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도 아닌 6월이 뜨고 있다. 일찌감치 떠나는 이른바 '얼리 바캉스'(early vacance)다.
항공수요가 적은 시기로 분류됐던 6월 중 항공여객 증가폭이 성수기인 7월이나 8월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시기에 여행을 떠나 번잡함은 피하면서 비용을 줄이는 ‘일찍 떠나는 여름휴가’가 자리를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항공이 한국항공운송협회가 집계한 항공여객 실적을 5년 단위로 분석한 결과 2010~2014년 5개년 간 6월 중 국내선 여객 연평균 여객증가율은 4.5%로 나타났다. 이는 2005~2009년 5개년 간 6월 중 국내선 여객 연평균 증가율 0.5% 대비 무려 4%p가 증가한 것이다.
이는 같은 기간 각각 2.3%p와 0.6%p 증가하는데 그친 7월보다는 1.7%p, 그리고 8월보다는 3.4%p 높은 증가폭이다.
동기 대비 7월 증가폭은 5.2%p, 8월은 5.6%p로 국내선보다 높은 증가세를 보였으나 6월 7.8%p와는 2%p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즉, 6월 중 국제선 여객 증가폭이 국내선과 마찬가지로 7월이나 8월보다 훨씬 높게 나타난 것이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이처럼 6월 중 항공여객 증가폭이 큰 것과 관련해서 제주항공 관계자는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구조적인 변화에서 이유를 찾았다.
2006년 제주항공이 취항하며 실질적인 복수경쟁체제가 된 우리나라 항공시장은 2009년에는 현재와 같은 7개 항공사 체제가 구축되고, 제주항공 등이 본격적으로 국제선에 취항하며 여객 유치경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독과점 체제였던 우리나라 항공시장이 다원화되면서 시장의 주도권이 항공사에서 소비자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이 전개됐다”며 “이 같은 현상은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트렌드 변화와 맞물리며 항공여행 시장의 수요분산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수요분산 효과는 국민해외여행객수 변화와 제주항공의 국내선 탑승률 변화에서도 잘 나타난다. 2010~2014년 국민해외여행객의 연평균 증가율은 6월 6.4%로 나타나 7월 4.2%, 8월 3.5% 보다 높았다.
그리고 2010년 86%에 불과했던 제주항공의 6월 국내선 탑승률은 지난해 6월 92%로 6%p 높아진 반면 8월 탑승률은 2010년 95%에서 2014년 92%로 오히려 3%p 감소세를 보였다.
이 같은 수요분산 효과와 더불어 2009년부터 장마예보가 사라지는 등 기후변화도 여행형태의 변화를 가져온 요인으로 꼽힌다. 기상청은 장기예보를 통해 6월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고, 강수량은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예보했다. [제이누리=이재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