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연구원이 제주 해안가 구멍갈파래를 수거하고 있다. [제주테크노파크 제공]](http://www.jnuri.net/data/photos/20220624/art_16550859819401_cf38f7.jpg)
제주 해안에서 악취를 풍기고 경관을 저해하는 골칫덩이었던 구멍갈파래가 사료화 전망이 밝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멍갈파래 처리 난을 타개할 '게임 체인저'가 될 전망이다.
제주테크노파크(JTP) 생물종다양성연구소는 이안스 주식회사, 건국대와 공동으로 지난 1년여간 구멍갈파래를 활용한 친환경 기능성 사료개발 연구를 수행한 결과, 구멍갈파래를 첨가한 사료가 가축에서 발생되는 메탄가스를 감소시키고 식용가축의 기능성과 생산성 향상에도 효과적임을 최초로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
공동연구진이 구멍갈파래 첨가 사료에 대한 소 사양실험을 수행한 결과 ▲구멍갈파래를 먹인 그룹이 먹이지 않은 그룹에 비해 메탄가스 발생량이 평균 28% 감소(홀스타인 육성우인 경우 약 15~30%, 한우인 경우 최대 38% 감소) ▲유지방, 유지방보정유량, 에너지보정유량이 향상되는 등 사료원료로 사용된 구멍갈파래가 식용가축의 기능성 증진 ▲일당증체량(하루 동안 증가한 동물의 체중) 증가로 생산성 향상 기여 ▲소의 모발 내 아세톤, 코르티솔, 요산 감소경향이 포착돼 가축의 스트레스 저감 효능 등이 확인됐다.
사양실험 결과 메탄가스 생산감소효과 이외에도 ▲송아지 폐사의 주요 원인인 설사를 예방 ▲송아지 생시체중 증가 ▲송아지 골격성장 촉진 효과 ▲번식우 건강 증진 ▲젖소에게 일어나는 대사이상 현상인 유열과 골다공증 예방 효과까지 함께 확인됐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구멍갈파래로 인한 가축의 메탄가스 발생량 감소효과다.
축산농가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대부분 반추동물인 소나 양 등이 되새김질을 하며 발생하는데, 소 한 마리의 트림이나 방귀를 통해 대기에 배출되는 메탄가스의 양은 하루 100~500L로 자동차 한 대의 일일 배출량에 버금간다.
이렇게 생산된 메탄가스가 대기 중 열기를 가두는 능력은 이산화탄소의 최소 80배로 지구온난화를 초래하는 원인의 약 30%를 차지한다.
![사양실험 중인 소 [제주테크노파크 제공]](http://www.jnuri.net/data/photos/20220624/art_16550859825224_5a3d37.jpg)
목축은 가장 많은 메탄을 배출하는 인간 활동 중 하나로,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육류소비량이 증가함에 따라 불가피하게 메탄가스의 생산도 증가하고 있다.
공동연구진은 가축의 소화와 생장에 도움이 되면서 메탄을 저감시키는 사료 개발이 바로 축산농가와 지구가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원하는 지역특화산업육성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해마다 제주 해안가로 대량 밀려들어 악취와 경관저해, 생태계 파괴의 삼중고를 유발하는 해조류인 구멍갈파래의 자원 순환 기술을 확보해 처리난을 해결하기 위해 이뤄졌다.
이번 공동연구 결과는 최근 3건의 특허출원이 완료됐고, 3건의 연구논문이 국제 저명 학술지에 게재됐다. 참여한 학술대회에서 학술발표 2건이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받는 등 연구 성과가 학계의 관심을 받았다.
정용환 JTP 생물종다양성연구소장은 “제주 해안의 골칫거리인 구멍갈파래 처리방안 마련과 동시에 깨끗하고 안전한 기능성 축산물 및 축산식품 생산이 가능한 사양기술이 개발돼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연구로 해조류 기반 기능성 사료첨가제 개발에 대한 국내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구멍갈파래는 제주에서만 추정되는 연간 발생량이 1만 톤으로, 영양염류(생물의 정상적인 생육에 필요한 염류) 흡수율이 월등히 높아 다른 해조류를 결핍시키는 등 생태계 파괴 주범으로 손꼽힌다. 악취와 경관저해 등 악영향을 동반해 해마다 인력과 예산을 들여 치우기를 반복하고 있다.
현재까지 처리 방법은 말린 뒤 퇴비로 사용하거나 소각, 매립하고 있을 뿐 활용방안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