우 박성웅이 드라마 해외 진출 발표를 맡았다. 그는 영화 대사를 빌려 “발표하기 딱 좋은 날”이라며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이 열렸으니 배우들도 더 혁신하고 수출에 일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범부처 회의와 그럴싸한 발표에 그쳐선 안 된다. 최강국들이 국가 차원에서 자국 기업을 지원하는데, 우리나라는 기업들 홀로 내보낼 텐가. 낡은 규제와 법령을 바꿔 도와야 마땅하다. 지금처럼 정치권이 정쟁에만 몰두해선 안 된다. 정부와 민간, 정치권이 협력해 ‘수출 한국호’를 살려낼 때다. [본사 제휴 The Scoop=양재찬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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