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SE7EN(1995년)’은 연쇄살인마가 등장하는 범죄스릴러 영화의 전형이다. 그러나 ‘인간의 7가지 죄악’을 모티브로 삼아 다른 범죄스릴러물과는 차별화된 ‘무거움’을 전달한다. 단테의 「신곡」과 제프리 초서(Geoffery Chaucer)의 「캔터베리 이야기(The Canterbury Tales)」가 다루는 인간 군상의 모습과 죄악이 사건 실마리를 푸는 열쇠로 등장한다. ▲ 서머셋 형사는 정년퇴임을 7일 앞두고 끔찍한 현장의 목격자이자 증인이 된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영화는 온통 7이라는 숫자로 구성된다. 연쇄살인마 존 도(케빈 스페이시)는 7일 동안 단테의 「신곡」에서 경고한 7가지 죄악인 ‘탐식(Gluttony), 탐욕(Greed), 나태(Sloth), 욕정(Lust), 교만(Pride), 시기(Envy), 분노(Wrath)’를 단죄하는 살인을 감행한다. 이 엽기적인 연쇄살인 사건이 정년퇴직을 정확히 7일 앞둔 노형사 서머셋(모건 프리먼) 앞에 떨어진다. 영화의 배경을
▲ 2020년 예산안 심사과정 역시 '밀실.깜깜이.졸속'이란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국회 스스로 존재 이유를 저버렸다는 비판이 잇따르는 이유다. [사진=연합뉴스] 어느새 2019년 달력도 달랑 한장 남았다. 가는 해를 아쉬움 없이 마무리하고, 새해를 기대와 희망 속에 맞을 준비를 할 때다. 그러나 이 땅의 정치현실은 국민을 절망시킨다. 해마다 11월 말~12월 초, ‘정치 1번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들려오는 뉴스는 제목과 내용이 거의 똑같다. “올해도 ‘밀실ㆍ깜깜이ㆍ졸속’ 예산심사…법정 처리시한 넘겨” “민생ㆍ경제 법안 ◯◯◯건 무더기 처리” 등등. 1년 전 기사를 찾아내 연도와 등장인물, 법안 이름 정도만 바꾸면 될 정도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이미 다 알고 있는 만성질환인데도 정작 당사자들은 고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올해도 변함없이 새해 예산안은 밀실에서 몇몇 실세 의원들이 주무르는 식으로 졸속 심의됐다. 그나마 2014년 예산안 본회의 자동 상정 규정을 도입한 국회선
우민태(宇脗駘)는 조배죽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성골(聖骨) 조배죽이 되어 더 큰 벼슬을 하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중국 무협소설을 열심히 공부 중이다. 사무실에서도 즐겨 읽는 듯 책상 위에 가득히 쌓여 있다. 열심히 공부한다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 같기도 하다. 어디론가 “어‼ 난데‼ 그거 가정오라(가져와)‼”라고 위압적인 목소리로 전화를 하였다. 한 시간 후에는 시골에 있는 도서관 직원이 부리나케 달려와서 가방에서 책을 풀었다. 도서관 직원이 가져온 책은 중국 무협소설 '측천무후(測天武后)'다. 아마도 도서관에 지시하여 이 책을 구입하여 가져오라 한 것 같다. 우민태가 김철수를 불러 “이 책 익엉(읽고) 요약해 도라(달라)‼”고 지시한다. 총독이 공부할 시간이 없으니 책을 요약해서 만들어 오면 총독에게 보고할 것이라 한다. 김철수는 “그거 참‼” 기가 막히고 말문이 막혔다. 총독이 중국 무협소설이나 즐기면서 위안을 삼게 하려는 십상시 본성이다. 측천무후는 온갖 남성 편력과 악행으로
남북전쟁 직후 거의 새로운 통일국가 시대를 맞은 미국 사회는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 본래 계절의 전환기인 해빙기가 가장 위험하다. 구질서는 사라지고 신질서는 아직 정립되지 못했다. 이 혼란기를 헤쳐나가는 흑인 워렌 소령의 지혜는 가짜 신분증을 위조하는 일이다. 워렌 소령은 링컨 대통령의 편지라는 가짜 신분증을 위조한다. ▲ 눈앞에 전개되는 '사실'도 믿고 싶은 사람은 믿고, 믿기 싫은 사람은 믿지 않는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무려’ 대통령과 편지를 주고받는 사이라는 ‘아우라’는 워렌 소령에게 눈에 보이지 않는 갑옷 역할을 해준다. 물론 그가 종사하는 현상금 사냥꾼이라는 직업에도 도움이 된다. 아무리 링컨 대통령이 흑인 노예 해방의 역군이었다 해도 일국의 대통령과 일개 흑인 소령의 ‘펜팔’ 관계란 상식적이지는 않다. 흔한 말로 ‘상식의 저항’을 불러일으키고 ‘합리적 의심’의 대상이 될 만한 일이다. 워렌 소령은 자신이 링컨 대통령과 펜팔임을 주장하고, 미심쩍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링컨 대통령으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최근 대구 수성관광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주변 이야기를 잘 듣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거기에 특정한 문제에 굉장히 고집이 세다. 소수 측근에 둘러싸여 바깥으로 나서려고 하지 않는다는 건, 남자 박근혜 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고 발언했다. 지식인 혹은 정치인으로써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안에 대한 자신의 인식을 표현한 것으로써 지극히 자연스러운 발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유한 것도 효과적 인식전달의 측면에서 보면 전혀 이상할 게 없다. 그런데, 이를 두고 참으로 희한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 희한한 일의 제1탄은 도내의 어느 유력 인터넷신문인 J신문이 쏘아 올렸다. 정책토론회가 있은 바로 그날, ―원희룡 ‘문재인 대통령은 남자 박근혜’ 발언 파장― 이라는 제목을 단 기사를 게재한 것이다. 그런데 막상 기사를 읽어보면, 기사제목과 부합되는 즉, ‘파장’과 관련한 내용은 단 한 줄 뿐이다. 어느 현장기자가 ‘발언이 너무 센 것 같다’고 했다는 것이다.
