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득주도 성장정책의 피해는 저소득층이 가장 크게 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 정책 목표와는 완전히 다른 방향이다. 정책 수정이 필요한 때다. [사진=연합뉴스] 아직 11월인데 급격히 추워졌다. 없는 이들에게는 겨울나기가 여간 버겁지 않다. 바깥에서 몸을 움직여 돈을 벌 수 있는 일자리가 사라져 소득이 줄어드는 판에 난로나 보일러 가동에 필요한 난방비도 마련해야 한다. 겨울추위를 녹여줘야 할 경제는 날씨보다 더 춥다. 이미 곳곳이 얼음골이다. 성장률이 0%대를 맴돌면서 실업자가 양산되고 있다. 기업의 투자와 생산, 가계 소비가 모두 부진한 결과다. 이런 판에 달갑잖은 가계빚은 1500조원을 돌파했다. 상황이 이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국무회의에서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는 말처럼 기회를 살리자”고 했다. 경기 하강세가 가속화하고 주력 제조업의 침체가 뚜렷한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로 사람들이 어리둥절해 했다. 대통령은 자동차 생산이 다시 증가하고, 조선도 세계 1위를 탈환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 반사효과다. 산업계는 주력 제조업에서 “물이 빠지고 있다&rdqu
▲ 2기 경제팀의 할 일은 자명하다. 규제를 확실하게 혁파해 혁신성장의 길을 여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의 최대 아킬레스건은 일자리 창출 실적이다. 대통령 직속으로 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하고, 일자리 수석을 두었다. 청와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하고, 대통령이 직접 시연하는 모습을 홍보했다. 그런데 올 2월부터 매달 발표하는 고용통계에서 취업자 증가폭이 1년 전보다 감소했다. 평년(30만명)의 3분의 1 수준인 10만명대에 머물다가 7~8월에는 몇천명에 불과했다. 덩달아 실업률도 높아졌다. 문재인 정부가 중점을 둬 추진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 성장정책의 실패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그때마다 정부가 주목해달라는 통계가 있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고용의 질은 좋아지고 있다”고 강변했다. 그런데 10월 고용통계에서 그마저 전년 동월 대비 4000명 줄었다. 7월부터 증가폭이 줄더니만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대표적 업종이 숙박ㆍ음식점업인데, 이 분야 취업자 수가 크게 감소
▲ KDI와 대한상의가 문재인 정부 1기 경제팀에 쓴소리를 냈다. 2기 경제팀이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사진은 신임 경제부 총리로 내정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사진 왼쪽)과 김수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 [사진=연합뉴스]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9일 동반 경질됐다. 부총리 후임에는 경제관료 출신인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내정됐고, 정책실장에는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이 임명됐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 1기 경제팀은 출범 1년 6개월 만에 좋지 않은 경제성적표와 함께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돌이켜보면 물러나는 경제라인 투톱은 정책 혼선과 갈등을 초래했다. 출범 초기 부총리를 중심으로 일하겠다고 약속한 것과 달리 누가 실세냐를 놓고 ‘김앤장’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핵심 정책에 대한 의견차를 노출함으로써 정책 신뢰를 떨어뜨렸다.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3대축으로 삼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J노믹스는 어느 것 하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 바람에 문재인 대통령이 최고의 국정목표로 내세운 일자리 창출은 참담한 성적표를 받고 말았다. 실업률은 외환위기 이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계층간 소
▲ 9월 주요 경제지표는 온통 마이너스였다. 크고 작은 악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영향을 미치는 경제위기인 '퍼펙트 스톰'이 회자되는 이유다. [사진=더스투프 포토] 2018 프로야구 한국 시리즈가 한창이다. 지금 한국경제 상황을 야구에 빗댄다면 퀄리티 스타트는커녕 경기 초반, 3회 말에 선발투수와 포수 등 배터리를 함께 교체해야 할 급박한 상황에 몰렸다.↓ 임기 5년 정부에서 출범 1년 5개월 만에 이미 숱한 사인 미스로 인한 갈등과 실책, 포볼, 데드볼, 안타를 두들겨 맞고 적지 않은 점수를 내줬다. 게다가 선발투수가 책임져야 할 주자가 루상에 전부 나가 있는 만루 위기다. 상황의 심각성은 10월 마지막 날 통계청이 내놓은 9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생산과 소비, 투자 동향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들이 온통 마이너스다. 제조업, 서비스업 가릴 것 없이 모든 산업의 생산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거의 10년 만에 최악이다. 실물경제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음이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을 외치며 최저임금을 큰 폭으로 인상했지만, 민간소비는 되레 둔화하고 있다. 추석이 낀 9월임에도 소매판매가
