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면에서 깨어난 프레스턴과 오로라는 호화 우주선에서 모든 것을 독점적으로 즐기는 ‘자유인’의 삶을 누린다. 안락한 잠자리, 최첨단 의료시설, 약품, 식량 등 아발론호는 생존을 위한 모든 게 갖춰져 있다. 노동의 수고도 필요 없고,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것도 없다. 그러나 두 사람은 그런 자유인의 삶이 행복했을까. ▲ 진정한 자유는 '~을 할 수 있는' '적극적인 자유'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5000명의 대규모 우주 이주자들을 120년간 동면 상태로 조정해 태우고 떠난 아발론호에서 프레스턴은 기계 오작동으로 30년 만에 깨어난다. 오로라는 외로움을 못 견딘 프레스턴의 조작으로 역시 자의와는 상관없이 31년 만에 ‘깨어남’을 당한다. 프레스턴과 오로라는 마치 에덴동산의 아담과 이브처럼 짝을 이뤄 아무도 없는 거대한 우주선 안에서 여생을 마친다. 물론 목적지였던 ‘홈스테드 II’라는 행성에 도착해 보지 못한다. 작가였던 오로라는 예기치 않게 우주선에서 프레스턴이라는 남자와 짝을 이뤄 보내게 된 자신의 일생에 후회가 없다는
▲ 땀에 젖은 의료진 [사진=뉴시스] 오늘은 지각해 동료들 눈치가 보였다. 병원의 시간관리는 철저하다. 의료진 뿐만 아니라 지원부서 관계자들도 마찬가지다. 자원봉사자라도 동료들에게 폐를 끼쳐서는 안되는 것이다. 오늘은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와 자원봉사를 나온지도 3주째 되는 날. 본관을 통과해 격리병동쪽으로 달려 갔으나 자동문은 이미 잠겨 있었다. 아침 9시가 지나면 격리공간은 안에서 열어야 들어갈 수 있다. 출근 직후 상황실과 각 업무부서 팀별로 서서하는 ‘구수회의’가 열리는 시간이라 격리병동 입구에는 인적이 드물다. 마침 의료진 한명이 나오는 틈에 나는 잽싸게 안으로 들어섰다. 오늘은 대구지역에 처음으로 확진자가 나온 뒤 꼭 한달째다. 필자는 올들어 아침마다 6시 뉴스를 꼭 본다. 오늘 18일, 전국 총확진자는 전날보다 93명이 늘어나 8413명으로 대구는 6144명, 경북은 1178명이다. 이중 대구지역 총사망자는 55명, 경북은 24명으로 늘었다. 매일 사망자가 나왔던 대구에 그제는 사망자가 없었다. 지난달 29일, 대구,경북 지역 확진자는 900명에 이르렀던 것이 열흘만인
▲ 코로나19 탓에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봄을 보내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는 방역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기업들이 다시 뛸 만한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봄의 전령사인 개나리가 피기 시작한 3월 둘째주 13일의 금요일, 한국 금융시장은 악몽 같은 하루를 보냈다. 주식시장은 ‘검은 금요일(블랙 프라이데이)’이었다. 주가가 급락하며 주식매매를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함께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주가가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될 경우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20분간 주식매매 거래를 중단하는 긴급조치다. 같은 날 코스피ㆍ코스닥, 두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한국 증시 사상 처음이다. 시장 상황이 급변할 때 프로그램 매매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시키는 사이드카도 두 시장 모두 발동됐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1700선이, 코스닥은 500선이 깨졌다. 코로나19 공포에 질린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을 집중 매도하고 있다. WHO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고, 국제유가가 급락하자 글로벌 증시가 공포에 휩싸였다. 코로나19발 위기가 글로벌 금융위
▲ TV조선 홈페이지 화면 캡처. 온갖 기록과 진면목을 보인 TV조선 ‘미스터트롯’ 결승전이 생방송 10주만에 13일 오전 1시30분에 막을 내렸다. 그러나 방송사고로 최종 우승자를 가리지 못해 결과발표를 미루는 촌극이 빚어졌다. TV조선 ‘미스터트롯’은 전국 시청률 35.711%(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지상파를 제외한 역대 전채널의 최고 시청률 기록을 갈아치웠다. 1주일간 재방송 시청자도 1580만명을 기록했다. 이날 방송사고는 갑자기 773만 1781명에 이르는 다량의 ‘시청자 문자투표’로 서버가 다운된 이유 때문이었다. 예고된 인재였다. 준결승에서 실시간 국민투표는 144만명으로 얼마든지 예상됐다. 방송시간도 새벽 1시를 넘겼다. 최종결과를 발표하지 못한채 30분이나 시간을 지연시키던 김성주 진행자는 당황한 기색을 보이면서 “투명하고 정확한 채점을 위해 최종 결과는 19일(목)에 특별편성 방송에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며 조속한 결과발표를 요구하는 문자폭탄을 보냈다. 문제점
