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과 정부 당국은 '주가 3000 시대'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 등에 현혹돼선 안 된다. 지금은 유동성을 관리하는 방안을 강구할 때다. [사진=연합뉴스] 주식시장이 새해 벽두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코스피가 7일 3000 고지에 오른 데 이어 8일에는 120포인트 폭등하며 3100선도 넘어섰다. 코스피는 2020년 12월 23일부터 새해 1월 8일까지 10거래일간 418.5포인트(15.3%) 치솟았다. 1월 6일 하루를 빼고 9거래일 상승했다. 코스피 3000 시대 개막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와중에서 세운 신기록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 경제 규모나 기업 실적에 비해 국내 주식이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돼온 것을 불식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하지만 마냥 반기기에는 우려스러운 점들이 적지 않다. 지난해 강세장을 주도한 것은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쥐락펴락해온 증시에서 개인이 역할을 하게 된 것은 증시 저변 확대 측면에서 반길 일이지만, 최근 개인들의 투자는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해 개인의 순매수가 47조원을 넘
▲ 코로나19 조기 접종으로 집단면역이 형성되면 경기침체와 민생안정의 전환점이 마련될 것이다. 청와대와 정부, 집권여당의 책임 있는 국정운영이 긴요하다. [사진=뉴시스] “살려주세요.” 서울 동부구치소 수용자가 쇠창살 틈으로 손을 내밀어 이 문구가 적힌 쪽지를 흔드는 장면은 대한민국이 처한 절박한 현실을 대변한다. 살려달라는 호소는 누적 확진자가 900명을 넘어선 동부구치소 수용자들만의 외침에 그치지 않는다. 집단감염이 나타나자 동일집단(코호트) 격리 조치에 들어간 요양병원들에서도 진료 및 간병 시스템이 와해되며 의료진과 환자들이 신음하고 있다. 생전 처음 경험하는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로 연말연시 대목을 잃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 가슴도 타들어간다. 코로나 확진자가 연일 1000명을 오르내릴 정도로 방역 위기가 심각하고 경제가 악화하는 시기에 정부 여당의 안정감 있는 국정 운영과 정책 대응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문재인 정부 5년 임기 마지막 해인 2021년 정부 정책은 방역과 민생 안정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백신을 조기에 충분히 확보하고 접종을 서둘러 집단면역 형성 시점을 앞
쏟아지는 TV 프로그램, 광고, 인터넷 정보, SNS가 사람들의 욕망을 부추긴다. 때론 없던 욕망까지 열심히 발굴해낸다. 욕망이 커지는 만큼 소비를 늘릴 수 있다면 문제없겠지만, 다함께 소비를 무한대로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모두들 불행해진다. ▲ 현대자본주의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찬양하고 고무시킨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영화 ‘아포칼립토’는 마야족 작은 마을 주민들의 사냥 장면으로 시작한다. 마을의 젊은 사냥꾼들이 울창한 숲속에서 멧돼지처럼 생긴 짐승 한마리를 쫓는다. 10여명이 창을 들고 숲속에서 멧돼지와 숨바꼭질하며 몰아 결국 포획에 성공한다. 그 자리에서 자신들의 소중한 양식이 되어줄 멧돼지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숨통을 끊는다. 그리고 즉석에서 배분이 이루어진다. 배분의 순서는 사냥에서 세운 공로의 정도를 기준으로 한다. 모두 큰 불만 없이 분배가 완료된다. 나뭇가지에 멧돼지를 매달고 마을로 돌아오는 젊은이들을 마을의 아녀자들이 몰려나와 맞이한다. 갈리아를 정복하고 로마시민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개선행진을 벌이는 시저의 군대가 부럽지 않다. 마을에서는 멧돼지 한 마리로 밤늦
▲ 백신 행정이 혼선을 빚은 이유 중 하나는 청와대가 컨트롤타워 역학을 제대로 못했다는 점이다. 청와대가 주도해 방역 컨트롤타워를 재점검하고 똑바로 세우는 작업이 긴요하다. [사진=연합뉴스] 세밑에 전국이 멈춰 섰다. 생전 처음 경험하는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로 송년회도, 크리스마스 예배도 취소됐다. 연말연시 대목이 실종됐다. 정부의 방역 지침대로 마스크 쓰고, 손 소독하고, 거리두기를 지키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줄 알았는데 신규 확진자가 연일 1000명을 넘나든다. 코로나와의 전쟁은 지난 1년에 이어 내년에도 지속될 태세다. 그 와중에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모더나에서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세계 증시가 환호했다. 국내에서도 코스피 3000시대가 예고됐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백신 개발 국가는 물론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도 연내 백신을 접종하는데 방역 모범국이라고 자화자찬하던 한국은 아직 백신을 확보조차 못했다. 야당이 ‘K방역이 실패했다’며 대통령 책임론을 제기했다. 언론도 백신 행정의 혼선을 지적했다. 그러자 청와대와 여당은 ‘백신의 정
