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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월읍 하귀마을 파군봉 근처에는 ‘영모원’이라는 위령공원이 조성된 곳이 있다. 여기에는 위령단을 중심으로 4·3희생자 위령비를 비롯해 호국영령 충의비, 위국절사 영현비가 나란히 서 있다.

 

우리가 이 장소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다름 아니다. 조성 경위부터 의미가 심장하다.

 

일제시대 만 하더라도 하귀는 1구와 2구로 나뉘어져 있었다. 그러나 4·3사건 이후 1구는 동귀리로, 2구는 귀일리로 바뀌었다. 그러던 것이 1993년 하귀리로 통합되었던 것도 잠시, 1995년에는 또 하귀1리와 하귀2리로 또 나뉘어졌다.

 

하귀마을의 발전을 위한다는 취지로 1990년 ‘하귀발전협의회’를 구성해 10년 정도 활동해 오는 과정에서 창립 10주년을 맞아 선인들의 전통과 정신을 잇자는데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나갔다.

 

'하귀혼 살리기'마을 축제를 개최하면서 '지신밟기' 등을 통해 위령공원 조성을 위한 기초 자금을 모아나갔던 것이다. 물론 이러한 취지에 공감하는 출향인사들의 성금 기탁도 줄을 이었다.

 

이렇게 모인 성금은 부지를 마련하고 위령공원을 조성하는 데 든든한 힘이 됐고, 3년여의 준비를 거쳐 지난 2003년 5월 개막식을 갖게 된다.

 

일제 강점으로 국권을 빼앗겼을 때 야학을 개설해 청소년들에게 독립정신을 고취하다 일본경찰에 피검되었던 선열들의 넋과 세계평화와 자유 수호를 위해 국방전선과 해외전장에서 산화한 전몰호국 영령, 4․3에 무고히 희생된 채 구천을 헤매는 원혼들의 명복을 빌고자 조성한 이곳은 또한 후세교육의 장으로 삼고자하는 근본취지가 있었다.

 

개막식을 하던 이 시기는 4·3진상보고서가 확정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사과도 이루어지지 않은 시기였다.

 

일부 지역에서는 관청의 지원 하에 위령비를 건립하는 곳도 있었지만 예산 마련과 희생자를 파악 등 모든 준비를 주민들 스스로의 힘으로 추진해나갔다.

 

그 과정에서 어찌 어려움이 없었을까. 누구한테 희생되었는지에 따라 유족들의 반발도 심했다. 그러나 '하늘의 몫은 하늘에 맡기고 역사의 몫은 역사에 맡기기'로 하였다.

 

그리고 앞으로 올 날들이 더 길고 밝을 것을 믿기로 함으로써 '더 이상 원도 한도 말하지 말자'는 용서와 화해의 강렬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런데 더욱 중요한 것은 위령제단을 조성한 이후 매년 음력 1월 3일에는 위령제를 합동으로 지내면서 하귀1리·2리가 하나로 뭉쳐 더욱 화합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애월읍 상가리인 경우도 2006년 3월, 위령단을 건립함으로써 마을의 화합을 꾀하는 효과로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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