우리는 모두 외로움을 느낀다. 외로움만큼 큰 고통이나 두려움은 없으며, 외로움은 또한 사람을 병들게 한다. 겁 없이 설치던 흉악범도 독방에 한달 가까이 처박아 두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고 한다. 영화 ‘패신저스’는 외로움에 관한 보고서다. 주인공 프레스턴은 없는 게 없는 초호화 우주선을 독점했지만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 채 시들시들 병들어간다. ▲ 자기중심적인 인간은 가정을 꾸려도 군중 속에 파묻혀 있어도 외롭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아발론(Avalon)’호를 타고 120년간 동면 우주여행길에 오른 프레스턴은 5000명의 승객 중에서 30년 만에 혼자 깨어난다. 아발론이라는 이름 자체가 ‘잠’과 깊은 인연이 있다. 영국의 전설 속 아서왕이 최후의 전투에서 부상당하고 피신해 잠들었다는 섬이 바로 아발론섬이다. 아서왕은 그 섬에서 죽은 것이 아니라 단지 깊은 잠에 빠졌을 뿐, 영국에 또 다른 큰 변고가 생기면 잠에서 깨어나 다시 영국을 구할 것이라고 한다. 우주선이 위험에 빠지는 큰 변고가 일어나 우주선과 승객들을 구해야 하는 것도 아닌데 프레스턴은
▲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코로나19 감영증상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지구촌이 팬데믹(pandemic, 세계적인 전염병의 대유행)상태에 빠졌다. 대구, 경북에선 국내 코로나19 확진환자의 85%가 발생했다. 이 지역은 지난달 20일부터 패닉(panic.공황)상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11일 문대통령에게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지역의 대형병원 현장은 ‘코로나19’ 감염증과 전쟁중이다. 대구시내는 전국에서 보내진 270대의 119 소방출동 차량들이 환자들을 실어 나른다. 확진자의 격리공간 앞에도 긴급차량들이 생활치료시설로 환자들을 실어가기 위해 대기중이다. 시내 곳곳에는 ‘드러이브 스루’ 선별진료소가 세워져 차량들이 줄지어 움직이고 검진절차의 손길들도 바쁘다. 각 병원은 마치 전쟁터 야전병원과도 같다. 필자가 자원봉사중인 영남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도 마찬가지다. ▲ 코로나19 환자가 영남대학병원 응급센터로 이송되고 있다. 응급센터 입구에는 이미 지난달 21일부터 선별진료소가 설치되어 2
▲ 김문석 경감 최근 국민모두의 관심사는 심각단계로 격상되어 우리사회에 감염 불안감을 조성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다. 코로나 발병과 사회적 공포감 확산으로 인해 우리 사회에 음주문제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도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서 그전 음주운전 측정전 감지기 사용보다 음주운전이 의심되면 곧바로 음주측정기를 사용하는 등의 음주운전 단속방식도 변경하였다. 코로나 확산방지 노력으로 경찰의 단속이 느슨해진 틈을 타 일부 운전자들이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가 하면, 음주시비로 인한 폭력, 가정폭력, 데이트 폭력사건도 증가하는 추세다.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강화 방침으로 윤창호법을 개정 된 이후 경찰에서 지속적인 음주운전 단속 등 근절노력으로 음주운전이 다소 감소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최근 교통사고 현장을 조사하다보면 음주운전이 감소되었다는 결과가 무색할 정도다. 코로나 확산 감염을 막기위해 국민모두가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전개하며 코로나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모두가 뜻을 모우고 있는 이때 국가적 위기상황을 악용하는 얌체 음주운전자들,... 이들은 엄중한 처벌도 처벌이지만 비양심적이고 반
▲ 코로나19 추경은 피해가 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런저런 명목의 상품권 지급은 효과적이지 않다. [사진=얀합뉴스] 역대 최대인 512조3000억원 본예산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정부가 초스피드로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 11조7000억원 규모로 7년 만의 최대 추경이다. 정부 추경안에 ‘코로나19 조기 극복’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국가적 재난인 코로나19 사태의 파급 영향 최소화와 조기 극복이 목적이다. 정부는 추경을 감염병 방역체계 보강ㆍ고도화를 비롯해 피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 민생ㆍ고용 안정, 지역경제 회복 지원에 집중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는 사스나 메르스 등 과거와 전혀 다른 신종 바이러스 형태 및 감염 경로로 우리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또한 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격리 수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여러 경제활동과 사회 시스템 작동이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그러나 신종 감염병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정부 추경안은 과거에 비해 진전된 게 별로 없다. 2003년 사스나 2015년 메르스 발병 때 써먹은 것을 다시 우려먹거나 본예산 사업에
