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오일머니’(oil money)의 제주 투자가 이뤄질지 관심이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16일 방한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왈리드 왕자와 만나 제주 투자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알 왈리드 왕자는 세계적 투자귀재로 중동의 ‘워런 버핏’이라 불리는 인물이다. 세계 최고급 호텔체인 포시즌스 호텔의 최대주주다.

원 지사는 이날 오후 김포공항 의전실에서 킹덤 홀딩 컴퍼니(KHC, Kingdom Holding Company) 오너인 알 왈리드 빈 탈랄(Al Waleed bin Talal) 사우디아라비아 왕자와 면담을 가졌다.

원 지사와 알 왈리드 왕자와의 만남은 중국 투자 편중에서 벗어나 세계 최고수준의 질적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알 왈리드 왕자를 비롯한 구글·테슬라 등과의 협력하기 위한 전방위적 노력의 일환이라고 제주도는 밝혔다. 

원 지사는 지난해 취임 1주년을 앞둬 중앙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투자 다변화를 위해 중동자본 유치 의지를 밝혔었다.

당시 원 지사는 “한·중관계가 긴장되면 제주도에 큰 타격이 있기에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세우고 있다"고 밝혔었다.

알 왈리드 왕자의 만남은 이 같은 원 지사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원 지사는 알 왈리드 왕자와 만난 자리에서 아시아 최고 휴양관광지로 도약하는 제주의 발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알 왈리드 왕자는 "제주의 투자 잠재력에 대해 알고 있다"면서 포시즌스 호텔의 제주 건립에 적극적인 의향을 내비쳤다.

사마드 조크(Sarmad Zok) 킹덤호텔인베스트먼트 회장은 “포시즌스는 세계 최고 호텔로 제주도에서도 사업기회를 찾고 있고 타당성 조사를 할 계획도 있다”면서 “필요할 경우 지원해 달라”고 원 지사에게 요청했다.

원 지사는 “포시즌스호텔이 이세돌 9단과 알파고와의 대국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제주도에 포시즌스가 생긴다면 포시즌스와 제주가 서로 윈-윈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다.

알 왈리드 왕자는 “우리는 새로운 개발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다. (제주 투자를) 진지하게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제주도에 관심 투자가가 많이 오지만 제주가 기다리는 건 포시즌스와 같은 진정한 일류”라면서 제주 투자 의향에 거듭 환영의 뜻을 밝혔다.

KHC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본사를 두고 세계 13개국에 걸쳐 총 18개의 최상급 및 상급호텔 등을 운영하고 있다. KHC오너인 알 왈리드 왕자는 보유재산만 281억 달러(한화 약 30조)다.

도는 알 왈리드 왕자가 소유한 CNN 등을 통해 제주에 포시즌스 호텔이 들어서고, 이를 홍보한다면 마케팅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원 지사와 알 월리드 왕자의 만남은 투자를 위한 논의를 시작하는 의미”라면서 “투자 추진과정에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투자를 위한 중요한 첫 단추가 끼워진 셈”이라고 말했다. [제이누리=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