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와 여당은 통신비 지원금액을 9200억원을 ‘작은 위로이자 정성’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는 다양한 효과를 낼 수 있는 ‘큰돈’이다.[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의 경제충격이 심각하다. 2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되자 폐업이 속출한다. 일용직과 상용직을 가리지 않고 해고 바람이 불면서 실업률이 치솟는다. 급기야 경제성장률은 외환위기 이래 22년 만의 역성장이 기정사실화했다. 다급해진 정부가 10일 7조8000억원 규모의 네번째 추가경정예산안을 짰다. 한 해 네차례 추경 편성은 59년 만이다. 512조3000억원 슈퍼 본예산 외에도 1~4차 추경 규모가 66조8000억원에 이른다. 이들 추경 가운데 41조7000억원은 적자국채를 발행해 재원을 충당해야 한다. 그 결과 4차 추경이 국회를 통과하면 국가채무는 올해에만 106조원 불어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역대 최고치인 43.9%로 높아진다. 정부가 이를 모를 리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재정상 어려움을 언급하며 코로나 피해가 큰 업종과 직종에 집중하는 맞춤형 재난지원 추경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소
▲ 소아과에 독감 예방접종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시스] 독감(인플루엔자)의 계절이 오고 있다. 보통 한국에서 유행하는 독감은 A형 인플루엔자로, 가을 중반을 지나 쌀쌀해지는 10월 중순부터 이듬해 2월까지 기승을 부린다.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3, 4월 A와 B형이 혼재되어 다시 유행하게 된다. 이제는 독감 걱정에 코로나19라는 신종괴물까지 떠안게 됐으니 암울하다. 일부 야당, 지방정부의 독감 무료접종 주장은 옳은가? 야당인 국민의힘은 최근 청와대의 휴대전화 요금 지원 2만원에 맞서서 '전국민 독감백신 무료접종'을 주장했다. 정치 공세인지, 국민의 건강을 걱정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부 지방정부까지 가세하고 있는 듯하다. 설령 국민을 위한다고 하더라도 그건 잘못된 정책이란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재난지원금이나 무상 마스크의 경우에는 시급성을 다투거나 비용 대비 가치가 높기 때문에 주효했어도 독감백신은 다르다. 굳이 전체를 대상으로 접종할 필요가 없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독감백신은 '약'이기 때문에 선별적 제공을 하는 게 맞다. 아주 극소수이어도 독감백신은 부작용이 있어서 투약할 때에는 사
에린모어 장군으로부터 적진을 돌파해 최전방 영국군 부대에 긴급명령서를 전달하라는 특명을 받은 베테랑 병사 스코필드 하사와 블레이크 일병. 냉정한 스코필드 하사와 달리 마음이 따뜻했던 블레이크 일병은 적군을 구해주려다 되레 사망한다. 착한 사마리아인의 최후처럼 보인다. 하지만 착한 사마리아인이 비극을 맞는 것만은 아니다. 우리나라를 두고 하는 말이다. ▲ 폭염에 아무리 불편해도 얼굴 가득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는 우리 모두가 ‘착한 사마리아인’이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 1차 세계대전 최대의 격전으로 기록된 ‘솜(Somme)강 전투’에도 참가했던 베테랑 병사 스코필드 하사는 에린모어 장군으로부터 적진을 돌파해 최전방 영국군부대에 긴급명령서를 전달하라는 특명을 받는다. ‘솜강 전투’는 바로 1년 전인 1916년 7월부터 11월까지 프랑스 서부 솜강 근처에서 벌어졌던 1차 세계대전 최악의 전투였다. 전투 첫날 영국군 희생자가 무려 5만8000명을 기록했고, 석달간의 전투가 끝났을 때, 영국·프랑스 연합군의 희생자 60만명, 독일군 희생자 40만명
▲ 김정도 제주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 제주가 명실상부한 재생에너지의 메카로 불린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실제 육지부의 재생에너지 부하부담률이 평균 4% 정도인데 반해 제주도는 평균 14.4%에 이르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메카라는 호칭이 부끄럽지 않은 수치다. 이런 제주도의 재생에너지 보급을 이끌고 있는 것은 ‘카본 프리 아일랜드 2030 계획(이하 CFI2030)’이다. 비법정 계획임에도 지역에너지계획을 포함해 제주도의 에너지와 관련된 법정계획의 상을 그리며 이끌고 있는 사실상의 최상위 계획이다. 설비 확대 계획만 있는 CFI2030 CFI2030의 핵심은 신재생에너지의 급격한 확대 보급에 있다. 제주도의 모든 전력생산을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CFI2030은 태양광의 경우 1,411메가와트(MW), 풍력발전의 경우 육상 450MW, 해상에 1,895MW 등 총 2,345MW의 보급한다는 것이 목표다. 전체 4,085MW의 신재생에너지 보급목표 중에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규모는 3,756MW로 전체 보급 목표의 92%에 달한다. 이에 따라 제주도의 풍력과 태양광발전