국민들이 ‘코로나19’에 관심을 돌리는 사이에 뜻이 맞는 여야 의원들이 은근 슬쩍 개헌 논의에 불을 지폈다. 명칭이 '국민개헌 발안제 도입'이다. 만약 개헌이 실현된다면 ‘국회 재적 과반수 또는 대통령의 제안하고, 국회 홈페이지에 국민 다수(100만명)가 발의자로 등록하면 된다’는 것. 이같은 개헌논의는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이종걸 의원과 미래통합당 김무성, 여상규 의원 등이 지난 1월 15일부터 거의 비밀리에 모여 소위 ‘국민발안개헌 추진위원회’(가칭)를 만들어 주도하고 있다. 주도자들은 모두 21대 총선 불출마선언을 했던 의원들이다. 이들은 지난달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4.15 총선과 함께 동시 국민투표를 통해 ‘국민개헌발안권’을 회복시키자”며 이슈를 수면 위로 띄웠다. 하지만 이내 ‘코로나19’ 광풍에 밀려 쑥 들어가 버린 것 같았다. 국민들이 ‘코로나19’에 정신이 팔린 동안 이들은 9일 오후, 김무성과 여상규 의원 등이 주도하여 미래통합당 일부
▲ 수술용 덴탈 마스크 100원이다. 부직포 3중 구조, 감염차단 필터를 단 수술용 덴탈 마스크다. 하늘색이 하얀색 천을 은은하게 감싼다. 그 느낌은 아기뺨을 부비는 것처럼 보드랍다. 사용기한은 2022년 5월 9일. 지난해 말 제주시 오등동 의료용품 도매점에서 세 박스 샀다. 50매에 5000원. 코를 안전하게 감싸주는 철심이 내 몸처럼 자연스레 장착된다. 닭감기(AI) 때문이 아니었다. 먼지가 많은 양계장 일에 마스크는 꼭 필요한 존재다. 아직 넉넉하게 들어 있는 마스크 박스를 본다. 3주 정도는 아내와 쓰기엔 충분하다. 문제는 성인용. 초등학교 입학이 미뤄진 8살 딸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4살 아들에겐 아내가 매일 깨끗하게 빨아서 씌운다. 어린이용은 두 장 밖에 없어서다. 아이들은 코로나19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풍문에 그나마 안도한다. 요전 일이 생각났다. 딸아이 어린이집 졸업식이었다. 모두가 마스크를 썼다. 미처 마스크를 쓰지 못한 한 아빠는 연신 미안하다는 얘기를 하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초롱초롱 눈망울로 우리를 쳐다보던 아이들이 마스크를 쓴 채 졸업노래를 불렀다. 우린 눈웃음으로 화답했다. 마스크 한 장을 꺼내 들고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의 참여를 놓고 공동상임 선거대책본부장인 이낙연 전 총리는 ‘비난은 잠시요, 책임은 4년’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유권자를 모독하는 발언이 아닐까? 정말 동아일보 기자출신이요. 국회의원과 전남도지사를 거쳐 민주당 출신 최장수 국무총리를 지낸 분의 언행일까? 하고 잠시 귀를 의심했다. 여론조사에서 2년 연속 차기 대권주자 1위를 도맡아 온 분의 발언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아무런 소신도 없이 문재인 정권에 충성을 다하여 차기 정권만을 노리는 소리로 들렸다. 참으로 실망스럽다. 이를 두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9일 페이스북에 이낙연 전 총리의 말과 관련 “욕 먹어도 고(go), 본인의 철학을 적나라하게 드러냈고, 차기 대권주자의 자격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 총리의 윤리의식도 문제지만, 비례정당의 참여를 주장한 양정철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면서 대권주자가 되려는 것은 애초 대권주자의 그릇이 못 된다”고 비난했다. 이낙연 전 총리의 발언은 8일 오후 민주당 선거대책회의에서 지도부가 비례정당의 참여를 두고 크게 찬반이 엇갈리면서 나온 말이다. 이날 &l
조배죽들은 자신들이 절대적으로 충성을 바치던 총독이 아니라 다른 지도자이기 때문에 뒤로 돌아서 업신여기는 듯하다. 민주적인 지도자가 들어서면 자세를 바꾸어 민(民)을 향하여 돌아서 여러가지 민원을 해결하여야 하고 차원이 다른 봉사를 하려면 골치가 아프다. 반면에 독재적인 지도자에게 오히려 꽁지를 흔들며 스스로 충성심을 발휘하기도 한다. 그들은 조배죽이다. 옛날이 좋았고 항상 총독이 그립다. 조배죽들은 총독의 지위와 권위를 빌어 오직 한사람을 올려다보면서 충성을 바치고 프로빈스를 손쉽게 통치하는 방법을 익혔다. 권세의 차이도 크게 나타나기 마련이고 뭔가 손해가 크다는 느낌을 받는다. 김철수는 남들의 눈에 띄지 않게 구석에 앉아 조용하게 사무처리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독특하고 재미있는 다양한 조배죽의 캐릭터를 직접 경험하게 된다. 우배식(㬂醅蒠)은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한손으로 턱을 괴고 앉아 볼펜을 손가락에 끼어 돌리며 멍청하게 딴청을 부리다가 호된 질책을 받았다. 우배식은 국장이 출장을 가서 국장실을 비우면 자신이 국장이 된 듯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다리를 꼬아 앉은 거만한 모습으로 책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