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4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제주 양봉농가 450곳 대부분 피해 울상 ... 벌 군집 붕괴현상? 이상기후?

 

우리나라 최남단 제주에서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양봉농가가 큰 피해를 보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8일 한국양봉협회 제주도지회에 따르면 꿀벌이 대거 사라지는 현상이 올해 제주도내 양봉농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규모의 차이가 있을 뿐 도내 양봉농가 450곳 중 대부분이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가 심한 농가는 전체 벌통 중 90% 이상이 비는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절반 이상 피해를 본 곳도 상당수다.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에서 양봉업을 하는 이상일(53)씨는 "지난해 9월 잡화꿀 채취를 끝내고 10월부터 월동에 들어갔던 벌이 그새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면서 “벌통 200개 가운데 182개가 텅 비어있다. 현재 18개 벌통에 있는 꿀벌들도 건강하지 못하고 비실비실한 상태"라고 말했다.

 

37년째 양봉을 하고 있다는 이순철(64)씨도 "어째서인지 최근 2∼3년 동안 꿀벌이 평년보다 부쩍 사라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이 현상도 한 철이라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우리뿐 아니라 대부분 농가에서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작년의 경우 벌통 1개를 15만∼18만원에 사 왔는데 올해는 벌이 없어 벌써 벌통 1개당 25만∼30만원까지 줘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토로했다.

 

제주지역 양봉농가는 대부분 연초에 1만∼1만5000마리의 벌이 들어 있는 벌통을 필요한 만큼 사들인다. 이후 벌통 1개당 3만∼3만5000마리까지 늘려 꿀을 채집한다.

 

양봉은 벌들이 월동을 마치는 시기인 12월 말에서 1월 초부터 시작해 봄에는 본격적으로 꽃에서 꿀을 따 나르는 작업을 한다. 도내에서 주로 밀감꽃과 유채꽃, 잡화, 종날(때죽나무) 등에서 꿀을 채취한다. 이어 가을부터는 벌통을 닫고 다음해를 기다린다.

 

그러나 올해는 잠자던 벌을 깨워 먹이를 주며 본격적인 양봉준비를 하는 ‘봄벌 깨우기’ 과정에서 벌이 사라진 것을 확인한 농가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제주에서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난 시기는 2~3년 전부터다. 

 

이러한 꿀벌 집단실종 원인으로 벌 군집(群集) 붕괴 현상(CCD·Colony Collapse Disorder)이 거론되고 있다.

 

2006년 미국에서 처음 보고된 CCD는 꿀을 채집하러 나간 꿀벌들이 '어떤 이유'로 벌집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아 유충이 집단폐사하는 현상을 뜻한다.

 

겨울기온이 점차 오르면서 벌에 유해한 바이러스가 활발해져 폐사로 이어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여기에 미세먼지와 농약, 이상기후 등도 폐사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추정 뿐 아직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꿀벌의 감소는 생태계를 위협할 수도 있다. 꿀벌은 꿀을 찾아 이 꽃 저 꽃을 옮겨다닌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수술의 꽃가루를 암술에 전달, 식물의 수분(受粉·꽃가루받이)을 해준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 100대 작물 중 약 71%가 꿀벌을 매개로 수분한다. 꿀벌이 사라지면 과일과 채소 등 농작물이 자라는 것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제주도는 지난주 피해 현장을 방문해 농가 의견을 듣고, 현재 정확한 피해 규모 등 실태조사에 나섰다.

 

제주도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보면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이러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따뜻해진 기후 탓에 벌들이 면역력이 약해져 여러 질병에 취약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외 에도 기생충인 꿀벌응애, 잘못된 약제사용 등 여러 원인을 놓고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이누리=박지희 기자]

 

추천 반대
추천
0명
0%
반대
0명
0%

총 0명 참여


배너

관련기사

더보기

배너
배너

제이누리 데스크칼럼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댓글


제이누리 칼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