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장르 파괴’가 대세여서인지 영화도 ‘장르’라는 것을 하나로 꼭 집어 말하기 어려운 듯하다. ‘코믹 호러’도 있고 ‘로맨스 스릴러’라는 것도 있다. 사무기기만 복합사무기기를 쓰는 것이 아니라 영화도 ‘복합영화’를 감상하는 세상이다. 한 그릇 밥 속에 모든 것을 넣어 비비는 비빔밥을 좋아하는 우리네 취향에 맞는 추세일지도 모르겠다. ▲ 빛과 진실이 결국은 어둠과 거짓을 몰아낼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장르 파괴’가 트렌드라고 하지만 영화 ‘신세계’의 장르는 비교적 명확한 일명 ‘누아르(noir)’라 불리는 범죄물이다. 암흑가(noir)에서 ‘어둠의 자식들’이 벌이는 어두운 모습들이다. 그럼에도 영화 ‘신세계’는 조금은 독특하다. ‘어둠의 자식들’은 어둠 속에 은밀하게 숨어서 악을 행하고, 결국은 ‘빛의 자식들’에게 일망타진돼야 하는데, 영화는 그렇게만
▲ 집값 문제, 추미애-윤석열 갈등, 탈원전, 코로나19 방역 등 국민이 걱정하는 일이 쌓여 있다. 더 늦기 전에 대통령이 진솔하게 대화를 나눠야 한다. [사진=뉴시스] 헌법 전문 130조 중 대통령 관련 조항은 20개다.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이며,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한다(66조 1항)’부터 ‘전직 대통령의 신분과 예우에 관하여는 법률로 정한다(85조)’까지. 대통령이 임명하는 국무총리(86조)와 국무위원(87조), 대통령이 의장이 돼 정부의 권한에 속하는 중요한 정책을 심의하는 국무회의(88~93조) 관련 조항까지 포함하면 28개에 이른다. 대통령의 권한과 책무가 그만큼 막중하다는 방증이다. 국정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현실에서 국민이 선택한 정권의 국정운영 평가도 대통령 직무수행 지지도로 가늠할 수 있다. 여론조사기관들이 매주 대통령 직무수행 지지도를 조사해 공개하는 이유다. 한국갤럽의 11월 넷째주 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도가 40.0%로 취임 이후 최저치에 근접했다. 전주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부정평가 이유로 ‘법무부ㆍ검찰 갈등에 대한
‘골드문’ 조직원들이 조직의 배신자를 바지선에 태우고 인천 앞바다쯤으로 보이는 가까운 바다에서 죽을 만큼 두들겨팬다. 그다음 산 사람 입에 강제로 ‘콘크리트’를 부어 넣고 드럼통에 넣어서 다시 드럼통을 콘크리트로 채우고 뚜껑을 밀봉해 바다에 수장한다. 영화 ‘신세계’는 이런 장면으로 시작한다. 어렴풋이 동트는 바다를 뒤로하고 조직원들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항구로 돌아와 시침 떼고 세상 속에 섞인다. ▲ 민주적 절차에 따른 협의에 의한 합의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양극화는 점점 심해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관객으로선 저런 무시무시한 조직이 우리 이웃에 평범한 얼굴로 돌아다닌다는 것이 공포스러울 수밖에 없는데, 다음 장면에서 구속됐던 ‘골드문’ 회장이 가석방으로 풀려나는 뉴스가 나온다. 회장님은 개선장군처럼 구치소를 나서며 대자대비한 미소를 머금고 미끈한 승용차에 오른다. 악마의 조직의 ‘대마왕’이 감방에 갇혀있어도 그 조직원들이 생사람의 배 속을 콘크리트로 채워 수장하고 날뛰는데 이제 ‘대마왕&rs
코로나19의 충격은 지구촌의 빗장 잠그기로 이어졌다. 사람간의 이동이 기본인 관광산업도 사실상 전 세계적으로 멈춰선 상황인 것이다. 세계관광기구(UNWTO)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0년 상반기 전세계 관광객이 지난해 동기보다 65%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인원으로는 약 4억4000만 명이 감소하였고, 이에 따른 경제 손실은 미화 4600억 달러(약 535조원)에 이른 것으로 진단하고 있는데, 이러한 결과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기록한 경제 손실의 약 5배에 달하는 것"이라고 하니 엄청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세계관광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와도 전세계 관광객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 2년 6개월에서 최대 4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은 우리들이 과거에 상상조차 못한 많은 변화를 아주 빠르게 가져오고 있다. 그 변화의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는 ‘언택트(비대면)’시대의 도래이다.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한 비대면 생활이 우리들의 일상이 되어 버렸다. 국가 간 이동이 완전히 봉쇄되면서 하늘을 누벼야 할 항공기가 계류장에 장기간