▲ 추미애 법무부 장관. [제이누리DB] ‘카투사(KATUSA, Korean Augmentation to the United States Army)’는 육군 복무 대신 미군 부대에서 근무하는 징병제도에 따라 탄생한 군 조직이다. ‘대학입시보다 어렵다’는 카투사 제도는 6·25전쟁 초기 미군의 병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만들어졌다. 1950년 8월 국군과 유엔군이 낙동강 전선에서 공동 방어작전을 수행하는 동안 한국군 병력 증원을 골자로 한 카투사 제도가 실행된 것이 처음이다. 1950년 8월 15일 이승만 대통령과 맥아더 유엔군사령관 간의 합의에 따라 이뤄졌다. 이후 카투사는 한국과 미국을 연결하는 군사동맹의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았다. 지금까지 70년간 국내에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과 한국군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도왔다. 카투사는 또 미군과의 생활을 통해 군 복무 중 자연스럽게 영어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은 물론 제대 후에도 향상된 영어실력을 기업에서도 인정해 줘 지속적으로 지원자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로 시행 70주년을 맞이한 카투사 제도는 매년 약 2000명을
▲ 코로나 위기가 종식될 때까지 확장 재정은 불가피하다. 그래도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재정 건전성을 치밀하게 관리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사진=연합뉴스] 사상 최대, 역대 최고 등 최상급 표현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정부가 확정해 국회에 심의를 요청한 내년 예산안은 555조8000억원 규모. 올해 본예산(512조3000억원)보다 8.5% 많다. 세 차례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크게 불어난 올해 총지출과 견줘도 8조9000억원 많다. 예산 증가율은 2019년(9.5%)과 올해(9.1%)보다 조금 낮아지긴 했다. 하지만 올해 역성장으로 내년 세수가 거의 늘어나지 않을 현실에서 정부 지출을 떠받치려면 89조7000억원의 적자국채를 찍어야 한다. 올해 발행해야 하는 적자국채(60조3000억원)보다 29조4000억원 많다. 적자예산을 계속 편성해대니 국가채무가 급증한다. 국가채무는 내년 말 945조원으로 올해보다 105조6000억원 불어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6.7%로 올해보다 3.2%포인트 높아진다. 총지출과 적자국채 발행액, 국가채무는 사상 최대이고 국가채무 비율은 역대 최고다. 달갑지 않은 재정 부문 최상
1차 세계대전 프랑스 전선. 독일군과 마주한 최전선에서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던 영국군 부대에 마침내 ‘내일 총공격하라’는 명령이 하달된다. 영국군 사령부는 공중정찰을 통해 독일군이 퇴각한다는 정보를 파악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퇴각이 독일군의 기만전술임을 파악한다. 에린모어 장군은 급히 스코필드 병장과 블레이크 일병을 독일군 점령지역을 통과해 전방부대 매킨지 대령에게 공격취소명령서를 전달하도록 한다. ▲ ‘개싸움’에서라면 인정에 호소할 수도 있겠지만, 미사일엔 호소가 통하지 않는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스코필드와 블레이크는 잔뜩 웅크리고 폐허가 된 채 버려진 독일군 점령지역을 통과한다. 길은 가시밭이다. 독일군이 버리고 간 참호에서 지뢰가 폭발해 매몰될 위기를 넘기기도 한다. 그럼에도 주인이 떠난 농가에서 소젖을 짜서 수통에 담으면서 전진한다. 스코필드와 블레이크는 농가에서 소젖을 짜 비상식량을 조달하면서 독일 전투기와 영국 전투기 몇대가 벌이는 공중전을 한가로이 올려다본다. 말이 ‘공중전’이지 커다란 글라이더 몇대가 한가롭게 하늘을 노
▲ 경제성장률의 추가 하락을 막으려면 코로나 방역에 성공해야 한다. 여권이든 야권이든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그래야 경제활동을 정상으로 돌릴 수 있다. [Scoop=연합뉴스] 세상사가 고약한 시나리오로 전개되고 있다. 코로나19가 급속히 재확산하자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2.5단계로 강화됐다. 이 와중에 방역의 일익을 담당할 의사들이 정부의 공공의료 확대정책에 반발하며 파업을 벌였고, 정부는 업무개시명령과 경찰 고발로 맞서며 강 대 강으로 치달았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 원인에 대해서도 정치권은 네 탓 공방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8ㆍ15 광화문 집회를 강행한 교회와 참석자들, 이들에게 왜 진단검사를 권유하지 않느냐며 야당인 미래통합당을 공격했고, 미래통합당은 광화문 집회세력과 관계없다고 선을 그으며 정부의 방역 실패를 꼬집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교회지도자 초청 간담회에서 ‘특정 교회에서 정부 방역지침을 거부 방해해 확진자가 늘었는데, 사과도 안 하고 음모설을 주장한다’고 지적하자 교회총연합회 대표는 방역에 협조할 것이라면서도 ‘정부가 종교단체를 영업장이나 사업장 취급을 하지 않았
