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을 놓고 제주도민 사회의 엇갈린 의견이 여전하다. 지난 2월 실시한 제2공항 건설 찬성·반대 여부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양측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제주제2공항추진연합은 6일 오전 제주도의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은 ‘현재 제주공항은 포화 상태여서 제주도 발전과 도민 이동권을 위해 공항을 확장하거나 제2공항을 만들 필요가 있다. 정부는 도민들의 선택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고 했다”며 “하지만 지금까지 제2공항 추진에 대해 어떤 지원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문 대통령은 2019년 국민과의 대화에서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에 대해 제주도민들이 제2공항을 선택했지만 현지 주민들의 반대가 많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이번 도민 여론조사에서 현지 주민은 압도적으로 찬성했다”고 주장했다.
추진연합은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의 안전을 담보하는 정치행위를 중단하고, 도민의 숙원인 제2공항을 더이상 미루지 말라”고 촉구했다.
한편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도 이날 오전 성명을 내고 “국토부는 지난 2년간 제주도민에게 도민의견수렴 결과를 반영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지만 여론조사 결과 이후 아무런 입장도 발표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국토부는 2019년 2월 1차 당정협의 내용대로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합당한 조치를 발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에 대해 “지난 5일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노형욱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게 제주 제2공항에 대한 도민들의 명확한 반대 여론에 조속한 후속조치를 요구했다”며 “노 후보자는 장관이 된다면 곧바로 검토하고, 제2공항 부지를 투기한 정황에 대한 조사도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비상도민회의는 “국토부는 도민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제주 제2공항 추진을 즉각 철회해 제주도민들과의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는 앞서 지난 2월 15~17일 한국갤럽과 엠브레인퍼블릭 등 국내 여론조사기관 2곳에 의뢰해 전체 도민을 대상으로 제2공항 건설 찬성·반대 여부를 조사한 바 있다. 결과는 반대가 47.0%(한국갤럽)·51.1%(엠브레인퍼블릭)로 찬성(한국갤럽 44.1%, 엠브레인퍼블릭 43.8%)을 앞섰다.
성산읍 주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별도 조사에서는 찬성이 64.9%(한국갤럽)·65.6%(엠브레인퍼블릭)로 반대(한국갤럽 31.4%, 엠브레인퍼블릭 33.0%)를 오차범위(각각 ±4.4% 포인트, ±4.38% 포인트) 밖에서 한참 앞섰다.[제이누리=박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