▲ 국민이 이른 시일 내에 체감할 수 있도록 전세공급 확대 대책을 실행해야 할 것이다. 이것저것 모아 숫자를 채울 때가 아니다. [사진=연합뉴스]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시장 동향과 정부의 정책 대응을 보노라면 국가의 존재 의미와 정치의 책무에 의문을 품게 된다. 국민, 특히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서라는 임대차법 개정 취지에 반대하는 이는 없다. 하지만 국민의 재산권과 주거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제도 변화에 대응하는 정부와 정치권 자세는 낙제점이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담은 임대차보호법이 여당인 민주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하고 7월 31일 전격 시행되자 시장에선 적지 않은 부작용이 나타났다. 전셋값이 급등하고, 전세매물이 품귀현상을 빚었다. 사실 이런 부작용은 예견됐고, 여당도 알고 있었다. 민주당이 법 개정 한 달 전 6월 30일 개최한 ‘민생공정경제 연속 세미나(주거 분야)’ 발제문에 임대차법 도입 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이 상세히 거론됐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전세제도의 특수성부터 도입 초기 전셋값 급등, 장기적으로 임대주택 공급 위축, 의무계약기간 장기화 및 고정화 등. 무
박훈정 감독의 ‘신세계(2012년)’는 우선 영화제목이 너무 평범해서 오히려 호기심을 자극한다. ‘신세계’라는 이름은 어쩔 수 없이 백화점 상호 ‘신세계’를 떠올리게 한다. 설마 백화점 홍보가 아닌 이상 감독은 ‘신세계’라는 제목에 무슨 의미를 담고 싶어 했을지 궁금해진다. ▲ '신세계'는 모두가 함께 꿔야 가능한 꿈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백화점이 아니라면 ‘신세계’라는 말에서 연상되는 또 다른 이미지는 미국 신대륙의 장엄함과 희망을 담은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교향곡’쯤이다. 또 다른 것은 올더스 헉슬리(Aldous Huxley)의 현대문명에 대한 비판과 경고를 담은 소설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도 있다. 그다음으론 서구사회에서 줄기차게 문제를 제기해 왔지만 여전히 실체가 베일에 가려져 있는 전세계 엘리트들의 비밀조직 ‘프리메이슨(Freemason)’이 표방하는 ‘신세계 질서(New World Order)’
▲ 부동산 일자리 민심이 악화한 만큼 정부 정책과 여야 의정활동은 국민고통지수를 낮추는 데 맞춰야 한다. 하지만 정작 현실에선 뒷북 내지 면피 행정과 정쟁이 난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론조사는 특정 시점의 응답자 반응보다 조사 대상자의 중장기적 인식 추세를 눈여겨봐야 현상 해석의 오류를 줄일 수 있다. 여러 조사기관들이 매주 조사해 발표하는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나 여야 정당 지지도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갤럽의 11월 둘째주 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46.0%가 긍정 평가한 반면 45.0%는 부정 평가했다.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긍ㆍ부정률은 8월 중순부터 40%대를 오르내리며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직무수행 긍정 평가자에게 이유를 물으면 ‘코로나19 대처’ ‘전반적으로 잘한다’ ‘외교ㆍ국제 관계’ ‘복지 확대’ ‘최선을 다함ㆍ열심히 한다’ 등 순서로 답한다. 긍정 평가 1위인 코로나19 관련 응답은 8월 중순 코로나19 재확산 무렵부터 추석 전까지 40% 안팎이었다가 추석 이후 30% 내외로 내려갔다
러드로 대령은 정의롭지 못한 ‘인디언 전쟁’에 환멸을 느끼고 젊음을 바친 군대를 떠난다. 러드로 대령이 보기에 그것은 ‘전쟁’이라기보단 ‘학살’이었다. 군인의 명예는 당연히 적군과 맞서 싸워 조국을 지키는 것일 텐데, ‘인디언 전쟁’은 그렇지 않았다. ‘인디언 전사’들과의 전투가 아니라 인디언 마을을 덮쳐 마을을 불태우고 인디언 아녀자들을 몰살했기 때문이다. ▲ '부정(否定)의 정의(定義)'는 '정의(定義)'가 아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러드로 대령은 명예롭지 못한 ‘전쟁’에 분노하고, 그 ‘학살명령’을 내린 미국정부에 대해서도 분노한다. 정의롭지 못한 ‘인디언 전쟁’에 치를 떨게 된 러드로 대령은 ‘반전주의자’가 되고, 또한 전쟁을 조장하는 정부에 분노하는 ‘반정부 인사’가 된다. 말 그대로 ‘anti-’의 정체성을 갖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lsq
