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권이 정쟁에 빠져있는 사이, 버려지거나 잊힌다고 느끼는 국민이 늘고 있다. 여야 정당이 국회에서 토론하면서 입법활동을 해야 하는 이유다. [사진=뉴시스] 우리 속담에 자식과 관련된 것들이 적지 않다. ‘새끼 많이 둔 소 길마 벗을 날 없다’고 신세를 한탄하면서도 ‘손톱 발톱이 젖혀지도록 벌어먹인다’처럼 건사한다. 아울러 ‘열 손가락에 어느 손 깨물어 아프지 않을까’ ‘불면 꺼질까 쥐면 터질까’하며 돌본다. 우리네 자식사랑은 유별나다. 자식이 속을 썩여도 내색하지 않는다. 자식사랑이 지나쳐 사회적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런 경우에도 여간해서 내뱉지 않는 말이 ‘버린 자식’ ‘내놓은 자식’ 등이다. 끝내 이런 말이 부모나 자식들 입에서 불거져 나오는 집안의 일이 온전할 리 없다. 안타깝게도 이런 표현이 한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최대 규모 경제단체 회장에게서 나왔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8일 “요즘 우리 경제는 버려지고 잊힌 자식이 된 것 같다”며 토로
이 소설은 지방자치가 부활하면서 어두운 세력들이 전국의 지방정치를 장악해 온갖 이권개입과 탐욕으로 얼룩지는 가운데 제왕적 권력을 장악한 프로빈스의 총독(Governor)과 그 추종 세력들의 행태를 담고 있다. 그들은 조배죽 혹은 십상시(十常侍) 무리들이다. 주인공 김철수는 가상인물이다. 프로빈스에 장기간 근무하면서 그들의 집중공격으로 무려 20여년간 수천길 벼랑 끝, 한 순간을 버티지 못하면 모든 것을 잃고 추락할 위치에 서 있었다. 주인공의 육체는 이미 완전히 부서져 버려 하루살이처럼 연명하면서도 희미하게 남은 정신에 의지하며 떼거지로 무지막지하게 덤벼드는 조배죽과 십상시들을 상대로 그냥 그렇게 버티는 수밖에 없던 신세였다. 1대 100, 승산 없는 싸움, 김철수는 최후의 결사항전을 준비한다. 주인공과 프로빈스의 운명이 걸려 있다. 이 소설에서 나오는 사건들은 실제와 같이 묘사되어 있으나 모두 픽션이다. [편집자 주] 캘리포니아의 태양은 강렬하다. 병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강렬한 태양 빛에 눈이 부셔 깊은 잠에서 깨어났다. 생사를 넘나드는 대형 수술을 받고 김철수의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 버렸다. 출국 전까지만 하더라도 180
‘헤이트풀 8(Hateful 8)’은 내놓는 영화마다 화제를 몰고 오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여덟번째 작품이다. 2015년에 공개한 이 영화는 역시 타란티노스럽다. 타란티노의 브랜드와도 같은 ‘복수’ 코드는 빠져 있지만 이를 부득부득 가는 듯한 ‘증오’ 코드는 전작들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 ▲ 우리 마음속에 살고 있는 괴물과 귀신은 '증오'와 '혐오'일지도 모른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영화의 배경은 미국 남북전쟁(1861~ 1865년)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아마도 1870년대 어느 시점인 듯하다. 조지아, 앨라배마, 사우스 캐롤라이나처럼 남북전쟁의 광기가 집중적으로 할퀴고 지나가지는 않은 궁벽진 와이오밍 주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타란티노의 증오극의 막이 오른다. 와이오밍 주의 몸을 숨길 곳조차 없는 허허벌판에 지독한 혹한과 눈보라가 몰아친다. 용무가 무엇이 됐든 그런 날씨에 길을 나선다는 것은 곧 죽음에 가깝다. 그 근방을 말 타고, 혹은 마차를 타고 지나던 사람들이 허겁지겁 긴급대피소를 찾듯 &l
