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0년대 남미 대륙은 유럽의 세력 균형이 요동치면서 혼란에 빠진다. 남미 대륙 전체의 패권을 장악해왔던 스페인에 신흥세력 포르투갈이 도전한다. 스페인은 포르투갈과 일전을 불사해 기존 패권을 고수하기보단 포르투갈과의 ‘거래’를 택하고 ‘마드리드 조약’을 체결한다. 이로부터 현재 브라질의 광대한 영토가 포르투갈의 식민지로 확정된다. ▲ 자본가와 권력자들이 ‘공동체주의적 대안’을 반기지 않는 건 이익의 분배가 탐탁찮아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문제는 브라질의 접경 지역에 살고 있던 과라니족에 대한 처분이다. 스페인의 제수이트 교단이 천신만고 끝에 교화하고 개척한 ‘과라니 공동체 지역’을 포르투갈이 요구하면서 그 지역에서 과라니족들을 쫓아내고자 하고, 스페인은 반대한다. 이 분쟁을 중재하고 판결하기 위해 교황청은 추기경 알타미라노를 현지에 파견한다. 알타미라노 추기경도 현지답사 결과 제수이트 교단이 ‘하나님을 섬기는 과라니족의 아름다운 공동체(community)’를 건설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과연 이들을 노예거래를
▲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로 많은 이들이 어려움에 빠졌다. 대선 후보들이 세금 정책을 '표심 잡기' 수단으로 삼아선 안 된는 이유다. [사진=뉴시스] 국세청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고지서가 22일부터 발송되면서 대선후보들과 여야 정당의 부동산 세금 논쟁이 가열됐다. 후보들은 종부세와 양도소득세 등을 놓고 다른 처방을 내놓았다. 집값 급등과 전세대란 등 부동산 문제가 내년 3·9 대선의 쟁점인 만큼 부동산 세금 논쟁은 대선 정국을 계속 달굴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부동산 불로소득 타파를 명분으로 국토보유세 신설을 약속했다. 모든 토지에 세금을, 비싼 땅일수록 더 많이(누진세) 매기면 토지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낮아져 부동산을 시장에 내놓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종부세 전면 재검토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종부세를 중장기적으로 재산세에 통합하거나 1주택자에 대한 면제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두 후보의 공약 모두 부동산 세제의 골격을 바꾸는 사안으로 벌써 증세 및 감세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이재명 후보의 국토보유세 신설은 모든 토지가 과세 대상인 만큼 조세저항을
가브리엘 신부는 남미 과라니족 선교의 ‘미션’을 현장에서 담당하는 신심 깊은 인물이다. 하나님의 가르침과 명령에 절대적으로 복종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언감생심 200여년간 스페인의 침략과 만행에 치를 떠는 과라니족들을 개종하겠다고 나설 수는 없을 터다. ▲ 제수이트 교단은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신교도들을 죽였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과라니족은 가브리엘 신부의 전임자도 십자가에 묶고 머리에 가시면류관을 씌워 이구아수 폭포로 밀어 넣었다. 가브리엘 신부는 그야말로 목숨을 내어놓은 결사대 선교자다. 그는 과라니족의 숲속에 혼자 들어가 과라니족이 자신을 찾을 수 있도록 오보에를 연주한다. 순교를 작정한 듯한 모습이다. 오보에의 황홀한 선율 덕분이었는지 가브리엘 신부는 전임자처럼 이구아수 폭포로 끌려가는 대신 그들의 마을로 안내된다. 가브리엘 신부가 속한 ‘제수이트(Jesuit)’ 교단은 기독교 역사에서 참으로 많은 논란을 야기한 곳이다. 1517년 교황청에 반기를 든 마틴 루터가 종교개혁의 횃불을 들고 이른바 ‘구교’와 ‘신교’의 피비린내
▲ 요소수 대란과 같은 문제는 다른 소재 분야에서도 터질 수 있다.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점을 통합 관리할 체계를 서둘러 갖춰야 할 것이다. [사진=뉴시스] 요소수와 요소에 대해 정부가 11일 긴급 수급 조정조치를 취했다. 이제 요소수 판매업자는 주유소에만 납품해야 한다. 차량용 요소수 판매는 승용차의 경우 한번에 10L, 화물차ㆍ승합차ㆍ건설기계ㆍ농기계는 30L로 제한된다. 요소수 구매자는 제3자에게 재판매할 수 없고, 요소와 요소수 수출도 금지된다. 중국발 요소 품귀 사태로 요소를 원료로 만드는 경유차 연료 첨가제인 요소수 대란이 발생하자 정부가 유통망 관리에 나섰다. 정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국내 생산량을 대폭 늘리면서 유통을 관리한 지난해 마스크 대란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요소수 대란의 경우, 중국의 요소 수출 재개 등 공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 요소수 대란을 해결하려면 긴급 수급 조정조치 외에도 물량을 조속히 여유 있게 확보해야 한다. 중국에 묶여있던 1만8700톤(t) 요소의 수출 절차가 진행될 것임을 확인한 건 다행이다. 하지만 정부가 지금까지 추가 확보한 요소수는 2~3달 사용할 수 있
