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4일 A(19)군은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왼쪽 다리를 크게 다쳤다. 제주시내 B병원으로 옮겨졌다. A군은 이 병원에서 이날 새벽 5시쯤부터 오전 11시30분까지 약 6시간30분 동안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A군은 다리에 혈관이 막히면서 10일 뒤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고 결국 왼쪽 다리를 잘라내야 했다.
아들이 불구가 되자 A군의 부모 C(여)씨는 “병원의 오진과 적절한 치료를 하지 못해 아들이 불구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C씨는 “수술 후 B병원 담당 의사가 '발가락을 올리는 부위에 해당하는 혈관은 이상이 없고 발가락을 내리는 부위에 해당하는 혈관은 사고가 나면서 늘어져서 그 부분은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며 “6일 뒤인 20일에는 차후 혈관수술과 뼈 수술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24일 오후 6시30분쯤 병원에서 긴급 호출이 와 달려갔고 담당 의사는 ‘혈관이 막혔는데 우리 병원에는 약물을 투여해 혈관을 녹이는 기능은 가능하지만 혈관을 뚫는 기능을 하는 기구는 다른 병원에서 해야 한다’고 했다”며 “당시에도 괴사 현상이 왔다고는 하지 않고 ‘절단할 수도 있다’고만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병원에서 아들 상태를 보고 ‘이 정도에서는 중간에 고열이 있었을 거다’고 했다”며 “18~20일쯤 아들이 고열·코피·설사·구토가 심했다. 그런데도 B병원은 코피 멈추는 치료 외에는 별다른 치료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다른 병원의 담당 의사 얘기와 대조해보면 이것은 명백한 의료과실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제대로 된 치료를 받다가 괴사가 진행돼 절단까지 갔으면 덜 억울한데 B병원 담당의사만 믿고 환자를 입원시켰는데 이 지경까지 오고 나니 세상이 암울하기만 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담당의사가) 자신이 없어 다른 병원을 권유했으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을 것”이라며 “무책임하고 비도덕적인 B병원을 고발하고자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1인 시위에 나서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는 “19살 아들이 억울하게 불구가 된 것에 부모로써 할 수만 있다면 그 어떤 고난과 어려움이 있어도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내 아들이 불구가 된 것처럼 당신네(병원 측)도 똑같이 불구 인생 살게 하고픈 심정”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하지만 이러한 C씨의 주장에 대해 B병원 측은 오히려 '억울하다'는 입장을 전하며 반박했다.
B병원 관계자는 “A군의 왼쪽다리가 골절이 됐고 근육·인대·신경·혈관 등 모두 망가져 상처가 심했다. 수술 전에 수술방법이라든지 혈관이 손상된 상태 등을 설명하고 보호자 C씨의 서명도 받았다. 물론 ‘괴사상태의 가능성도 있다’고도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일 큰 혈관은 끊어지지 않고 늘어져 있는 상태였지만 속으로는 망가질 수 있는 상태여서 보호자에게 ‘혈관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신경이 회복 안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고 사전에 충분한 설명이 있었음을 주장했다.
그는 특히 “수술 후 매일 혈관이 이상 여부를 체크하고 치료했다. 혈액순환이 되고는 있지만 막힐 가능성에 대해서도 보호자에게 설명했다”며 “수술 3일 뒤에는 피부가 붓고 괴사가 진행되는 것 같아 ‘피부가 속에서 썩을 가능성이 있다’고 환자에게 설명했다. 19일에는 환자에게 ‘다시 혈관이 막힐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혈관을 당장 회복시킬 방법은 없어 상태를 매일 관찰했다”며 “CT촬영 후 하지로 가는 동맥이 막힌 것을 확인했다. 이에 회복될 가능성이 없어 ‘혈관을 뚫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환자와 보호자에게 설명하고 ‘최악의 경우 잘라야 된다’고도 했다”며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다른 병원으로 보내면서도 보호자에게 ‘다리를 잘라야 된다면 무릎 아래로 잘라야 한다’고 했는데 다른 병원에서 달리 잘랐다”며 “우리 병원은 가급적 다리를 자르지 않고 치료를 하는데 최선을 다했다”고 최선을 다했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병원 기록은 전자 차트여서 나중에 고칠 수도 없다”며 차트를 보여줬다. 그는 “C씨의 주장은 억지가 있다. 만일 의료과실이라면 다른 병원의 차트를 가지고 고소를 하던지 법적으로 해결할 문제”라며 “만남을 요구해도 만나주지 않고 막무가내로 1인 시위를 하면서 병원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 오히려 피해를 보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