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주민들이 20일 제주도를 항의 방문했다.
지난 13일 제주도 공항인프라 확충 정책자문위원회 당시 국민통합위원회 소속 모 교수가 '제2공항 갈등조정 방안 검토' 주제 발표를 통해 제2공항 반대운동을 '전형적인 님비현상'이라고 규정한데 대해 항의하기 위해서다.
현은찬 온평리장과 송대수 제2공항 반대 온평리 비상대책위원 등 주민 1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40분 원희룡 지사와 면담했다.
면담은 원희룡 지사의 요구에 따라 비공개로 30여 분간진행됐다. 면담 후 주민들은 기자실을 찾아 면담 결과를 설명했다.
주민들은 "원희룡 지사가 '님비현상이라는 발언은 정책자문위에서 한 학자의 발언으로 도정 입장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앞으로 성산읍과 온평리 주민들과 더욱 적극적인 소통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온평리 일대가 제2공항 예정지로 발표되면서 주민 생존권에 심각한 위협이 가해지고 있다"며 "도정은 주민들을 어루만지지는 못 할 망정 오히려 님비현상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민들은 "지난해 11월 제2공항 예정부지 발표 이후 원 지사를 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며 "일주일에 2~3번씩 온평리를 찾겠다던 원 지사는 한번도 안 왔다. 도지사가 책임져야 할 일을 왜 공항소통추진팀을 만들어 대신 하려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원 지사에게 회의록 공개를 요구했지만 원 지사는 '회의록은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온평리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지만 삶의 터전을 잃는 입장에선 반대할 수 밖에 없다. 보상을 더 받기 위한 수단 등으로 몰아붙이지 말라"고 당부했다.
주민들은 "우리의 요구는 제2공항 철회다. 더 이상 상처 입은 주민들을 건들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제이누리=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