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8 (일)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정확히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산타냐라고 하는 역사학자가 "과거를 기억하지 않는 자들은 그것을 다시 반복하도록 저주받는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과거를 기억하는 사람들인가 아니면 과거를 반복하려해서 저주를 받는 사람인가.

 

어제는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한 것이 전조였는지 아침이 되자 민주당의 김한길 대표와 안철수 의원 사이 야합의 결과물이 발표되어 마음이 뒤숭숭했다. 그분들이 명분이라고 거시한 것이 적지는 않으나 아무리 읽어도 행간을 통해 귀결되는 명분이란 것은 이번 선거에서 필자가 몸담고 있는 새누리당의 승리를 막기 위한 것 밖에는 남지 않는다.

 

이들에게 기억된 과거란 어떤 식으로든 선거 직전 야합을 통해 나눠먹기식 편가름을 하는 것이 선거의 승리를 이끄는 가장 강력한 전략이라는 것인가 보다. 100년을 가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말도 국민의 편에서 일하겠다는 말도 '단, 선거에서 이긴다는 것을 전제로'라는 말 뒤에 초라하게 서있던 것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선거 승리만을 위한 책략은 선거가 끝난 뒤에 바로 분열이라는 이름의 괴물이 되어 목을 죄온다는 과거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선거는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훌륭하고 바른 사람을 뽑는 제도가 아니다. 제한된 후보자들 중 한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 후보자들이 국민의 눈에 기대 이하인 사람들로 채워졌다고 해서 선거가 무효가 되거나 연기되는 것도 아니다. 때문에 선거는 우리의 미래를 설계하는 훌륭한 도구이기도 하지만 국민의 관심이 조금이라도 줄어들면 정치혐오라는 사악한 장막 뒤에서 날뛰는 함량미달의 후보자들로 인하여 우리의 미래가 어두어질 수도 있다.

 

필자는 민주당을 이끄는 사람들이나 새정치신당을 만드는 분들도 우리나라의 훌륭한 동량임을 믿어 의심한 적이 없다. 대통령선거에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지만 그분은 필자와 아주 조금 생각하는 방식이나 가치를 두는 분야가 다를 뿐 훌륭한 대한민국의 국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지난 2008년 총선에서 상대 후보였던 김우남 후보가 당선이 확정될 때 직접 그 선거캠프를 찾아가서 축하를 해주었다. 선거를 치른 후보자 본인이 자신의 낙선이 확정되자 당선된 상대 후보를 찾아 축하해 준 것은 정치쇼가 아니라 김우남 후보도 훌륭한 대한민국의 국민임을 인정하였기 때문이며,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들이고 선거 후 화합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었다. 좁다는 제주 사회에서 선거가 내뿜는 독성의 악취로 인하여 지역 사회를 이분 삼분했던 과거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럼 새누리당은 어떤가? 이번 선거에서 승리가 최우선이 아니라 새누리당이 갖는 고유의 가치로 무엇을 내세워 국민의 선택을 받으려고 하는가? 기사를 보면 지방정권심판론이 눈에 띈 적이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무슨 정권 심판론'은 결국 박근혜 정부의 심판론과 연결될 수 밖에 없다는 부메랑 효과를 인지하고 지방정권 심판론이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 같다. 어느 신문의 세평란에 나왔던 글이 기억에 뚜렸하다. "지방선거가 아무리 지역 일꾼을 뽑는 행사라고 해도 선거의 큰 그림이 없어도 된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집권세력은 박근혜 정부 2년차의 어젠다를 국민에게 제시하고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 청사진을 준비하고, 거기에 맞는 후보감을 찾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그렇다. 필자도 이런한 지적에 백번 동감한다. 이번 제주도지사 선거를 준비하는 새누리당의 모습을 보면 이런 지적에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을 고백한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의 제주도당위원장으로서 지난 2010년 지방선거를 지휘하였던 필자에게는 당시 지방선거는 미래 제주 비전을 제시할 인물의 발탁이라는 그림을 바탕으로 선거 10개월 전부터 지역과 중앙의 인물을 접촉하며 후보를 찾았던 절박함이 있었다. 하지만 작금 당사자와 사전에 아무런 교감도 하지 않고 "중진차출론"이라는 명분 아래 그동안 당을 위해 헌신한 분들의 이름을 함부로 오르내리는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행해지는 것을 보면 너무나 가슴아프다. 새누리당은 당명의 변경은 있었으나 국민들의 애증을 받으며 20년 넘게 동일성을 유지하고 있는 정당이다. 후보자를 모시는 일이 "여론조사에서 1%라도 앞서는 사람만 찾아다닌 꼴"로 보여서는 안된다. 그런 모양을 보였던 과거의 선거에서 우리는 결국 아군의 분열로 패배를 경험하였었다. 우리가 분명히 기억해야 할 과거다.

