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아서(Arthur)는 어린 시절 부모에게 버림받고 학대당한 정신적 충격으로 ‘뜬금없이’ 웃음이 터지는 기묘한 정신병을 앓는다. 아서를 학대한 어머니는 ‘그럼에도’ 아서에게 항상 예의 바르고 항상 웃기를 강요한다. 아서는 견디기 어려운 고통과 불안, 분노를 ‘웃음’이라는 가면 뒤에 감추고 살아야 한다. ▲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는 서로 어긋난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주인공 남녀가 사랑하지만, 꿈 많은 여주인공은 남자의 청혼을 거절한다. 세월이 흘러 두 주인공이 다시 만나고, 이번에는 여자가 청혼하지만 남자가 거절한다. 여주인공은 수습이 안 되는 이 ‘뻘쭘한’ 상황을 ‘어릿광대’라도 등장해서 수습해 줬으면 한다. ‘Send In the Clowns’의 노랫말을 요약하면 대략 이렇다. 실제로 중세시대 뮤지컬에선 출연자들이 대사를 잊는 난감한 상황에 대비해 어릿광대를 대기시켰다고 한다. 이 ‘불후의 명곡’은 영화 초반에 한번 등
▲ 이재용 부회장의 반성문은 글로벌 기업 삼성이 해야 할 일의 출발점이어야 한다. 이를 계기로 대주주 중심 경영에서 소액주주, 종업원, 하청기업 등 이해관계자를 존중하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사진=뉴시스] 개인이든, 기업이든, 정부든 때로 잘못을 한다. 그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는 이른 시기에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는 것이 긴요하다. 사태 초기에 잘못을 저지른 당사자나 기업과 정부의 책임자가 등 떠밀려 하는 것이 아닌, 직접 스스로 나서야 한다. 잘못과 실수를 솔직히 그대로 인정하고, 책임지겠다는 점을 밝혀야 한다. 아울러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줘야 마음이 상한 상대방이나 소비자, 국민의 기분이 풀리고 사태도 점차 누그러진다. 사과는 그 시기와 사과 대상, 사과 발언의 내용과 사후 조치 등 네 박자가 어우러져야 통한다. 진정성 있는 사과는 상황을 납득시키는 단계를 넘어 피해자를 감동시키거나 사태를 반전시키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반면 여론에 밀려 뒤늦게 사죄하면서 일방통보에 그치거나 말로만 사과하고 후속 조치가 없으면 역풍을 맞기도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자신과 삼성의 과오
▲ 소나무 재선충 방제작업 [제이누리DB] 농촌에서는 농민들이 아우성이었다. 소나무 숲이 붉게 물들어가는 재선충 전염병이 전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날이 갈수록 푸른 숲은 단풍이 든 것처럼 병들어 가고 있었다. 확산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일반인들조차도 걱정이 늘어갔다. 7대경관 선정 발표에 큰 성과로 착각하던 조배죽들은 유권자들의 차가운 시선을 읽지 못하였다. 천재지변에 대응하려면 신속하고 과감한 결정이 최우선이다. 골든 타임을 놓쳐버리면 사태를 수습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확산되어 버린다. 오랜 기간 현장 경험과 치밀한 학습으로 갖추어진 전문가의 판단이 결정적이다. 제대로 된 지도자가 있었더라면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여 조기에 진압하라‼”고 엄명을 내렸을 것이다. 덧붙여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으니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신속하게 집행하라‼"고 재난대응 총력태세로 전환하였을 것이다. 반대로 간신들의 모습은 이 때 드러난다. 지도자를 골치 아프게 하는 문제점을 묻어버리고 그들의 책상 위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한다. 현장에서는 큰 문제가 터져 나
주인공 아서(Arthur)는 어린 시절 부모에게 버림받고 학대당한 정신적 충격으로 줄곧 ‘뜬금없이’ 웃음이 터지는 기묘한 정신병을 앓는다. 아서를 학대한 어머니는 ‘그럼에도’ 아서에게 항상 예의바르고 항상 웃기를 강요한다. 아서는 견디기 어려운 고통과 불안, 분노를 ‘웃음’이라는 가면 뒤에 감추고 살아야 한다. ▲ '날것(생)'으로서의 감성적 욕망은 문제적일 수밖에 없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페르소나(Persona)’는 가면의 라틴어다. 고대 그리스의 연극배우들은 자신의 배역에 따른 ‘가면’을 쓰고 무대에 올랐다. 자신의 개인적인 슬픔과 걱정을 간직한 채 자신이 맡은 ‘밝은’ 연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할 것을 걱정해서였다고 한다. 반대의 경우도 물론 마찬가지겠다. 서양 놀이인 트럼프에서 ‘조커’란 자신의 고유한 성질과 가치 없이 상황의 요구에 따라 무엇으로든 변하는 존재다. 항상 웃고 있는 ‘조커’란 그렇게 대단히 슬픈 존재다
