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중국해 해상에서 침몰한 유조선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유출된 기름이 3월중 제주해상으로 밀려들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제주도내 환경단체가 대책을 촉구하는 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29일 성명을 내고 “사고로 침몰한 상치호 기름유출에 의한 오염해양수가 두 달 안에 제주도 연안에 도착할 것이 예상된다”며 “확산경로에 대한 예측과 모니터링, 오염방지단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연합은 기름으로 오염된 바닷물이 3월이면 제주에 도달할 것이라는 영국 국립해양학센터와 사우스햄튼대학의 발표를 근거로 들었다.
상치호는 콘덴세이트유 13만6000t 등을 싣고 항해하던 중 제주도 남서쪽 311km 해상에서 선박끼리 충돌하는 사고로 인해 지난달 14일 침몰했다. 이 사고로 상치호에 실려 있던 기름이 바다로 유출됐다.
영국 국립해양학센터(Nationalain Oceanography Centre)는 지난 27일 사우스햄튼대와 공동으로 동아시아 해류의 3개월간 흐름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쿠루시오 해류를 타고 40일 정도면 제주도 남쪽 해상에 도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사고로 흘러나온 기름인 콘덴세이트유는 독성이 강하고 매우 가벼운 성질로 물과 분리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며 “ 때문에 외신은 이번 사고가 ‘최악의 환경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했다. 하지만 관계당국의 대처는 미온적이기만 하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해양수산부는 콘덴세이트유가 빠르게 증발되기 때문에 피해가 미미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지만 유출량이 많아 제주해역까지 도달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름유출사고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며 “자칫 잘못해 해양오염수가 제주 연안에 당도하면 제주도의 해양생태계는 물론 그에 따른 수산업과 관광산업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순시선을 파견해 예찰활동을 펼치는 등 해양오염수를 차단하기 위해 방제활동을 하고 있다”며 “정부와 제주도 역시 면밀한 예측과 모니터링을 기반으로 만에 하나 발생할 위험에 대처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