▲ 바이든 정부의 뉴 '팍스 아메리카나'가 기회가 될지 시련이 될지는 우리 대응에 달렸다. 정부를 넘어 기업과 정치권이 선거 이후 미국을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사진=연합뉴스] 지구촌에서 한국만큼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나라도 별로 없다. 외교안보 전략과 한반도 정세는 물론 무역의존도가 높은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중국에 이어 제2수출국인 미국의 통상정책이나 산업정책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지난 4년, 미국과 중국간 패권경쟁이 본격화하면서 국제질서가 급변하고 한국은 양국 사이에서 시험대에 올라섰다. 대선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도 미중 경쟁이란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밀어붙여온 중국 견제나 미국 이익 우선주의는 민주당도 무시할 수 없는 개념이다. 중국이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강대해져 미국을 위협하도록 용인해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다만, 백악관 주인이 바이든으로 바뀌면 그 실행방법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고율의 관세 부과나 양자간 무역협정 재협상 등 트럼프 정부가 해온
도회로 나간 하버드 유학생인 막내아들 새무얼이 몬태나의 아버지 목장으로 약혼녀 수잔나를 데려온다. 아버지 러드로 대령과 큰아들 알프레도가 정장을 차려입고 기차역까지 마중을 나가 예를 갖춰 맞이한다. 그 자리에 둘째 아들 트리스탄은 없다. 목장에 도착했을 때 저 멀리서 말을 탄 트리스탄이 천천히 다가온다. ▲ 고대 그리스 시대 이래 자연법과 실정법의 관계는 항상 편치 못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알프레도가 수잔나에게 트리스탄을 소개하지만, 트리스탄은 ‘만나서 반갑다’거나 ‘환영한다’는 간단하고 상투적인 인사조차 없이 수잔나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며 빙글빙글 웃기만 한다. 대단히 무례하다. 알프레도가 수잔나에게 그런 트리스탄을 가리켜 ‘원래 이놈은 우리 목장의 동물들보다 무례하다’고 양해를 구하지만, 정작 수잔나는 전혀 불쾌한 기색 없이 최고의 환영을 받은 듯 흐뭇하기만 하다. 잘생기면 좀 무례해도 모두 용서되는 모양이다. 얼굴이 ‘열일’한다.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새무얼이 전사하고 수잔나는 미망인 아닌 미망인이 된다. 러드로 대령은
▲ 3분기 경제성장률의 플러스 전환을 두고 청와대와 정부가 자찬을 늘어놨다. 기업과 가계가 느끼는 것과 거리가 너무 멀다. 대통령의 경제인식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사진=뉴시스] 3분기 경제성장률이 플러스(1.9%)로 전환한 것을 놓고 청와대와 정부는 자화자찬 일색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기적 같은 선방”이라고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경제 정상화를 위한 회복 궤도에 진입했다”고 자평했다. 경제활동의 다른 핵심축인 기업과 가계가 느끼는 것과는 거리가 있어서 공허하게 들린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의 속내와 국내외 여건을 보면 희망 섞인 섣부른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차관은 “플러스 성장은 값진 성과”라고 평했지만, 3분기 GDP는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한국은행이 분기마다 발표하는 경제성장률은 전기前期 대비다. 올 1분기(-1.3%)와 2분기(-3.2%) 연속 역성장했기 때문에 비교의 기준이 되는 GDP가 상대적으로 적어서 3분기 성장률 수치가 플러스(+)로 나왔다. 경제용어로 이를 기저효과(Base
▲ 제주국제공항에 서 있는 돌하르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는 지난 11월 1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에서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대비한 대응전략으로서 세 가지를 강조했다. 환자 발생 조기 차단, 감염병 대응 인프라 구축을 통해 치명률 최소화, 방역과 일상생활 공존을 중요하게 얘기했고,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 방안 등을 발표하였다. 인류가 겪은 몇 차례의 감염병 대란 중 하나이면서 우리 시대 초유의 코로나19 침공이 장기화함에 따른 적절한 전략 방침을 발표한 것이고, 발표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환영하는 바이다. 비교적 상세하게 만들어진 발표였기에 이 참에 제주도 역시 발 빠른 준비가 있어야 할 것이라 여기면서 제언을 하고자 한다. 'With Corona' 시대의 제주는? - 지나친 규제나 격리 보다는 생활 속 방역으로 - 두려워하되 피하지 말기 - 일상생활을 안심하고 누릴 수 있게 보건의료 강화 - 코로나 위기를 제주 경제 강화 계기로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