▲ 대구로 코로나19 의료지원을 간 고병수 원장 첫째날 2020년 4월 20일, 제주발 비행기를 타서 대구에 도착했다. 의료지원을 가는 곳은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의 요청을 거듭해서 받고, 총선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짐을 간단히 챙기고 대구로 떠난 것이다. 택시를 타고 병원까지 가는 길에 거리 풍경을 보게 된다. 한참 코로나 감염병이 대구와 경북 지역을 휩쓸던 3월과는 다르게 일상생활이 약간씩 돌아온 것 같았다. 병원 내 외부인 출입은 금지되었고, 병원 옆 주차장과 근처에 있는 공원에 컨테이너가 수십 개 설치되어서 상황실 및 진료실, 업무보조실로 이용하고 있었다. 오자마자 복잡한 보호복 입는 법과 환자에 대한 인계를 받고 진료실(컨테이너)에서 근무하는 의사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대구에서의 업무가 시작되었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한 코로나19 감염병은 이듬해 1월 20일 한국 내에서 처음 보고되었으나 2월 17일 대구의 특정 종교집단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환자가 발견되면서 대한민국이 쑥대밭이 되었다. 대구의 몇몇 병원에서 감염자가 나타나자 해당 병원이 문을 닫고, 하루에도 수백 명씩 확진자
▲ 대기업의 해외사업장이 국내로 돌아오면 중소 협력사의 패키지 유턴이 가능하다. 유턴기업에 과감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전략의 묘를 발휘할 때다. [사진=연합뉴스] 2월 초 현대자동차 생산라인이 멈췄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내 자동차 배선뭉치 공장 가동이 중단되자 부품 공급이 차질을 빚으며 한국 완성차 공장이 멈춘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화두로 떠올랐다. ‘세계의 공장’ 중국이 멈춰서면서 글로벌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2018년 시작된 미국-중국간 무역분쟁으로 드러난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은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심각하게 노출됐다. 코로나 팬데믹은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가치에 의문을 던진다. 과거 중시돼온 ‘비용 절감’에 ‘공급의 안정성’이 변수로 떠올랐다. 인건비가 싼 곳에서 생산해 수요가 있는 곳에 판매한다는 개념에 변화가 일었다. 이른바 ‘공급망 리디자인(Redesign)’ ‘공급망 다변화’다. 이와 관련해 ‘차이나 플러스 원’
미국이 독립 이후에는 산업화로 인하여 대부분의 인구는 도시로 모여들었다. 독립 이전에 있었던 주민자치 초기에 농촌을 중심으로 오손도손 지역 공동체를 꾸려 가는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다. 농촌에서 도시로 몰려드는 사람들과 유럽에서 들어오는 이민자들 대부분으로 거의 경제적 능력이 없거나 안정된 소득이 없었다. 사람들이 도시로 몰려들면서 보건과 위생, 상하수도와 도로문제, 범죄 등 지방정부가 해결하여야 하는 문제가 끊임없이 쌓여갔다. 그러나 당시의 지방정부는 해결할 능력이 없었고 부패하고 무능했다. 그들은 정경유착을 통하여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세력들을 중심으로 범죄조직과 다름없는 정치조직을 형성하게 된다. 정치 기계 조직(political machine) 19세기에 유럽으로부터 쏟아지는 이민자들은 거의 빈손으로 들어와 생계가 막막했다. 정치권은 세력을 확대하기 위하여 그들의 생계 문제를 해결해주면서 환심을 얻었다. 대신에 이민자들은 정치 지도자에게 맹목적으로 이유 없이 충성하여야 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먹고 살기 위해서 줄을 서야 하는 형편이다. 정치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지방정부에는 이권과 특혜를 제공하여 뇌물과 교환되는 정경유착이
‘조커(joker)’는 ‘정의의 사도’ 배트맨의 대척점에 선 최악의 악당이다. 배트맨 시리즈는 썩 단순명쾌한 ‘선악 구도’로 짜여있다. 당연히 요한복음의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다’는 말씀이 실현된다. 어두운 하늘에 배트맨이 아침 해처럼 떠올라 조커가 드리운 무거운 어둠을 걷어낸다. 하지만 조커는 그리 만만한 존재가 아니다. ▲ 인간의 내부에는 선과 악이 공존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악당 조커는 어찌 보면 영웅 배트맨의 존재 이유다. 조커가 없다면 배트맨은 할 일이 딱히 없다. 조커의 난동과 포악성이 극에 달할수록 배트맨의 활약이 절실하고 그만큼 눈부시다. 회색과 대비된 흰색보다는 완전한 검은색에 대비된 흰색이 더 눈부시다. 영웅을 돋보이게 하고 싶다면 악당은 철저히 악당다워야 한다. 슈퍼 히어로가 있으려면 슈퍼 빌런이 필수적이다. 슈퍼 히어로의 탄생을 위해 오늘도 악당들은 괜히 지구를 통째로 날려버리겠노라며 핵폭탄 하나씩 들고 왔다갔다 하더니, 이젠 우주를 통째로 날려버리겠다고 나댄다. 판이 점점 커진다. 슈퍼맨, 배트
