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아이를 물어 다치게 한 사건에 대해 견주의 책임 소홀을 인정, 거액의 손해배상금을 물라는 판결이 나왔다.
제주지방법원 민사3단독 윤동연 판사는 지난 21일 세살배기 한모양의 어머니 이모씨가 자신의 아이를 문 개의 견주 김모씨와 보험사를 상대로 재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이씨의 손을 들어줬다.
사건은 2015년 7월17일 오후 견주 김씨가 진돗개와 산책을 하기 위해 제주시 시민복지타운 광장을 찾으면서 시작됐다.
차량을 이용해 공원에 도착한 김씨가 차를 세우고 문을 열던 중 짐칸에 있던 진돗개가 차량에서 뛰쳐나가 광장에서 놀고 있던 한양의 다리를 문 것이다.
개는 한양의 다리를 물어 끌고갔고 한양의 어머니 이씨는 개를 쫓아내려고 했다. 하지만 개는 계속해서 한양에게 달려들어 한양의 머리까지 물어뜯었다. 이 과정에서 이씨 역시 무릎 등에 상처를 입었다.
이로 인해 김씨는 과실치상 혐의로 벌금 300만원을 받아 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이씨는 여기에 더해 5132만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윤 판사는 재판에서 이씨의 손을 들어줬다. “진돗개와 산책을 하려면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목에 줄을 묶는 등 보호조치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하지만 이를 소홀히 해 사고가 났다.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윤 판사는 이어 "한양은 15세 이후 성형외과적인 교정수술이 필요하고 정신건강의학과에서 향후 2년간 치료가 필요하다"며 김씨와 보험사에게 "한양과 이씨의 기존 치료비와 앞으로의 치료비, 위자료을 합해 모두 2923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