▲ 제주국제공항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 캐리어를 끌고 온 입도객들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고 있다. 집에 들어오니 자정이 다가오는 밤 11시 30분. 글을 쓰는 2020년 크리스마스도 거룩하지만 고요하게 지나가고 있다. 내가 제주공항 워크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입도객들 진료 및 검사를 시작한지 벌써 수개월이 지나간다. 공항 주차장 한 편에 만들어진 컨테이너 선별진료소에서 밤 당직을 마치고 헤어지는 요원분들은 3, 4월이 지나면 코로나19 사태가 해소될 것처럼 생각했다는데 벌써 1년이 다가온다고 지난 몇 개월을 돌아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언제까지 갈지 걱정의 말들을 했던 것이 집에 온 지금도 머리를 맴돈다. 제주공항 워크스루 선별진료소는... 총선 끝나자마자 대구 의료지원 다녀오고 좀 쉬고 있으려니 제주도의사회에서 연락이 왔었다. 제주공항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의사 인력이 부족하니 협조해달라고 해서 진료팀에 결합해서 지금까지 온 것이다. 지난 2월에 대구에서 신천지 종교집단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폭발하자 제주도에서는 3월쯤 서둘러 공항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메르스 사태 때처럼 금방 끝날 것으로 보
‘아포칼립토(Apokalypto·2006)’는 영화배우로 익숙한 멜 깁슨이 직접 각본을 쓰고 감독을 맡은 대작 영화다. 배우가 순간적인 객기로 감독으로 나서는 경우도 있지만, 멜 깁슨은 감독으로도 출중한 기량을 보여준다. 2004년 감독 데뷔작인 ‘예수의 수난(The Passion of the Christ)’에서도 만만치 않은 기량을 뽐낸 바 있다. ▲ 묵시록엔 ;하나의 위대한 문명은 내부로부터 먼저 붕괴되고, 그다음에 외부 세력에 정복당한다'고 명시돼 있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아포칼립토는 미국에서 만든 ‘외국어 영화’ 같다. 모든 대사를 사라진 고대언어 ‘아람어’로 채웠던 2004년 작 ‘예수의 수난’처럼 ‘아포칼립토’에서도 사라진 마야 언어를 최대한 복원해 사용하고 영어 자막을 서비스했다. ‘자막 영화’ 보기를 끔찍할 정도로 싫어하는 미국 관객들에게 고집스럽게 영어 자막 영화를 들이대는 멜 깁슨의 오기와 원칙이 감탄스럽다. 메가폰을 잡은
▲ 세계는 규제개혁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코로나19 이후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스스로 지금의 경제정책을 되돌아봐야 할 때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정부 5년 임기 마지막 해인 2021년 경제정책방향이 17일 발표됐다. 153쪽 자료에 270개 정책의 추진 일정이 열거됐지만, 장밋빛 성장 전망에 제시된 대책은 재정 살포와 일부 고가제품에 대한 세금 감면, 공공 일자리 제공 등 그동안 해오던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경제회생은 물론 코로나 위기 탈출도 버거워 보인다. 정부는 ‘빠르고 강한 경제 회복’과 ‘선도형 경제로의 대전환’을 내세웠다. 구호는 거창한데 대책이 너무 빈약하다. ‘확장적 거시정책 유지’ ‘역대 최고 수준 조기 집행’ ‘지방정부 추경 편성 독려’ 등 확장재정과 나랏돈 조기 살포 외에 뾰족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경기가 침체해 세금이 덜 걷히는데 적자국채를 찍어서라도 돈을 뿌려 경제지표를 관리하고 4월 서울ㆍ부산시장 재ㆍ보궐선거에서 표를 얻겠다는 정치적 계산이 작용한 모양새다. 경제 반등과 활력
폭력조직 ‘골드문’의 회장 석동출이 의문사를 당하고, 조직의 2인자 정청(황정민)과 3인자 이중구(박성웅)의 ‘왕좌의 게임’이 본격화한다. 폭력조직의 후계구도 경쟁에 난데없이 경찰이라는 ‘외세’까지 개입하면서 판이 어지럽게 돌아간다. ▲ 담장 위를 걷는 경계인은 자신을 '도구'가 아니라 '정'으로 받아주는 사람들 쪽으로 떨어지고 싶어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폭력조직과 경찰이 복잡하게 얽히고설키는 와중에 조직의 내부정보가 거의 실시간으로 경찰에 털리는 것을 눈치챈 2인자 정청은 중국 최고의 해커를 동원해 경찰이 조직에 심어놓은 빨대가 다름 아닌 자신의 형제와 같은 최측근 이자성(이정재)임을 알게 되고 깊은 번뇌에 빠진다. 결국 정청은 조직을 배반하는 한이 있어도 ‘브라더’ 이자성을 보호하기로 한다. 열심히 계산기 두드려보는 ‘타산’보다 ‘정’이 앞선다. 6년 전 목포바닥에서부터 다져온 ‘정’을 저버릴 수 없다. 이자성도 조직에서 자신의