▲ 코로나19 이후 경제는 확연히 다를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국가적 차원에서 혁신성장에 승부를 걸어야 할 때다. 사진은 4월22일 제5차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예상한 대로 1분기 경제가 역성장했다.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이 -1.4%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 이후 가장 낮다. 민간소비가 급감한 것이 결정타였다. 정부가 예산을 조기에 풀고, 건설 및 설비투자가 소폭 증가하며 성장률 하락을 차단했지만 2분기 이후가 더 걱정이다. 세계 각국의 셧다운 여파로 소비와 서비스업에 집중됐던 코로나19 충격이 생산과 수출, 제조업, 투자 쪽으로 급속히 전이됐다. 매출 절벽으로 산업 전반이 동반 부실에 빠져들고 실직자가 넘쳐난다. 정부는 다섯 차례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국내총생산(GDP)의 10%가 넘는 240조원대의 민생ㆍ기업 구제 패키지를 내놨다. 위기에 취약한 저소득층과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에서 한계에 몰린 대기업까지 재정과 금융을 동원해 안전망을 펼치기로 했다. 관건은 실천이다. 정부와 여당은 ‘긴급’이란 수식어가 붙은 위기극복 대책을 신속히 집행해 산업 붕
김철수는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는 외국인들을 직접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다만 지방언론에 거창하게 보도된 내용과 함께 우영태로부터 외국인 투자자가 곧 투자한다는 얘기만 여러 차례 전해 들었다. 우영태의 부하였던 자칭 외자유치 ‘박사’라는 자는 회사와 대표의 이름을 다르게 부르며 그들끼리도 서로 헷갈려서 뒤돌아서 웃어줄 수밖에 없었다. 이 ‘박사’의 가족들이 프로빈스에 방문하니 호텔에 과일 바구니를 전달하고 관용차와 식사를 대접하여 깍듯이 모시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여러 번 지시를 받았지만 김철수는 뭉개버렸다. “이 자들의 정체가 도대체 뭐기에?” 라며 못마땅했지만 표현을 하지 못했다. 일부 지방 언론에는 조만간 막대한 외자가 곧 투자될 듯이 장식되었었다. 그러나 회사의 성격이나 규모와 매출액과 같은 내용은 한 번도 거론된 적이 없다. 김철수가 미국에 도착한 후 먼저 할 일은 이 회사를 찾는 일이다. 그 정도라면 적어도 번쩍거리는 대형 빌딩에 큰 간판이라도 걸려있거나 직원들도 수백명은 될 것이라는 상상을 하고 찾아 갔었다. 인터넷으로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여 찾아가서 인근 주민
리들리 스콧 감독의 대작 ‘킹덤 오브 헤븐’은 거장의 명성이나 엄청나게 투입된 제작비에 비해 흥행 성적은 거의 ‘폭망’에 가까운 영화다. 감독이나 제작사가 흥행 실패의 위험을 무릅쓰고도 왜 영화의 메시지를 고집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관객의 입장에서는 그 이유를 충분히 납득할 듯도 하다. ▲ 오리엔탈리즘은 동양의 부정적인 측면만 비춘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영화는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운명을 건 건곤일척 대전투를 따라간다. 세계 영화시장의 대부분이 기독교 국가라는 점과 9·11 테러 이후 기독교 세계가 이슬람교에 갖는 엄청난 적개심을 감안했다면, 당연히 기독교 세력을 ‘빛의 자식들(Son of Lightness)’로, 이슬람 세력을 ‘어둠의 자식들(Son of Darkness)’로 그려야 한다. 적어도 흥행을 고려한다면 그랬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리들리 스콧 감독은 이런 편한 ‘흥행공식’을 거부했다. 그의 뚝심이 놀랍고 존경스럽다. 아마도 스콧 감독 정도의 세계적 거장이었기에 제작사의 &lsq
▲ 3월 취업자 수가 급감했다. 코로나발 실업대란이 현실화한 것이다. 정부와 집권여당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집권 여당의 당면 과제는 코로나19 조기 종식과 경제위기 극복이다. [사진=연합뉴스] 총선이 끝나자마자 냉혹한 성적통지표가 날아들었다. 3월 고용동향이다. 취업자 수가 19만5000명 급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10년 10개월 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코로나19 공포로 일상이 붕괴되고 관련 업종이 매출절벽 상황에 처하면서 임시ㆍ일용직과 소상공인ㆍ자영업자들이 타격을 받은 결과다. 우려했던 코로나발 실업대란이 현실화했다. 당장은 도소매ㆍ음식숙박ㆍ여행업 등 서비스업 종사자와 고용보험도 적용받지 못하는 비정규직ㆍ특수고용직 등 취약계층이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글로벌 수요가 급감하면서 자동차ㆍ항공ㆍ정유ㆍ해운 등 기간사업과 수출 제조업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고용위기는 전방위로 번질 조짐이다. 고용한파는 이제 시작일 수 있다. 통계상 취업자로 잡히지만, 휴업 등으로 일손을 놓은 ‘일시 휴직자’가 161만7000명이다. 지난해 3월보다 126만명(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