멘도사(로버트 드 니로)는 최악의 죄인이다. 사람 죽이기를 밥 먹듯 하며 살아간다. 인류문명사 최악의 ‘스캔들’로 남아있는 스페인의 남미 정복 과정에 ‘용병’으로 참전한 전쟁영웅이었지만 남미를 정복한 이후엔 ‘노예사냥꾼’으로 전업한다. ▲ 인간이 저지른 죄를 과연 누가 정죄하고 누가 용서할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노예사냥을 하는 멘도사의 모습을 보면 전투력이 뛰어난 용병이었음이 분명하다. 그만큼 많은 남미 원주민을 학살했음도 확실해 보인다. 그 전투력과 경험을 ‘노예사냥’에 접목한 그는 대단한 성공을 거둔 듯하다. 스페인 총독과도 서로 어깨를 툭툭 치면서 은밀한 이야기를 나눌 정도다. 이런 죄악罪惡을 ‘직업’으로 삼고 살아가던 멘도사는 자신의 약혼녀와 ‘바람 난’ 이복동생까지 죽여버린다. 죄악의 3종세트를 완성한다. 멘도사는 스페인 정부와 과라니 원주민 노예를 독점 거래하듯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끔찍한 죄를 ‘독점’하다시피 하지만 어떤 처벌도 받지 않
▲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피해자들과 함께하는 행사에서 백신 접종피해자에 대한 정부의 문제점과 대안 관련 토론이 펼쳐졌다. 2021년 11월 10일 오전 10시. 필자는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피해자들과 함께하는 행사에 참석했다. 그분들의 요청으로 피해자대책협의회와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 필자가 속한 건강정치위원회 주관으로 행사를 열었다. 이 글은 특정 정당이나 정치색을 보이기 위해 쓰이는 것이 아니라 그분들의 처지와 목소리가 너무 간절하고 처절했기 때문에 글로 담는다는 점을 먼저 알린다. 코로나19 피해자들의 목소리 필자는 피해자분들의 목소리를 듣고 상황을 이해하는 1부 행사의 사회를 맡았고, 2부 순서에서는 관련 토론자로 참여해서 현재 코로나19 백신 접종 피해자분들에 대한 정부의 문제점과 대안을 발표했다. 우리는 신문이나 방송에서 매일 코로나19 백신 피해 소식을 접한다. 멀쩡하다가 접종 후 갑자기 사망한 고등학생, 건강하던 젊은이, 나이가 있는 부모님들 가리지 않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거나 사망했다는 이야기들. 하지만 언론에서 다뤄지는 내용은 거기까지다. 심도있게 분석하고 추적하는 기사는 없다
▲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데, 여당 후보는 수십조원 재난지원금을 주자고 한다. 금리를 올리고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정부의 정책과도 배치된다. 조율이 필요할 때다. [사진=뉴시스] 월급 빼고 모든 게 올랐다. 달걀과 쇠고기ㆍ돼지고기 등 농축산물부터 라면ㆍ빵을 비롯한 가공식품, 기름값과 전기요금, 전셋값 등 가계에 부담을 주는 품목이 거의 다 올랐다. 화물트럭 등 경유차의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는 데 필요한 요소수까지 품귀 현상을 빚으며 가격이 급등했다. 또한 은행의 대출금리도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어느새 5%대 중반에 이르렀다. 물가는 느낌으로만 뛴 게 아니다. 정부 공식통계도 마찬가지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3.2%)은 9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특히 장바구니 물가인 생활물가지수 상승률(4.6%)은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다. 최근 물가 상승은 정부가 손쓰기 어려운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대란의 요인이 작용했다. 그렇다고 ‘일시적 상승이라 곧 안정될 것’이라며 원자재 확보 등 대응을 소홀히 한 정부가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전셋값 상승이나 8년 만의 전기요금 인상
영화 ‘미션’의 시대적 배경은 1750년대 남아메리카다. 더 정확하게는 현재 파라과이와 아르헨티나, 그리고 브라질의 접경지역 어디쯤인 듯하다. 3개국에 걸쳐 있는 이구아수 폭포가 있는 곳이다. 남미의 대표적인 부족인 ‘과라니(Guarani)족’의 땅이기도 하다. ▲ 과거 스페인에선 식민지 농장 경영을 위한 노예사냥이 이뤄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영화는 1530년대 프란치스코 사피로와 에르난 코르테스가 각각 남미의 잉카제국과 아스텍 제국을 무너뜨리고 광대한 남미대륙이 스페인의 수중에 들어간 지 200여년이 흐른 뒤 남미의 모습을 보여준다. 스페인 총독 카베사가 왕처럼 군림하고, 스페인풍의 궁전과 성당, 성과 요새들이 들어서고, 스페인에서 건너온 스페인 정착민이 귀족으로 자리 잡는다. 조금 요령 있는 원주민들은 유럽풍 복장을 하고 눈치껏 새로운 ‘주인’의 집사나 하인 노릇이라도 하지만, 대부분은 스페인이 건설한 거대한 농장에서 고된 노동으로 연명한다. 남미 정복 이래 자행된 스페인의 가혹한 통치와 노예경제에 원주민들의 저항이 거세지자 스페인은 공식적으로