공유숙박업은 일반 주거시설을 대여해주는 사업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적인 열풍과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에어비앤비(Airbnb)’가 대표적인 플랫폼으로 성공하였다. 한국에서도 수년전부터 도입을 추진해 왔으나 기존 숙박사업자와의 형평성 문제, 공급과잉의 문제, 안전성 등 다양한 이유로 제동이 걸렸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공유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도시지역에서의 내국인 대상 공유숙박 허용을 추진하기로 확정 발표하였다. 공유숙박의 대표적 브랜드인 에어비앤비는 공기를 불어넣어 언제든 쓸 수 있는 공기 침대(airbed)와 아침식사(breakfast)를 제공한다는 의미의 ‘에어베드 앤드 브렉퍼스트(airbed and breakfast)’의 약자로 숙박시설과 숙박객을 온라인으로 연결해주는 서비스 모델이다. 에어비앤비는 2008년 8월에 창립된 숙박 공유 플랫폼으로 하루 평균 150만 실을 연결해 줄 정도로 성장하여 우버와 더불어 가장 주목받는 스타트업으로 꼽히고 상위 10개 유니콘기업 가운데 3위에 해당하는 기업가치 약 300억 달러에 이를 만큼 거대한 사업체로 성장하였다.
▲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때 한국은 경쟁국보다 한발 앞서 정보통신망을 구축해 IT 강국으로 우뚝 섰다. 하지만 AI정부를 표방한 지금은 후속조치를 소홀하게 다룬 탓에 IT 후진국으로 밀려나게 생겼다. [사진=연합뉴스] 세계가 4차 산업혁명을 향해 맹렬한 속도로 달리고 있건만 한국은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미래산업의 원유’로 불리는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거나 다른 산업과 융합해 혁신을 일으켜야 하는데 데이터 활용 자체부터 규제에 막혀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8년 8월 말 ‘데이터 강국’을 천명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판교 스타트업캠퍼스에서 열린 데이터경제 활성화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장에서 “이제 대한민국은 인터넷을 가장 잘 다루는 나라에서 데이터를 가장 잘 다루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말에는 ‘인공지능(AI) 정부’를 만들겠다며 AI 분야를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 목표, 특히 데이터경제 의지는 강해 보인다. 그러나 그 실행에 필수적인 관련법 개정안은
한국해양전략연구소(韓國海洋戰略硏究所, KIMS: KOREA INSTITUTE FOR MARITIME STRATEGY) 선임연구위원으로서 중국국립연구기관인 중국 남해연구원(中國南海硏究院, NISCSS: National Institute for South China Sea Studies)의 해양법(Ocean Law)과 협치에 관한 프로그램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이 프로그램에는 아세안국가의 외교관과 학자들이 많이 참가하였으며 11월 11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되었다. 하이난의 하이커우(海口)에서 싼야(三亞)로 이동하여 중국과학원(Chinese Academy of Sciences) 심해과학·공정연구소(Institute of Deep-sea Science and Engineering)를 방문할 기회도 있었다. 이 연구소는 다른 유관 기관과 협력하여 심해과기성에 과기혁신 2030-중대프로젝트 심해정거장 운영 유지보수와 보장기지, 하이난 심해 원양 과학연구 시험 및 종합보장기지, 단지 내 기반시설과 수심 1만 미터의 유인잠수선 과학연구 부두를 위해 전면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심해과학·공정연구소를 직접 방문하여 중국의
섬축제가 끝난 후 김철수는 시간을 되돌려 어디서부터 단추가 잘못 꿰어졌는지 확인해 보았다. 시간대별로 벌어진 사건의 퍼즐 조각들을 맞추어 보았다. 아무래도 이상하다. 벌어지지 말아야 되는 사건들이 자주 벌어졌었다. 그때마다 우상오와 프로빈스 간부 들은 기획사를 비호하였다. 축제 시작 일주일을 앞둔 시점에 공연무대가 공연이 불가능하게 만들어졌다는 것을 확인하고 경악하였다. 설계도면을 대조하니 사람이 올라설 수 없는 정도로 무대 면적이 반으로 줄었다. 기획사에 따졌으나 “우상오에게 허락받았다.”며 시큰둥했었다. 김철수는 우상오를 급히 찾아 이 사실을 따져 물었다. “공연무대 면적을 반으로 줄이도록 허락했나요?” “경 했저게(그랬다)‼” “공연을 못하도록 만들어 버린 이유가 뭡니까?” “기획사가 하자고 해서‼ 하자는 데로 허라게(해라)‼” 우상오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축제를 시작하지도 못할 비상상황이란 것을 모릅니까?”며 손이 부들부들 거렸다. 기획사에 공연일정표를 요구한지가 한 달이