이 소설은 지방자치가 부활하면서 어두운 세력들이 전국의 지방정치를 장악해 온갖 이권개입과 탐욕으로 얼룩지는 가운데 제왕적 권력을 장악한 프로빈스의 총독(Governor)과 그 추종 세력들의 행태를 담고 있다. 그들은 조배죽 혹은 십상시(十常侍) 무리들이다. 주인공 김철수는 가상인물이다. 프로빈스에 장기간 근무하면서 그들의 집중공격으로 무려 20여년간 수천길 벼랑 끝, 한 순간을 버티지 못하면 모든 것을 잃고 추락할 위치에 서 있었다. 주인공의 육체는 이미 완전히 부서져 버려 하루살이처럼 연명하면서도 희미하게 남은 정신에 의지하며 떼거지로 무지막지하게 덤벼드는 조배죽과 십상시들을 상대로 그냥 그렇게 버티는 수밖에 없던 신세였다. 1대 100, 승산 없는 싸움, 김철수는 최후의 결사항전을 준비한다. 주인공과 프로빈스의 운명이 걸려 있다. 이 소설에서 나오는 사건들은 실제와 같이 묘사되어 있으나 모두 픽션이다. [편집자 주] 도전 김철수는 젊었을 때 고등고시를 보기 위하여 공부를 하였으나 영어 때문에 실패했다. 다시 도전하고자 영어를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토플' 책 한권을 3년이 넘게 공부했다. 책 표지에 비닐이 벗겨
박사장 가족이 바캉스를 떠난 날 밤, 기택네 식구는 박사장 집 거실에서 술을 곁들인 가족 파티를 연다. 기택이 박사장의 아내가 의외로 순진하고 착한 구석이 있다고 평한다. 기택의 아내는 남편이 남의 아내에게 호의적인 평가를 내린 것에 심사가 상했는지 반론을 제기한다. “그게 다 여유 있으니까 착한 거야.” ▲ 한 인간의 고매한 품격도, 그 천박함도 아무리 감추려해도 감추어지지 않는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박사장 아내의 ‘착함’이 여유로움의 결과에 불과한 것인지 천성인지 혹은 교양인지 논란은 있을 수 있겠지만 박사장 아내가 착하다는 것에는 기택네 식구 모두가 동의한다. 박사장 아내는 기택네 식구들의 평가처럼 순진한 구석이 있고 기본적으로 언론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재벌 사모님들의 엽기적인 풍모와는 분명 차별화되는 ‘착함’도 있다. 가짜 대학생 괴외선생인 기택의 아들, 가짜 미국 유학파 미술치료사인 기택의 딸, 가짜 ‘최고 가정부’ 이력을 가진 기택의 아내, VIP만 전문으로 모신다는 가짜 운전기사 기택, 이 모든 ‘
▲ 여야 정치권이 '조국 난타전'에만 몰두하고 있다. '제발 정치가 경제까지 오염시켜 힘들게 하지 말아 달라'는 게 추석 민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하다. [사진=연합뉴스] 8ㆍ9 개각 이후 대한민국은 한달째 ‘조국 블랙홀’에 빠져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관련 보도가 다른 현안과 이슈들을 덮었다. 언론은 연일 조국 후보자 사태 관련 기사로 도배하다시피 했다. 조국 후보자 지명 이후 한달 동안 쏟아진 관련 기사 건수가 130만건을 넘어섰다는 통계까지 나왔을 정도다. 6일 ‘지각 청문회’가 열리기까지 여야 정치권이 보인 행태는 국민을 절망시켰다. 자유한국당은 조 후보자에 대해 숱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증인 선정 문제로 예정된 청문회를 파행시켰다. 더불어민주당은 시종일관 조 후보자 감싸기에 급급했다. 그러다 후보자가 ‘셀프 청문회’를, 야당이 반박 기자간담회를 각각 진행하는 희극이 연출됐다. 당리당략 이전투구, 정치혐오 부채질 국회가 국민에게 위임받은 검증 책임을 다하지 않는 사이 후보자의 딸이 다닌 대학들에서 입시
