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1일로 예정된 제25회 성산일출제 일정이 전면 취소됐다.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 방지가 주된 이유다. 구제역 확산을 막고자 2011년 제18회 일출제가 취소된데 이어 두 번째다.
성산일출제 축제위원회은 ‘세계자연유산등재 10주년 기념 제25회 성산일출축제’를 전면 취소한다고 15일 밝혔다. 개막 2주를 앞두고서다.
제주도는 지난 14일 오전 성산일출제 위원회에 제25회 성산일출제 행사취소를 요청했다. 지난달 19일 전북 고창군에서 시작된 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 게다가 제주에서는 지난달 21일과 27일 하도리 철새도래지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AI 고병원성 확진 판정이 나왔다.
도의 요청에 축제위원회는 같은날 오후 5시부터 긴급총회를 갖고 행사취소를 논의했다. 15일 오전에는 도청을 찾아 안동우 정무부지사와 간담회를 갖고 취소여부를 논의했다.
도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위원회 측은 행사취소가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강조했다. 또 축제가 취소된다고 해도 몰려들 해맞이객에 대한 통제와 방역대책 방안도 요청했다. AI가 고착화될 경우 앞으로의 축제 개최문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부지사는 “1년 내내 수고스럽게 준비를 해 온 축제위원회와 성산읍민들에게 죄송하다”며 현재 상황이 AI로 인해 국가 비상사태임을 강조했다. 또 “세계적 축제인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도 국민의 한사람으로 동참해달라”며 축제 취소를 요청했다.
축제 위원회측은 “앞으로 더 나은 축제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며 축제 취소요청을 받아들였다.
김한영 성산일출제 위원장은 “성산읍민이 다같이 경작한 한 해 농사가 수확을 앞두고 폐작하는 심정”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축제의 전면취소를 결정하게 돼 그동안 수고와 관심을 기울여주신 도민과 관광객 여러분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축제 위원회는 이번 축제 취소 여부와 상관없이 ‘일출기원제’는 예정대로 한다고 밝혔다.
성산일출제는 제주도내 유일의 민간주도형 축제로서 1994년 마을청년회를 중심으로 처음 시작됐다. 지금은 성산읍 관내 14개 마을공동체가 함께하는 축제로 발전했다. 국내의 대표적인 해맞이 축제로 인정받고 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