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을 건설하기 위해선 오름 10곳의 절취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주 시민단체가 "제2공항 건설 계획을 원점 재검토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제2공항 전면 재검토와 새로운 제주를 위한 도민행동은 13일 논평을 통해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2공항에 환경문제가 발생하면 제2공항을 원점 재검토 하겠다는 발언을 책임지라"며 이같이 밝혔다.
도민행동은 "지난해 기획재정부는 제2공항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를 달랑 보도자료 2장으로 배포했다"며 "요약본 자료도 없이 비용편익 분석과 종합분석 결과 제2공항이 사업타당성이 있다는 결과치만 달랑 내놓았다"고 말했다.
이어 "성산읍 지역이 왜 제2공항 부지여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자료를 내놓지 않다가 이제야 한국개발연구원(KDI) 홈페이지에 요약본을 게시했다"며 "자세한 예타결과를 일찍 공개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이유가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도민행동은 "요약본에는 비행 안전을 위한 장애물 제한표면 저촉 여부 검토 결과에는 '10개의 오름이 저촉돼 절취가 필요하다'고 기술돼 있다"며 "도민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이 중 환경 훼손 최소화를 위해 대수산봉만 절취한다'고 적혀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조그만 실수로도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 공항의 특성"이라며 "때문에 안전한 이착륙을 위해선 10개의 오름을 훼손할 수 밖에 없다. 뒤집어 얘기하면 이 지역은 공항 적합지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도민행동의 주장에 따르면 제2공항 예타 결과 저촉되는 오름은 은월봉과 대왕산, 대수산봉, 낭끼오름, 후곡악, 유건에오름, 나시리오름, 모구리오름, 통오름, 독자봉 등 10개다.
비행기 이착륙시 안전을 위해 공항은 수평표면을 공항 반경 4㎞ 이내에 높이 제한을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대왕산은 55m, 대수산봉 40m, 낭끼오름 90m, 유건에오름 95m, 통오름 45m, 독자봉 60m를 절취해야 한다.
도민행동은 "이 사실은 매우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며 "국토교통부가 제2공항 부지를 성산읍 지역으로 선정한 이유로 '환경 파괴 최소화'를 내세운 것과 정반대의 결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후보지의 하나였던 정석비행장을 후보지에서 제외시킨 이유도 오름 훼손이고 기존 제주공항 확장도 도두봉의 절치와 해안매입을 이유로 불가하다고 밝혔었다"며 "이처럼 예타 결과를 놓고 보면 공항부지 선정에 고무줄 잣대가 적용됐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제주도 368개 오름은 대부분 절대·상대보전지역으로 제주도의 보물"이라며 "그러나 만약 제2공항이 건설되면 이는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원 지사는 2015년 12월19일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당을 방문한 자리에서 제2공항과 관련, '환경보호는 양보할 수 없는 가치이고, 만의 하나 중차대한 환경훼손이 발생한다면 재검토 요구도 고려할 만큼 환경가치는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 도정의 공식입장'이라고 밝혔었다"면서 "원 지사는 자신의 말에 책임질 때가 됐다"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제2공항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대도민 선언을 촉구한다"며 "국토교통부는 제2공항에 관련된 모든 절차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제이누리=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