데자뷰(DÉJÀ VU) ― 이런저런 사전에서는 이 용어를 ‘최초의 경험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본 적이 있거나 경험한 적이 있다는 이상한 느낌이나 환상. 프랑스어로 이미 보았다는 의미로서 영어로는 already seen에 해당한다.’고 대충 정의하고 있다. 1960년대를 살아온 세대의 많은 이들은 현재 진행 중인 「제주 제2공항건설」과 관련한 논란을 접하면서 데자뷰를 느낄 것인데, 그 느낌의 끄트머리에 당시 「경부고속도로 건설」 논란을 머리에 떠올릴 것이다. 그렇다. 제주 제2공항 건설의 논란은 데자뷰를 느낄 정도로 50여 년 전의 경부고속도로 논란과 참으로 많이 닮아있다. 둘 다 미래를 향한 개발 사업이라는 점, 대규모 재원이 필요하다는 점, 건설 필요성의 찬반논란이 첨예하다는 점, 지역이기주의가 발현된다는 점, 반대의 양태가 거칠다는 점, 군사시설 겸용 의혹이 있다는 점 등등 닮은 점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이다. 그 많은 닮은 점에 대하여 필자는 아래와 같이 중요한 몇 가지만을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필요성에 대한 논란의 양태가 닮은꼴이라는 것이다. 당시 경부고속도로 반대진영에서는 서울~부산 간에는 이미
이 소설은 지방자치가 부활하면서 어두운 세력들이 전국의 지방정치를 장악해 온갖 이권개입과 탐욕으로 얼룩지는 가운데 제왕적 권력을 장악한 프로빈스의 총독(Governor)과 그 추종 세력들의 행태를 담고 있다. 그들은 조배죽 혹은 십상시(十常侍) 무리들이다. 주인공 김철수는 가상인물이다. 프로빈스에 장기간 근무하면서 그들의 집중공격으로 무려 20여년간 수천길 벼랑 끝, 한 순간을 버티지 못하면 모든 것을 잃고 추락할 위치에 서 있었다. 주인공의 육체는 이미 완전히 부서져 버려 하루살이처럼 연명하면서도 희미하게 남은 정신에 의지하며 떼거지로 무지막지하게 덤벼드는 조배죽과 십상시들을 상대로 그냥 그렇게 버티는 수밖에 없던 신세였다. 1대 100, 승산 없는 싸움, 김철수는 최후의 결사항전을 준비한다. 주인공과 프로빈스의 운명이 걸려 있다. 이 소설에서 나오는 사건들은 실제와 같이 묘사되어 있으나 모두 픽션이다. [편집자 주] '먹고 사무관들' 김철수는 기억을 한참 뒤로 돌렸다. 1996년 어느 날 프로빈스의 도지사가 소속 공무원들에게 외국어와 컴퓨터를 집중적으로 훈련시키도록 엄명을 내렸다. 대한민국은 개발도상국 수준을
▲ 경기침체기에 재정은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역대급 재정적자를 용인해선 곤란하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마련한 내년 예산안은 여러 면에서 ‘역대급’이다. 우선 총지출 규모가 513조5000억원으로 마침내 500조원을 넘어선다. 2011년에 300조원을 넘어선 예산은 2017년 400조원을 돌파하는 데 6년 걸렸다. 그런데 400조원에서 500조원 돌파는 3년으로, 역대급 신기록을 세울 판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예산의 증가속도가 가파른 탓이다. 내년 예산안은 올해 본예산보다 43조9000억원(9.3%) 많다. 9.7% 증액한 올해에 이어 2년 연속 9%대 증가율의 ‘초슈퍼 예산’이다. 예산안은 이듬해 경상성장률(실질성장률+물가상승률)에 맞춰 짜고 ‘수입 내 지출’을 지키려고 애쓰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내년 예산안 증가율은 정부가 예상하는 내년 경상성장률 전망치(3.8%)의 두배를 훌쩍 뛰어넘는 역대급이다. 내수와 수출이 동반 부진한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경제보복 등 대외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확장재정이 불가피하다는