▲ 임차인 보호를 더 이상 임대인의 선의에만 의존할 수 없다. 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피해가 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을 보호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때다. [사진=뉴시스] ‘K방역’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확산하며 확진 판정을 받고도 병실이 없어 집에서 대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자영업 매장에 휴업(집합금지) 조치가 다시 취해지자 왜 자영업자들만 피해를 감수해야 하느냐는 볼멘소리와 함께 어디는 문을 닫고 어디는 영업하는 기준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불만도 쏟아진다. 게다가 영국에서 코로나 백신이 투여된 날에야 정부가 백신 확보 계획을 발표하자 과연 내년 중 백신 접종이 가능하긴 하냐며 한숨 쉰다. 코로나 사태가 1년이 되도록 장기화하는 가운데 믿었던 방역체계마저 위태로워지자 국민의 우울감(코로나 블루)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서 제목에 ‘코로나’가 포함된 청원을 검색하니 1168건이 뜬다(11일 오후 7시 기준). 경제와 방역 사이를 오가는 땜질 처방으로 코로나 사태를 키웠고, 지원 대책도 시늉뿐인 탁상행정이어서 자영업자들이 벼랑
▲ 보건소 직원이 코로나19 검체 체취를 하고 있다. [뉴시스] 어제(15일) 제주도는 코로나-19 급증세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그것도 3일 지난 18일 0시부터 한다. 드림타워 개장 날짜와 관련설 등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 다만 도민들에게는 멈추라고 하면서 정작 제주도 행정은 임무를 잘하고 있는가 살펴보고자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능사는 아닌데... 제주도의 방역을 위한 거리두기 2단계 격상은 전국적으로 1000명 수준의 환자 발생 상황과 제주도에서도 거의 매일 10명 안팎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의 입장에선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은 당연할지 모른다. 하지만 뭔가 놓치고 있는 것이 없을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도민들은 마스크 착용, 손씻기뿐만 아니라 모임 등을 자제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2단계, 2.5단계, 3단계 격상은 필요에 따라 적용할 수 있다. 문제는 시민들에게만 꼼짝 말라고 강제하면서 정작 도정은 자신들의 역할을 잘하고 있을까? 감염병 시대에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행정의 역할과 시민들의 역할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시민들은 최대한 주의하면서
경찰은 우리사회에서 어둠을 몰아내는 빛이어야 한다. 제아무리 짙은 어둠도 먼동이 트면 물러가게 마련인데, ‘골드문’이라는 어둠의 세력은 아무리 빛을 비춰도 물러가기는커녕 어둠은 점점 짙어지고 넓어진다. 이대로 뒀다가는 미국의 마피아처럼 통제불능 상태가 될지도 모르겠다. ▲ 하얀 종이 위의 검은 점을 검정 물감으로 지우려면 결국 종이 전체가 검어진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어둠을 몰아내야 할 경찰은 점점 초조해지고 위기감에 사로잡힌다. 몽양 여운형 선생도 해방정국의 혼란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비상한 시국에는 비상한 사람들이 비상한 각오로 비상한 일을 도모해야 한다”고 특단의 대책을 세운다. 여운형 선생처럼 경찰청의 ‘비상한 사람들’이 ‘일이 틀어지면 죽기밖에 더 하겠느냐’는 ‘비상한 각오’로 아예 경찰을 ‘골드문’ 조직 회장에 앉히려는 ‘비상한 작전’에 들어간다. ‘비상(非常)’이란 말 그대로 ‘정상적이지 않은 것’이다. &
▲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8.9% 많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사상 최대 예산이다. 재.보궐 선거를 의식한 포퓰리즘이 적용한 결과다. 국민과 시민단체의 감시가 긴요한 이유다. [사진=뉴시스] 국회가 3일 558조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을 의결했다. 국회선진화법이 시행된 2014년 이후 6년 만에 몸싸움 없이 법정시한을 지켰다. 예산안이 본회의를 통과하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 야당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포옹했다. 예산안 처리를 볼모 삼아 대치하며 파행하던 것과는 다른 장면이었다. 외형적으론 실로 오랜만의 여야 협치協治로 보였다. 그러나 실상은 선거를 의식한 나머지 정부 예산안을 꼼꼼히 따져 삭감하기는커녕 오히려 증액했다. 졸속 부실 심의, 밀실 야합 심사, 지역구 민원성 사업 예산 끼워넣기 등 구태 또한 여전했다. 헌법 제57조는 ‘국회는 정부의 동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예산 각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민 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한 장치다. 하지만 국회는 정부 예산안보다 2조2000억원을 증액했다. 예산이 국회에서 늘어난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