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헤이트풀 8’의 개봉을 앞두고 타란티노 감독은 한 흑인 인권단체 집회에서 “나는 살인을 보고 그냥 지나가지는 않는다. 나는 살인은 살인이라 부르고, 살인자는 살인자라고 부른다”고 외쳤다. 흑인을 차별적 태도로 대하고, 흑인 범죄용의자를 향해 무분별하게 총질하는 미국 경찰을 향한 문제제기였다. ▲ 우리는 은행에 돈을 신탁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생명'을 국가에 신탁한 셈이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타란티노 감독의 이런 발언은 미국 경찰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히 도발적이었다. 미국 경찰조직은 ‘100만 경찰’의 이름으로 타란티노 감독의 신작 ‘헤이트풀 8’에 대한 대대적인 보이콧 운동을 펼쳤고, 이는 ‘헤이트풀 8’의 흥행 실패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잔혹한 복수극을 트레이드 마크로 하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경찰의 공권력에 대단히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는 것은 다소 의외다. 미국 경찰단체의 반발에 타란티노 감독은 자신이 ‘경찰 혐오자’는 아니라
▲ IMF가 예측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3.0%다.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 2.0%보다 1%포인트 높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세계 성장률을 1%포인트 이상 밑돈 건 1980년과 1998년뿐이다. [사진=연합뉴스] 경제성장률 쇼크다. 3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4%에 그쳤다. 아직 4분기가 남아 있지만, 한국 경제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연간 성장률 2%선은 사실상 깨졌다. 2017년 3.2%였던 성장률이 불과 2년 사이 2%대는커녕 1%대로 주저앉음은 40% 가까운 하락세다. 지난해 말 정부는 올해 2.6~2.7%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7월 2.4~2.5%로 하향 조정했다가 최근 다시 2.0~2.1%로 낮췄는데 이마저 어려워졌다. 성장률 2%를 달성하려면 4분기에 3분기보다 0.97% 이상 성장해야 하는데, 경기가 하강 국면인데다 예산도 앞당겨 써 남은 재정이 충분치 않아서 힘들다. 연간 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진 것은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54년 이후 네차례뿐이었다. 벼농사가 흉작이던 1956년(0.7%)과 2차 석유파동을 겪은 1980년(-1.7%),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5.5%), 글로벌
▲ 김원식 제주MBC 마라톤 해설위원 마라톤이 국민 스포츠가 되었다. 오늘날 대중화되면서 경주거리를 단축해서 실시하거나 일반인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마라톤 대회가 시즌을 맞아 주말이면 전국 여기저기서 열리고 있다. 마라톤 선수들은 자신의 경기력 향상과 체력보강을 위해 비시즌에 강도 높은 훈련과 휴식을 병행하는 전지훈련이 필요한 시기로 제주도를 선호한다. 제주도에는 대한육상경기연맹으로부터 공인된 마라톤 코스가 서부지역과 동부지역에 있으며 마라톤 대회와 선수들의 훈련 장소로 주로 이용된다. 서부지역 코스는 한림종합경기장에서 한경면 고산리 자구내포구 왕복과 동부지역은 북촌리 해동버스정류장에서 표선면 하천리를 달리는 42.195킬로미터 구간이다. 제주도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바다, 따뜻한 날씨와 맑은 공기, 푸른 나무, 도로환경, 잘 조성된 올레길 등 겨울에도 기온이 영하로 잘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 육상 선수들이 가장 많이 즐겨 찾는 동계 훈련지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스포츠 천국으로 떠오르는 서귀포 지역은 한 겨울임에도 영상의 날씨를 기록할 정도로 따뜻한 곳이라 훈련 중 부상의 위험도 줄일 수 있고, 마라톤
