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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의 가책 끝에 경찰 자수…"배고파 차라리 교도소에라도..."

보름 전 노숙인 호보시설인 대구희망원에서 퇴원한 김모(63)씨. 그는 퇴원 뒤 대전 등지를 돌아다니며 일자리를 찾았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결국 그는 제주행을 선택했다. "무언가 출구가 보이지 않을까"란 생각에서다. 그는 10일 전인 지난달 28일 제주도에 들어왔다.

 

그러나 도내에서도 일자리를 구하기는 마찬가지로 힘들었다. 체격이 작고 나이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교회와 버스정류장 등에서 노숙을 하며 전전긍긍했다. 제주로 들어온 뒤 따뜻한 밥 한술도 제대로 못 먹어봤다.

 

그러던 중 그는 지난 5일 오전 11시 제주시 애월읍 곽지리를 걷다 범죄를 저지르고 말았다. 한참을 걷다 다리가 아프고 걸어 다니기 힘들어지자 길가에 세워진 화물차량을 보고 덜컥 "추위라도 피하고 보자"는 생각이 난 것이다. 마침 자동차키도 꽂혀있는 상태였다. 결국 그는 차량을 훔쳐 타고 다녔다. 하지만 김씨는 차량을 훔쳤다는데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춥고 배고픈 건 매한가지였다.

 

그래서 그는 반나절만에 제주시내로 들어가 훔친 화물차를 세워뒀다. 그리고 그 즉시 제주서부경찰서로 찾아 들어가 자수했다. "차라리 교도소에 들어가서 밥이라도 얻어먹고 싶었다"는 것이다.

 

서부경찰서 강력3팀(팀장 강성복)은 김씨의 딱한 사정을 듣고 고민에 빠졌다. 우선 당장의 허기라도 달래줘야 겠다는 생각에 팀원들의 마음이 맞았다. 그리고 그에게 점심과 저녁식사를 대접(?)했다.

 

그리고 사건처리는 불구속수사로 검찰에 지휘를 요청했다. 차량이 회수됐고 자수한데 따른 정상을 참작한 것이다. 

 

그것만이 아니다. 강력3팀은 김씨에게 교통비 10만원을 마련해 주고 김씨가 가고 싶었던 부산으로 갈 수 있도록 했다. 부산행 여비를 보태준 것이다. 제주시청의 협조를 얻어 자수한 당일인 5일 저녁에 부산행 선박 편으로 떠날 수 있도록 했다.

 

김씨는 경찰에 "부산에 가면 일자리가 있을 것 같다. 제주의 형사님들 보기 미안해서라도 다시는 경찰서 출입을 하지 않도록 열심히 살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강성복 강력3팀장은 "김씨의 얘기를 듣고 너무도 딱한 나머지 우리가 도움을 줄 방법을 찾아봤다"며 "모쪼록 김씨가 부산에서 좋은 일자리도 얻고, 주위분들에게도 따뜻한 감동을 주는 분이 돼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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