▲ 문재인 정부가 혁신성장을 가속화할 분야로 'DNA(Data Network.AI)'와 BIG3(시스템반도체.미래차.바이오헬스)를 지목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그럴 듯한 구호 외치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금 중요한 건 실행이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임기 절반이 지났다. 후반기로 돌입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가 비슷하거나 부정 평가가 약간 높다. 취임 초기 80%를 넘어섰던 지지율이 거의 반토막 난 가장 큰 요인은 경제난 심화다. 임기 중간 경제성적표는 낙제점이다. 3%대 경제성장률을 약속했지만 첫해만 3.2%였고, 이듬해 2.7%로 내려간 데 이어 올해는 2%마저 깨질 판이다. 석유파동과 외환ㆍ금융위기 등 쇼크라 할 만한 일이 없는데도 빚어진 저성장이다. 정부의 1호 사업인 일자리 창출은 부진하고, 저소득층 소득이 감소하고 빈부격차가 확대됐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지만, 재정을 쏟아부어 만든 노인 알바만 늘어나고 경제활동의 주축인 3040세대의 괜찮은 제조업 고용은 감소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일률적인 주 52시간 근로제 강행의 부작용으로 자영업자들이
영화 ‘헤이트풀 8’에는 흑인 현상금 사냥꾼 워렌 소령이 부적처럼 품속에 지니고 다니는 편지가 등장한다. 링컨 대통령이 그에게 보냈다는 편지다. 대통령이 육군 소령에게 보내는 공적인 편지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흑인 소령에게 ‘친구’로서 사사로운 가정사를 들려주는 사신(私信)이라니 그야말로 파격적이고 특별하다. ▲ 링컨은 미국 '연방'을 지켜낸 신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족이지만, 흑인노예 해방의 아버지쯤으로 알려진 링컨 대통령은 흔히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흑인들에게 그리 우호적인 인물은 아니었다.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적’인 편견을 연설을 통해 가감 없이 드러냈던 인물이기도 하다. 또한 참혹한 남북전쟁 와중에 전쟁이 잠시라도 소강 국면에 접어들면 그 ‘짬’을 이용해 잠깐 소홀했던 미국 인디언 소탕 작전을 열성적으로 수행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결코 ‘유색인종’들의 친구는 아니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현상금 사냥꾼인 흑인 워렌 소령은 자신이 링컨 대통령과 사사로운 집안 얘기까지 나눌 정도
▲ 박찬식 상황실장. 새벽 5시, 밤새 잠을 뒤척이다 일어나 앉았다. 어제 밤부터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바람까지 불어 아무리 전기장판과 핫팩으로 몸을 따뜻하게 해도 시린 공기는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내가 이 새벽에 잠을 못 이루고 앉은 이유는 단지 찬 공기 때문만은 아니다. 제2공항 건설을 둘러싼 여러 상황들에 대한 상념이 정신을 또렷하게 만든다. 특히 내일은 제주도의회의 공론화지원 특위구성 결의안에 대해 가부간 최종 결정이 이뤄지는 날이다. 도의원들의 양식을 믿으면서도 들려오는 이런저런 풍문들 때문에 혹시나 하는 불안이 인다. 따라서 제주도의회 의원들에게 특별히 호소하고자 이 글을 쓴다. 내일 의원들이 누르는 버튼 하나하나가 제주도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역사적인 결정을 구성하게 될 것이다. 제주도민의 삶과 제주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제2공항 문제에 대해 국토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대로 따라가느냐, 아니면 우리 도민들이 스스로 결정의 주체로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느냐가 제주도의회 의원들 손에 달려있다. 제주 제2공항은 단순한 하나의 시설이 아니다. 제2공항이 지어지면 제주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선택지를 닫아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