우리에게 익숙한 계급·계층의 드라마는 대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이에 전선이 형성되고, 그 전선의 전후방에서 갈등과 치열한 전투가 일어난다. 그런데 영화 ‘기생충’에서는 조금 낯선 전선이 형성된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가 아니라, 똑같이 ‘못 가진 자들’인 기택네와 지하실 남자 사이에서 갈등이 벌어진다. ▲ 더이상 희망을 품고 상류층과 싸우지 않는다. 그저 걸리적거리는 '우리'와 싸울 뿐이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기택의 대를 이어 백수의 세계에 안착한 아들에게는 명문대학에 다니는 부잣집 아들 친구가 있다. 친구는 현재와 미래를 모두 보장받았지만 기택의 아들에게는 현재도 미래도 온통 암울하기만 하다. 열패감이나 질투심에서라도 기택의 아들은 그 친구를 멀리할 법한데 그렇지도 않다. 그저 선망하고 부러워한다. 기죽어 지내지만 그렇다고 적개심을 갖진 않는다. 때때로 잘나가는 친구가 던져주는 ‘떡밥’을 머리 긁적이며 받아먹는다. 친구가 찾아와 해외연수를 떠나 있는 동안 자신이
이 소설은 지방자치가 부활하면서 어두운 세력들이 전국의 지방정치를 장악해 온갖 이권개입과 탐욕으로 얼룩지는 가운데 제왕적 권력을 장악한 프로빈스의 총독(Governor)과 그 추종 세력들의 행태를 담고 있다. 그들은 조배죽 혹은 십상시(十常侍) 무리들이다. 주인공 김철수는 가상인물이다. 프로빈스에 장기간 근무하면서 그들의 집중공격으로 무려 20여년간 수천길 벼랑 끝, 한 순간을 버티지 못하면 모든 것을 잃고 추락할 위치에 서 있었다. 주인공의 육체는 이미 완전히 부서져 버려 하루살이처럼 연명하면서도 희미하게 남은 정신에 의지하며 떼거지로 무지막지하게 덤벼드는 조배죽과 십상시들을 상대로 그냥 그렇게 버티는 수밖에 없던 신세였다. 1대 100, 승산 없는 싸움, 김철수는 최후의 결사항전을 준비한다. 주인공과 프로빈스의 운명이 걸려 있다. 이 소설에서 나오는 사건들은 실제와 같이 묘사되어 있으나 모두 픽션이다. [편집자 주] 완장의 등장 프로빈스에서 도지사는 모든 것을 장악한 제왕적 도지사라고 한다. 그러나 이를 훨씬 능가하는 황제 혹은 총독(Governor)이 등장하면서 '조배죽이 조배죽에 의한 조배죽을 위한 지방통치 시대&
“우리가 ‘I love you’라고 말할 때, 그 ‘I’가 누구인가가 중요하다. I란 독립적이고 누군가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 아닌 자족自足적인 개체여야 한다. 오로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사는 사람은 독립적인 인간이 아니라 정신적인 기생충에 불과하다. 기생충의 사랑은 무의미하다.”- 러시아 소설가 아인 랜드 ▲ '정신적 기생충'의 사랑 방식은 지하실 남자의 그것처럼 불안하고 불온하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러시아 태생의 미국 여류 소설가이자 철학자인 아인 랜드(Ayn Rand)는 ‘사랑’이라는 것을 이처럼 대단히 냉정하고 엄격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영화 ‘기생충’에서 문제적 인물인 ‘지하실 남자’는 자신이 기생하는 주인집 사장을 향한 일편단심 ‘민들레 사랑’으로 충만하다. 왜 그를 사랑하고 존경하는지는 설명되지 않는다. 그저 지독하게 사랑한다. 그에 대한 사랑과 존경이 지하실 남자의 존재 이유 자체로 보인다. 사장님과는 물론 일면식도 없다.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