▲ 4분기 국내 여건은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글로벌 공급망 차질, 미중 무역분쟁 등 대회 상황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정부가 임기와 관계없이 잠재성장률과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이유다. [스쿠프=뉴시스] 3분기 경제성장률이 뚝 떨어졌다.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전기 대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3%로 전망치의 절반에 머물렀다. 코로나19가 급속 확산한 지난해 2분기(-3.2%)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에 발목이 잡혔다. 정부의 올해 성장률 목표 4%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부문별 성장률을 보면 우리 경제의 고질병이 드러난다. 경제의 핵심축인 내수가 심각하게 위축되며 성장률을 갉아먹는 것을 정부의 재정지출과 수출이 메우며 근근이 버틴다.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민간 소비가 3개 분기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되면서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소비는 늘었지만, 음식ㆍ숙박ㆍ오락문화를 비롯한 서비스 분야 소비가 줄어든 결과다.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투자가 줄며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건설투자는 2분기 연속 뒷걸음했다. 설비투자도 차량용 반도체
롤랑 조페 감독의 ‘미션(The Mission):1986’은 그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최우수 각본상을 받아 ‘걸작’의 반열에 오른 작품이다. 교황청에서 선정한 ‘최고의 종교영화 15선’에도 뽑혔다.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상은 받을 만하다 싶은데 ‘교황청상’은 뜻밖이다. 영화 내용이 남아메리카 기독교 선교 과정에서 있었던 참상을 그리고 있고, 그 와중에 교황이 보여준 모습도 긍정적으로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 영화 미션은 남아메리카 기독교 선교 과정에서 벌어진 참상을 그리고 있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영화 ‘미션’엔 흥미로운 게 많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그리고 파라과이에 걸친 세계 최대 폭포 이구아수 폭포의 장관을 배경으로 한 전성기의 로버트 드 니로의 연기는 이구아수 폭포만큼이나 압권이다. 이제는 액션배우로 자리매김한 리암 니슨이 보여주는 ‘앳된’ 선교사의 모습은 조금 당황스럽다. 혹시라도 인디오들에게 아내와 딸이 납치당해서 인디오들을 때려잡기 위해 사제 복장으로 이구
▲ 문재인 정부는 출범하면서 '연방제에 버금가는 강력한 지방분권' '국가균형발전'을 약속했다. 하지만 정부 정책은 생색내기에 그쳤다. 사진은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상주시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2019년 2월 21일 경북 상주시 공무원들이 ‘상복 차림’으로 근무한 적이 있다. 인구 10만명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성의 의미였다. 상주가 어떤 곳인가. 경상도 명칭이 경주와 상주에서 유래할 정도로 들 넓고 교통이 좋아 물산이 풍부하고 인구가 많았다. 수도권 집중이 심해지기 전인 1965년 26만5000명이었던 상주시 인구는 2019년 2월 8일, 9만9986명으로 끝내 시와 군을 구분하는 마지노선 10만명 아래로 내려갔다. 그로부터 2년 반이 경과한 2021년 9월 주민등록인구는 9만5788명. 그새 4198명이 더 줄었다. 결국 행정안전부가 지난 18일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을 벗어나지 못했다. 검은색 상복까지 입었던 상주시 공무원들이 손 놓고 있지는 않았다. 상주에서 아이를 낳거나 어린아이와 함께 이사 오는 가구에 출산육아지원금을 지급함은 물론 중&midd
영화 바벨의 이냐리투 감독은 미국·모로코·멕시코, 그리고 일본 4개 나라의 모습을 통해 감독이 생각하는 세계화의 모습을 보여준다. 전 지구적 차원에서 전개되는 세계화 현상은 진행 단계를 지나 ‘거의’ 완성단계에 들어섰다곤 하지만, 이냐리투 감독이 보여주는 ‘세계’를 보면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 ▲ 영화 속 모로코는 세계화와는 거리가 멀지만 많은 이가 힐링을 위해 그곳을 찾는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미국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멕시코 아줌마’ 아멜리아는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차를 운전해 멕시코 여행을 떠난다. 국경을 넘어도 차창 밖으로 보이는 멕시코 북부의 풍경은 미국 남부와 다를 바 없다. 자연풍광이 다를 바 없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마을과 거리의 풍경조차 미국 LA 변두리 어디쯤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닮았다. 도로 표지판, 건물의 모습, 거리의 간판, 거리를 오가는 자동차, 그리고 사람들의 ‘먹성’ 모두 그렇다. 멕시코 사람들도 미국의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를 마시고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는다. 세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