적개심으로 가득하던 그들의 얼굴은 목적을 달성하였다는 만족감으로 만면에 웃음이 가득했다. 비웃음을 뒤로하고 옮겨 간 곳은 말석(末席) 과(課) 말석(末席) 계(係)다. 이 자리에서 1년을 머무르면 2년 퇴보되고 2년을 머무르면 4년 퇴보된다. 근무평정에서 제일 아래 순위로 매겨지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역전을 당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은 열심히 올라가고 있는데 김철수는 끝을 모르게 추락하는 중이다. 이 자리는 퇴직을 앞둔 사람들이 잠시 대기를 하거나 임시 직원들이 정규직 전환을 위하여 이용되기도 한다. 전임자가 떠나는 이유를 물어 보지도 못하였다. 축 늘어진 어깨와 푹 숙인 고개, 어두운 표정으로 책상을 주섬주섬 정리하더니 주변 사람들에게 인사도 없이 정든 직장을 떠나가는 뒷모습을 보게 되었다. 서무 직원이 “떠나는 사람에게 회식이라도 대접해야 될 거 아닌가 마씸?(아닌가요?)”하고 과장에게 조심스럽게 여쭈었더니 반대파라는 이유로 “필요 없어‼”라고 야박하게 거절해버렸다. 과장은 실세라는 우유부(嚘狃蚥)가 승진하면서 자리를 잡았다. 단지 반대파라는 이유
영화 ‘헤이트풀 8’ 스토리의 중심에는 자그마한 체구의 한 여인 데이지가 있다. 데이지라는 소박한 꽃 이름과 자그마한 체구의 모습이 썩 잘 어울린다. 그러나 어울리는 것은 거기까지만이다. 데이지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이 여인은 현상금 사냥꾼에게는 로또나 다름없는 거액의 현상금이 걸린 흉악범이다. ▲ 사회적 약자들을 사회적 강자들과 평등하게 대하는 평등은 모두 불평등이며 폭력이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현상금 사냥꾼 루스(커트 러셀)는 마치 바다의 로또 밍크고래 한 마리를 횡재해 끌고 가듯 데이지를 호송한다. 천하의 흉악범이지만 루스에게는 금덩이만큼이나 소중하다. 데이지의 동료들이 언제 그녀를 구출하기 위해 몰려올지도 모르고, 또 다른 현상금 사냥꾼들이 이 금덩이를 가로채려 들지 모를 일이다. 마치 미국 대통령의 경호원이 핵무기 발사장치 ‘블랙박스’를 아무에게도 탈취당하지 않기 위해 24시간 손목에 수갑으로 채워 연결하고 다니듯, 루스는 자신의 손목과 데이지의 손목을 수갑으로 채워 연결하고 데이지와 샴쌍둥이 같은 기묘한 동행을 한다. 현상수배범을 죽여서 데려오든 산 채로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긴급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재정지출 확대와 건설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두 정책 모두 장기적으론 경제에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시잔=뉴시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6일 역대 최저인 연 1.25%로 되돌아갔다. 그만큼 경기하강이 심상치 않음이다. 기준금리를 낮춘 한은은 물론 국내외 기관들이 잇따라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끌어내렸다. 올해 성장률이 정부 목표(2.4~2.5%)는커녕 2%도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판에 물가상승률마저 마이너스로 돌아서 ‘D(디플레이션)의 공포’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지금이 바닥이 아닐 것이라는 점이다. 대내외 경제여건이 언제 폭풍을 몰고 올지 모른다. 미중 무역분쟁이 ‘스몰딜’ 합의를 이뤘다지만 여전히 불확실하고, 독일 등 유럽국가들의 경기도 침체 상태다. 국내적으론 투자와 소비가 동반 부진한 경제적 요인 외에도 한일 갈등과 조국 사태로 인한 정치 불안정, 급속한 고령화 등 경제외적 문제가 산적해 있다. 시장에서는 조만간 추가 금리인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내년 1분기에 기준금리가 연 1.0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끝내 ‘조국사태’와 관련 사과발언을 하지 않았다. 게다가 국회의원들은 국민들의 눈은 안중에도 없듯 '막가파 액션'을 보여줬다. 흡사 오로지 '편싸움' 뿐인 현장을 본 것 같다. 대통령이 국회에서 33분 연설하는 동안 수많은 당부와 미사여구에도 불구하고 조국사태로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말에는 인색한 연설이었다. 청와대가 21일 초청한 종교계 지도자를 향해 “국민통합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던 국가지도자이기에 국회연설에서는 두달동안이나 국론분열을 가져왔던 ‘조국 임명과 사퇴’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 대신 은근한 사과발언까지는 기대했었다. 그러나 이날 대통령 연설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관련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야유와 반발에도 ‘검찰 개혁법안 처리’를 거듭 촉구하는 것이었다. 이번 국회 시정연설은 내년도 예산안과 국정운영 방안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설명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공수처 설치를 지나치게 강조한 연설이었다.
