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가 받은 장학금을 가로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제주대 전·현직 교수 2명이 적발됐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직권남용 혐의로 제주대 김모(47) 교수와 이모(67) 전 교수를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김 교수는 2013년 3월 5일 교외 장학금 300만원을 받은 제자 A학생에게 김 교수 명의 개인계좌로 이체토록 지시하는 등 학생 4명으로부터 1200만원을 받아 가로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다.
이 전 교수도 김 교수와 같은 수법으로 2012년 장학금 수혜학생 2명으로부터 600만원을 가로채 임의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교수와 이 전 교수는 “학생들로부터 이체토록 한 장학금은 학회 장학금으로 사용됐다”며 “다른 학생들에게 일부 나눠주거나 학과 행사에 공금으로 사용하는 것이 관행”이라고 변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피해자인 A학생은 경찰조사에서 “2012년 대전시에 가서 장학금 300만원을 받았지만 김 교수의 지시로 장학금 전액을 김 교수의 계좌로 반납했다”며 “교통비 등으로 30만원만 지급받고 나머지는 포기했다”고 진술했다.
피해학생들은 “피의자들로부터 장학금을 반납하라는 부당한 지시를 받고서도 학점이나 학교생활 등 학사에 불이익을 우려, 어쩔 수 없이 수용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를 근거로 김 교수 등 2명에 대해 범죄 혐의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임용부처인 교육부와 제주대에 행정통보하고 추가 피해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제이누리=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