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꿈꾸던 '크루즈 1조원 시대'가 좌절됐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15일부터 한국 관광을 금지, 제주에 기항하는 중국발 크루즈 기항이 전면 중단됐기 때문이다.
15일 제주도 등에 따르면 14일 현재 올해 제주를 기항한 중국발 크루즈는 78회다. 관광객 16만3935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도는 올해 월드와이드 노선(세계노선)과 한·중·일 노선, 중국을 모항으로 하고 있는 노선을 합해 757회, 150만명의 크루즈 관광객을 유치할 목표였다. 또 7월 강정크루즈항의 개항으로 내년까지 '크루즈 1조원 시대' 개막을 꿈꿨다.
도는 지난 1월 말 올해 크루즈선 700회, 15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주지역에 가져올 파급효과는 7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2018년에는 크루즈관광 200만명을 유치해 크루즈산업 1조원시대를 개막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제주 크루즈시장은 아시아지역 기항지 중 1위로, 크루즈선사들로부터 기항요구를 전부 수용하지 못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크루즈관광으로 인한 제주도내 경제 파급효과는 6502억원에 달했다.
입출항료 및 접안료 등 항만수입으로 81억1900만원, 전세버스·줄잡이·도선료 등 민간수입 216억9200만원, 관광객 쇼핑 6203억7341만원 등이다.
제주관광공사와 제주발전연구원의 ‘2012 크루즈관광객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평균 크루즈 1척(10만톤급, 2500명 기준)이 1회 입항할 때 7341만원의 직접효과(항만수입 1781만원, 민간수입 5560만원)가 발생하고 있다.
또 크루즈 관광객은 1인당 제주에서 평균 51만7000원을 소비하고 있다.
이에 도는 2018년 1조원 시대를 앞두고 올해를 크루즈산업이 질적성장으로 재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뒷받침하는 특별대책까지 내놨었다.
하지만 제주의 꿈은 무너졌다. 사드 보복으로 중국발 크루즈 191회의 기항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현재 기항을 취소한 선사는 5개선사의 6척이다.
한국 관광이 금지되는 시점인 16일부터 6월30일까지 코스타 선적의 코스타세레나호와 코스타이틀란디카호 등이 52회, 내달 3일부터 8월31일까지는 차이니즈 아이산 크루즈 28회, 16일부터 30일까지는 코스카 포츄나호 15회, 16일부터 12월31일까지는 스카이씨 골든에라호 62회가 취소됐다.
단, 월드와이드 노선을 운항하는 8개 선사의 8척(14회)과 일본을 모항으로 하는 5개 선사의 5척은 예정대로 기항한다. 하지만 아직 취소하지 않은 중국발 4개 선사 10척은 곧 취소를 통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월드와이드 노선과 일본을 모항으로 하는 노선의 13개 선사 13척의 크루즈는 예정대로 기항한다.
크루즈 전체의 97%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발 크루즈의 제주 기항이 중단되면서 도 당국과 관련 업계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도는 대책을 마련하느라 동분서주하다. 업계는 한숨만 짓고 있다.
당장 500여대로 파악되고 있는 크루즈 연관 전세버스 업체들과 면세점 등 크루즈 관광객이 들렀던 업체의 타격은 이미 예고된 상태다. 도내 전세버스는 총 2280대다.
김승준 제주도전세버스조합 이사장은 “오늘부터 중국인 관광이 전면 금지되면서 크루즈 관광객만 아니라 단체관광객을 실어나르던 버스 업체는 물론 기사들도 직장을 잃을 우려가 있는 등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며 “버스 할부금을 납부할 수 없는 회사가 생겨날 것이고, 여행사에서 받고 있는 버스 사용료를 못 받는 업체가 속출하면서 전체버스 업체 전체로 위기가 닥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면세점도 마찬가지다. 도내 한 면세점 관계자는 "크루즈 기항 시마다 평균 2000명의 관광객을 맞았던 면세점의 타격도 뻔한 일"이라고 토로했다.
도는 크루주 부두의 도선과 예선업체의 한해 18억원 적자와 터미널 운영적자 30억원 등의 손실을 전망했다. 관광 가이드의 대량 실직도 우려하고 있다.
김창선 도 해양수산국장은 “크루즈 연관산업은 물론 크루즈 관광 중단으로 미칠 제주도의 관광산업 전반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 제주-부산-일본-대만을 잇는 시내버스 개념의 셔틀 쿠루즈 노선의 신설을 추진하기 위해 크루즈 해외시장개척단을 구성해 이달과 내달 일본과 대만 등지에서 마케팅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이누리=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