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관광'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른 지 이제 10년. 가을이 절정을 향해 가는 제주에서 걷기 축제가 막을 올렸다. ‘2017 제주올레 걷기축제’다.

‘2017 제주올레 걷기축제’가 3일 오전 9시 제주올레 3코스 시작점인 온평포구에서 막을 올렸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제주올레 걷기축제는 제주올레를 이틀간 하루 한 코스씩 걸으며 공연과 체험, 먹거리를 즐기는 이동형 축제다.

축제 첫날인 3일은 온평포구에서 표선해수욕장까지 3코스 21.8km를 정방향으로 걸어간다. 축제 이틀째인 4일은 남원포구에서 출발해 표선해수욕장까지 4코스 19.5km를 역방향으로 걸어간다.

이날 개막식에는 서명숙 사단법인 제주올레 이사장과 김옥채 주후쿠오카 대한민국 총영사, 제주도의회 강연호·고용호·김경학 의원, 이상순 서귀포시장, 김양보 제주도 환경보전국장, 박홍배 제주관광공사 사장, 김태익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등 주요 인사와 올레꾼들이 대거 참석했다.

영화배우 류승룡씨도 참석해 올레꾼들에게 축하메시지를 보냈다.

축제에는 올레꾼과 자원봉사자, 주민 등 5000여명이 참여했다. 국내는 물론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영국, 호주 등 세계 각국에서 온 도보 여행자들이 참여했다.

축제 기간 다양한 공연도 준비돼 축제 참가자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재즈 피아니스트 허대욱이 이끄는 ‘허대욱 프렌치 트리오’와 어쿠스틱 밴드 ‘이든’, 동물원의 리더이자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등으로 알려진 김창기 씨가 이끄는 ‘김창기 밴드’의 공연이 준비돼 있다.

지역 주민들 역시 축제를 찾은 이들을 맞이했다. 신산리 부녀회에서 이날 점심으로 고사리 육개장과 해물파전 등을 만들어 판매했다. 신산초·중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그등애 앙상블’은 바이올린과 플루트 연주를 선보였다.

축제 둘째 날인 4일은 토산 2리 부녀회가 한라산 표고버섯비빔밥과 늙은 호박전 등을 판다. ‘세계평화그린단’의 어린이 합창 공연, 배우 정인기와 화가 이상선이 듀엣을 이룬 ‘도깨비와 까치’의 노래 공연, 싱어송라이터 ‘류준영’의 포크락 공연 등이 펼쳐지며 축제를 찾은 이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제주올레걷기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싱가포르에서 제주를 찾은 저메인 루(Germaine Loo)씨는 “아름다운 제주 풍광과 마을 주민들의 따뜻함, 처음 만났지만 모두 친구 같은 분위기에 매혹돼 이번까지 네 번째 축제에 참가한다”며 “제주가 가진 매력을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서명숙 사단법인 제주올레 이사장은 “제주올레가 열린 지 10년이 되는 해에 펼쳐지는 축제인 만큼 길을 통해 받은 휴식과 위로를 서로에게 나누는 자리로 마련했다”며 “제주의 바람을 한껏 즐기고 자신에게 선물을 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장 신청은 매일 아침 등록 부스에서 선착순 100명에 한해 가능하다. 참가비는 일반 2만5000원, 단체 및 할인 대상 2만원이다. 문의는 제주올레 콜센터(064-762-2190)로 하면 된다.

한편 제주올레는 올해로 길이 열린지 10년이 됐다. 언론인 출신인 서명숙 이사장이 2007년 처음 개발에 나서 그해 9월 8일 성산일출봉 1코스가 뚫렸다. 이어 5년에 걸쳐 제주를 한 바퀴 잇는 26개 코스를 완성했다.

첫 해인 2007년에는 올레 코스를 찾은 방문객이 3000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9년에 10만명이 넘는 인파가 찾을 만큼 제주올레는 전국을 걷기 열풍에 몰아넣었다.

본디 ‘올레’는 집에서 마을 큰길까지 이어지는 골목길을 뜻하는 제주사투리다. 서명숙 이사장은 여기에 ‘집에서 세상으로 나가는 통로’라는 의미와 함께 ‘제주로 오세요’라는 의미를 더해 ‘제주올레’를 만들어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