프로빈셜 홀에는 음습한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었다. 조배죽들의 통치 방법은 제국주의 시대의 '분리하여 통치하는(divide and rule)' 수법과 같다. 제국주의 국가들은 식민지를 강압적으로 통치하기 위하여 소수의 세력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 은혜를 베풀고 다수의 상대편을 탄압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그렇게 되면 식민지 국민은 양편으로 나뉘어져 대립하는 통치구조가 만들어 지고 지배세력과 피지배 세력을 구분하는 선이 그어진다. 피지배 세력을 고립시켜 탄압하면 저항이 일어나고 저항은 지배세력이 다시 제압하게 된다. 이른바 '편 가르기' 수법이다. 우동춘(愚獞鶞)은 보도자료를 모아 기자들에게 나누어 주는 일을 매일 반복하다 보니 짜증이 났다. 그러다가 심심해서 언론을 모두 장악했다는 착각에 빠지고 ‘언론은 비판적 기능은 하면 아니 되고 단지 홍보지 역할만 해야 한다. 총독을 불편하게 하는 보도는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제는 조배죽의 시대가 되었으니 충성심을 보여줘야 할 텐데 뭔가 반짝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없다. 가깝게 지내던 직원이 귀띔을 해 주
▲ 프랑스는 적게 일하면서도 높은 임금을 받는 '노동자의 천국'이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강한 개혁 의지를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알리면서 노동개혁에 성공했다. 이런 소통은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필요한 자세다. [사진=연합뉴스] 세계경제포럼(WEF) 평가에서 올해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이 141개국 중 13위에 랭크됐다. 지난해보다 두 단계, 2017년 대비 네 단계 올라섰다. 경제 부진과 정치적 갈등의 와중에도 한국에 대한 외부평가가 나아졌다니 다행이다. 그러나 구체적 평가항목을 보면 걱정스러운 부분이 널려 있다. WEF는 기본 환경과 인적 자본, 시장, 혁신생태계 등 4개 분야 12개 부문 103개 항목에 걸쳐 국가경쟁력을 평가한다. 이중 한국은 정보통신기술(ICT) 보급과 거시경제 안정성 등 2개 기본 환경 부문에서 1위를 지켰다. 세계 최고 수준인 광통신 및 인터넷 보급률과 상대적으로 낮은 편인 국가채무비율 등 기초체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실제 경쟁력이 발휘되는 시장과 혁신생태계 부문에서 크게 뒤처졌다. 경직된 노동시장과 얽히고설킨 규제, 까다로운 창업 여건 등이 기업 활력을 떨어뜨리며 국가경쟁력
조국 장관이 취임한지 35일만에 사퇴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14일 오후에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민들 사이에 많은 갈등을 야기해 송구하다“는 사과 발언을 했다. 그러나 진심어린 사과로 보기에는 애매한 표현이 많았다. 조 장관은 14일 이미 두장의 발표문을 양복 안주머니에 넣고 집을 나왔다. 오전에는 과천 법무부에서 검찰개혁안을 발표하고, 오후는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제목의 사퇴 입장문을 냈다. 사퇴문에는 “가족 수사로 인해 국민들께 참으로 송구하였지만,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 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을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다”며 “그러나 이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된다고 판단했다"면서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되어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고 무척 고통스러웠다. 그렇지만 검찰개혁을 응원하는 수많은 시민의 뜻과 마음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고도 했다. 또
김철수는 망가진 몸을 회복하고자 강하게 처방을 받은 일주일치 약 봉지 중에서 마지막 한 봉지를 입에다 털어 넣었다. 조배죽들의 눈치를 보아가며 보이지 않는 구석에서 약을 먹어야 하는 성가신 일이었다. 약을 먹는 일을 멈추어 버렸다.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기 시작하고 왼쪽 눈의 시력이 떨어져 가고 있었다. 프로빈스에는 조배죽과 조배죽이 되고자 하는 자들, 조배죽의 똘마니들로 득실대고 있었다. 돌아서면 함정, 다시 돌아서면 지뢰밭이다. 피할 길이 없다. 조배죽들은 독특한 방법으로 반대파들을 괴롭히면서 충성심을 과시하려 들었다. 총독이 헤아려 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충성 경쟁은 천태만상이다. 변태 사무관 우변태(禹變態)는 저녁에 술을 한잔 걸치고 한량같이 어슬렁거리면서 여기저기 사무실을 배회했다. 야근하는 직원 중에 만만하다 싶으면 뒤로 돌아가서 검지 손가락으로 직원의 귓구멍에 질러 넣어 돌리는 버릇이 있다. 짜증내며 돌아다보면 우변태는 흐리멍텅한 눈빛으로 개기름을 질질 흘리고 있다. 악수 할 때는 손가락으로 상대편의 손바닥을 긁어 대기도 하고 남자 직원의 엉덩이를 주무르기도 하면서 쾌감을 느끼곤 했었다. 손버릇을 보아하니 성도착 증세가 심한 것
▲ '문'이란 안과 밖의 양면성을 지닌다. 미국 남북전쟁이 끝난 직후 어수선하고 불온한 시기, 시절만큼이나 황량한 와이오밍의 겨울 벌판 위 외딴 여관에 서로에 대한 증오와 혐오로 가득한 8명이 눈보라를 피해 모여든다. 남군과 북군, 흑인과 백인, 범죄자와 현상금 사냥꾼 등 한곳에 모인 이 기묘한 조합만으로도 이미 타란티노식 불행한 결말이 예견 가능해진다. 이들의 ‘잘못된 만남’이 이뤄지는 미미네 여관 겸 잡화점에 기묘한 출입문이 등장한다. 어쩌면 이 출입문은 영화의 주연급은 아니어도 충분히 조연급은 될 만한 ‘출연진’으로 손색이 없다. 눈보라 정도가 아니라 눈폭풍이 몰아치는 벌판에서 허겁지겁 미미네 잡화점으로 돌진한 인물들은 문을 밀어도 보고 당겨도 보지만 열릴 기미가 없다. 문을 부술 듯 두들겨도 열어주는 사람이 없다. 단지 안에서 ‘문을 힘껏 차라’는 불친절한 안내가 돌아온다. 안내대로 발로 있는 힘껏 걷어차자 그제서야 문이 열린다. 문을 연다기보다 문을 부수고 들어간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듯하다. 그렇게 문을 ‘부수고’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