 

새누리당 중앙당이 이번 제주도지사 선거에 나설 경쟁력 있는 후보로 원희룡 전 사무총장을 "차출"의 대상으로 '찍어서' 언론에 먼저 '흘리고' 당사자에게 결정을 강요하는 모양은 너무 보기 사납다. 원희룡, 이견을 가진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분은 아직도 제주도의 희망이고 미래다. 중앙정치 무대에서 그분과 같은 무게감을 보여주는 제주출신 정치인은 (과거에는 있었으나) 현재는 없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활동하는 서울에서 제주출신 새누리당 당협위원장이 한사람도 없는 현실을 직시해야한다(민주당을 비롯한 기존 정당의 당협위원장 중에도 제주출신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점에서 지금 제주도민이 절실히 원하는 것은 중앙정치의 거물 원희룡의 귀환이라는 것을 새누리당 중앙당이 알아야한다.

 

새누리당의 제주도지사 후보자는 완전 경선을 통해 정해야한다. 그래야 승리하기 때문이다. 지금 경선을 준비하는 새누리당의 예비후보자들 면면을 보면 혹여 한 두 분은 본선 경쟁력이 없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모두가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 어떤 근거로 원희룡 전 사무총장에게 당연히 새누리당 제주도지사 후보자가 될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중진차출론"이 나오기 전 원희룡 전 사무총장은 백의종군의 마음으로 당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의사를 이미 표시한 바 있다. 무공훈장을 받기 위해 전쟁터로 가는 사람은 없다. 옳은 일을 하려다가 훈장을 받기도 하고, 죽기도 하는 것이다. 문제는 무엇이 옳은 일인지 알고 행하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원희룡 전 사무총장에게 무공훈장을 받기 위해 전쟁터로 가라고 하는 것이라면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무공훈장을 줄 것인지 여부는 국민과 당원이 결정하기 때문에 진정 원희룡 전 사무총장을 아끼고 배려한다면 무엇이 옳은 일인지 결정하고 그것을 행하려고 하는 자신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 분이 이번 제주도지사 선거에서 무공훈장을 받는 방법은 직접 후보자로 뛰어 당선하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볼 수 없었던 "사고", 중앙정치의 거물이 새누리당 제주도지사 후보자를 위하여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지방선거를 진두지휘 하여 당선을 견인하는 "사고"를 치는 것만으로도 그분은 제주도민에게 '희망'에서 '현실'로 충분히 우뚝 서는 것이며, 새누리당에 대해서도 헌신적 기여를 하였다고 인정받을 수 있다. 제주도라는 지역 정치환경에 한정하여 그분의 역량을 가두게 할지도 모를 위험을 선택하게 하려면 그것은 전적으로 본인이 그 길을 선택한 뒤에 논할 일이다.

 

필자는 지금도 국회의원 제주시 을 선거구를 기반으로 정치활동을 하고 있으며 다시 기회가 온다면 언제든지 출마를 생각하고 있지만 만일 원희룡 전 사무총장이 앞서와 같이 "사고"를 쳐주신다면, 그것을 통해 제주의 미래가 더욱 밝아진다면 필자 스스로 그 분의 중앙정치 복귀가 가능하도록 그 분의 선거캠프에서 작은 밀알로 뛸 의사가 있다.

 

길은 이미 우리 앞에 있다.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 같아도 길은 항상 그 자리에 있다. 그것을 보고 걸어가는 건 우리의 몫이다. 제주의 성장과 번영을 위하여 우리는 제주의 미래와 희망이 더욱 크고 밝게 타오를 수 있도록 그것이 있어야 할 곳에 남겨두는 지혜를 가지고 가야할 길을 직시해야 한다. 춥다고 몸 곁에 두다 꺼뜨리는 우를 피해야한다.
 

 


추천 반대
추천
0명
0%
반대
0명
0%

총 0명 참여


배너

배너
배너

제이누리 데스크칼럼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댓글


제이누리 칼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