영화 ‘1917’은 관객을 두번 배신한다. 첫번째 배신은 출연진에 이름을 올린 콜린 퍼스, 베네딕트 컴버배치, 마크 스트롱 같은 스타 배우들이 단역으로 지나가고, ‘무명 병사’처럼 생긴 무명 배우 2명이 영화를 이끌어간다는 것이다. 두번째 배신은 명색이 ‘전쟁영화’인 ‘1917’의 전투장면이 제한적이고 조촐하다는 거다. ▲ '임무'의 완수가 '행복'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화끈한 대규모 전투 장면을 기대한 관객들이라면 분명 ‘1917’은 어이없는 전쟁영화임에 분명하다. 그나마 전투장면이라면 영화의 마지막에 영국군 병사들이 일제히 참호를 기어나와 적진을 향해 포탄이 빗발치는 허허벌판을 노르망디 상륙작전처럼 달리는 장면뿐이다. 영국군 1개 사단의 전투력이 ‘다이하드’의 브루스 윌리스 한명에도 못 미친다. 한마디로 전쟁영화치고는 무척이나 따분하다. 그렇다고 흥미진진한 스토리라인이 씨줄날줄로 정교하게 짜인 것도 아니다. 스토리라인 역시 지극히 단
▲ 감염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은 국가의 기본 책무다. 경제 살리기도 중요하지만 코로나가 완전 종식될 때까진 방역에 치중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가 2차 대유행으로 치닫고 있다. 감염원을 알 수 없는 집단감염이 교회, 카페, 학교, 음식점 등 일상 생활공간에서 발생해 국민의 걱정이 많다. 2월말 대구 신천지교회 사태 때보다 인구밀집도가 높은 수도권발 2차 대유행 공포가 더 크게 다가온다. 정부의 방역단계가 높아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됐다. 봄에 겪은 것처럼 음식숙박업, 유통업 등 서비스업이 직격탄을 맞고 각종 공사장이 폐쇄돼 대량실업이 재연될 수 있다. 정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대비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세차례 추가경정예산 60조원 등 총 270조원의 지원 패키지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일자리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코로나 2차 대유행으로 실업자와 한계기업이 양산하면 관련 예산이 조기에 바닥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4차 추경과 2차 재난지원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상반기 재난지원금은 저소득층의 소득감소를 상쇄해 분배구조 악화를 억제하는 효과를 냈다. 한정된
1980년대 한국을 달궜다. 몸을 날려 쌍권총을 쏜다. 비장한 표정을 지으며 그는 일어선다. 그의 입엔 어김없이 성냥개비나 담배가 물려져 있다. 그는 쓰러진 적을 힐끗 쳐다보곤 등을 돌려 천천히 걸어간다. 쓰러진 적 하나가 고개를 든다. 그의 등을 향해 총을 겨눈다. 그가 쓰러지는 모습은 슬로우모션으로 잡힌다. '빰바밤 빠바밤' 같은 비장한 배경음악이 흘러나온다. 영화는 끝이 난다. 홍콩 누아르(noir) 영화였다. 30년 후인 2020년 8월 제주다. 적은 사람이 모이는 걸 좋아했다. 사람을 통해 종족번식을 하는 운명이었다. 쓰러진 줄 알았는데 다시 일어서곤 했다. 등을 돌린 시간이면 충분했다. 'n차(미지수) 감염, 깜깜이 확진, 쓰나미 불러 올 2차 확산, 폭증 막을 마지노선, 의료붕괴‘ 등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대사가 난사됐다. 코로나 19다. 요전 일이었다. 인터넷에서 탐라문화제가 열린다는 걸 알게 됐다. 처음엔 '이게 뭐야'하며 놀랐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광복절 광화문 집회서 대량 종족번식을 한 코로나 19 여파에 모두가 가슴 졸이던 날이었다. 주최 측에선 비대면을 캐치프레이즈로
영화 ‘1917’은 분명 전쟁 영화인데 왠지 전쟁영화답지 않다. 전쟁영화라면 대개 병사들의 처절한 전투 장면과 전쟁으로 고통받고 죽어가는 비극적 인간들의 모습이 담기기 마련인데, 묘하게도 ‘1917’에서는 이런 장면들을 찾기 어렵다. 그저 북부 프랑스 평원에 독일과 영국이 끝없이 파놓은 흙구덩이 참호 속에서 웅크리고 있는 영국 병사들 모습뿐이다. 상대인 독일군들 역시 참호 속에 웅크리고만 있기는 마찬가지겠다. 소위 ‘교착상태’다. ▲ 실패의 경험이 누적될 경우 '노력해도 어쩔 수 없다'는 무기력감이 학습된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교착상태(stalemate)’란 원래 서양장기인 체스(chess) 용어다. ‘체크메이트(check mate)’의 반대상황이다. King이 지금 직접 공격당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King을 어디로 움직이든 공격당하고 죽게 되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움직이면 죽는다. 그저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는 상태다. 참호 속 병사들의 모습은 애국심에 불타는 것도 아니고, 독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