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노을의 간접영향으로 제주는 11일 오전부터 12일 새벽까지 산간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12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까지 제주시 73.6㎜, 서귀포 220.5㎜,교래 262.5㎜ 고산 116.2㎜, 성산 134㎜, 선흘171㎜ 모슬포 194㎜, 돈내코 309.5㎜, 태풍센터 271.5㎜ 등의 비가 내렸다.
산간에도 윗세오름 442.5㎜, 진달래밭 444.5㎜,성판악 381㎜, 영실 345㎜ 등 300~400㎜ 이상의 많은 비가 왔다. 한라산은 현재 정상 등반이 가능하다.
강풍과 폭우로 인한 피해도 잇따랐다.
전날 제주공항에는 윈드시어(wind shear.난기류) 경보와 강풍 특보가 내려져 출·도착 포함 100여편이 넘는 항공편이 결항됐다.
오후 5시 이후에는 국내선 거의 전편이 결항되면서, 휴일 관광을 마치고 돌아가려는 수천명의 관광객이 발이 묶여 큰 혼잡을 빚었다.
풍랑특보가 내려진 해상에는 2~4m의 높은 파도가 일면서 제주 도서지역을 연결하는 소형 여객선의 운항이 중단됐다.
해상에서는 11일 밤 9시30분에는 서귀포항에 정박중이던 9.77t급 어선이 강한 비와 강풍으로 인해 뒤집히기도 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오후 3시 57분께 서귀포시 서호동 수모루 사거리 인근에서 시외버스가 빗길에 미끄러지며 넘어져 운전기사와 승객 등 4명이 경상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오후 4시48분에는 서귀포시 하효동에 있는 하천 '쇠소깍' 다리에서 50대 여성 관광객 2명이 물이 차올라 갇혀 있다는 신고를 받고 119 구급대원이 구조했다.
오후 9시29분께 제주시 애월읍 금성리 금성교 앞 도로에서 K(47)씨가 몰던 차량이 도로경계석에 부딪혔다. 강씨는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에 옮겨졌지만 숨졌다. 경찰은 빗길로 인한 사고인지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의 주택이 침수피해를 입는 등 강풍과 폭우로 인해 피해신고가 속출했다.
제주소방안전본부는 배수 지원 등 피해 총 37건을 접수됐고, 아직까지 큰 피해는 없다고 전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12일 제주는 기압골의 영향에서 벗어나 오후 들어 맑아지겠다. 북부와 산간 등에 내려진 호우주의보와 제주 전역에 발효된 강풍주의보는 밤 사이 해제됐다.
제주 전 해상에 내려진 풍랑주의보는 제주 앞 바다를 제외하고 여전히 발효 중이다.
한편, 중심기압 970헥토파스칼(hPa)에 초속 35m(시속 126km)의 강풍을 동반한 태풍 노을은 필리핀을 강타해 큰 피해를 낸 후 오후 3시 현재 타이완 타이베이 남남동쪽 약 390km 부근 해상에서 일본 남쪽 해상을 향해 북북동진 중이다. [제이누리=김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