한국경제에 실물경기와 금융시장 양쪽에서 위기 경고음이 울려대고 있다. 그러나 정부 대응은 긴박감이 보이지 않고 단기 대증요법에 머물고 있다. 고용 참사와 투자 부진이 핵심 과제인데 노동개혁과 규제혁신에는 여전히 미온적이다. 실물경기 동향을 나타내는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6%에 그쳤다. 두 분기 연속 0%대 성장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 따져도 2.0%로 9년 만에 최저치다. 냉각된 실물경제의 실상은 수치로 드러났다. 설비투자가 두 분기 연속 감소했다. 건설투자도 마이너스 증가율로 20년 만에 최저치다. 산업 생태계가 무너지는 소리도 들린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6% 급감했다. 실물경제의 거울인 증권시장도 흔들린다. 주가가 연일 큰폭으로 하락하고 외국인 자금이 빠져 나간다. 코스피는 10월 넷째주에 나흘 연속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외국인의 ‘셀 코리아’ 행진이 한달째 이어졌다. 10월 들어 채권시장과 코스피 시장에서 5조원 가까운 자금이 이탈했다. 코스피 2000선 붕괴가 현실화하리란 비관론이 고개를 든다. 증시 침체는 미중 무역전쟁, 미국의 금리인상, 국제유가 상승
사립유치원의 국가지원금 유용 사태가 계속 논란거리다. 급기야 국정감사장에 관계자들이 증인으로 세워졌을 정도다.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어서 정치인들도 한 목소리로 사립유치원 운영자들을 질타하고 있지만 막상 해당 유치원 운영자들은 억울하다고 하소연하며 집단저항에 나설 움직임도 보인다. 이미 유치원의 공공지원금에 대한 비리나 운영의 문제점 등은 어느 정도 밝혀졌고 정부의 대처도 연이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문제를 다뤄보고자 한다. 이른바 ‘공공(公共)’에 관한 인식이다. 공공유치원과 사립유치원 어릴 적 우리들 대부분은 유치원을 다니지 않았고, 아주 일부 친구들이 유치원에 다닌다는 것을 알면서 부러워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시절에도 유치원이라는 곳을 다녔으면 좋았겠지만 대부분이 가난했던 시절에 유치원은 사치였고 일종의 특권과도 같았기 때문에 언감생심이었다. 교육의 역사에서 유치원은 그리 오랜 과거에서 내려온 것이 아니라 1840년에 독일의 교육자 프뢰벨이 처음 세운 것으로 알려진다. 취학 이전 아동들에게 적절한 놀이와 교육을 시켜주기 위해 만들어진 유치원은 금새 전 유럽으로 퍼
▲ 낡은 규제를 혁파해 청년들이 신산업을 일굴 수 있어야 경제가 성장한다. 하지만 정부와 국회는 기존 업계의 눈치만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물품을 소유하지 않고 빌려 쓰고 빌려주는 공유경제는 이미 세계적 흐름이다. 특히 활발한 분야가 모빌리티(이동)다. 자동차를 나눠 타는 것은 기본이고, 지하철ㆍ버스 등 대중교통수단과 연결하는 자전거ㆍ스쿠터까지 사람의 이동경로를 따르는 다양한 서비스 시대가 열렸다. 우버(미국), 디디추싱(중국) 같은 승차공유 업체 등 공유경제를 선도하는 스타트업(신생기업)들의 기업가치가 치솟았다. 내년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우버의 기업가치 1200억 달러는 제너럴모터스ㆍ포드ㆍ피아트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업계 빅3의 시가총액을 합친 것보다 많다. 변화 추세를 읽은 정보기술(IT) 기업과 통신사, 자동차제조사들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합종연횡하고 있다. 전 세계 기업들이 앞다퉈 뛰고, 소비자들이 혜택을 보는 공유경제 시장에서 유독 뒤처진 곳이 한국이다. 그 상징적인 현장이 18일 서울 광화문광장 택시종사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였다. 카카오 모빌리티가 운전자와 탑승자를 연결해주는 카풀 앱을 출시하자 &ldqu
국회가 ‘정보조작처벌법’을 만든다면 과연 가짜뉴스(fake news)를 잘 골라 올바르게 처벌할 수 있을까? 최근 여야가 다투어 ‘가짜뉴스 감별법’이나 다름없는 법률 제정을 선언했다. 이낙연 총리가 먼저 가짜뉴스 근절을 위해 총대를 메고 나섰다. 이 총리는 국무회의에서 ‘가짜뉴스 근절’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을 구체적으로 내놓으라는 엄명를 내렸다. 베트남 주석의 사망으로 조문외교를 다녀온 직후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평소 신중하기로 소문난 이 총리가 흥분한 것은 SNS가 원인으로 꼽혔다. 그는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을 문상하면서 방명록에 ‘백성을 사랑하셨으며 백성의 사랑을 받으신 주석님의 삶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고 부끄러워집니다'라는 애틋한 추도사를 썼다. 그런데 국내 SNS에는 방명록의 내용중 베트남 주석님이 북한의 ‘주석님’처럼 왜곡한 가짜뉴스가 퍼졌고, 내용도 ‘대한민국 주권국의 총리가 쓸 내용이 아니라’는 비난까지 쏟아졌기 때문이다. 단단히 열 받은 그는 페이스북
▲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기업이 뛰어야 한다. 규제개형과 혁신성장을 구호로만 외쳐선 안 되는 이유다. [사진=연합뉴스] 아슬아슬했다. 집권여당 대표가 “최악의 상황은 면한 것 같다”고 언급할 정도다.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을 보면 취업자가 2705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4만5000명 증가했다. ‘마이너스’ 우려를 낳았던 취업자 증가폭이 일단 ‘플러스’로 나타났다. 그러나 속내는 문제투성이다. 취업자 증가폭이 10만명을 오르내리는 고용쇼크가 8개월째 이어졌다. 7월 5000명, 8월 3000명으로 곤두박질한 것보다야 나아졌다지만, 정부가 당초 32만명으로 잡았다가 18만명으로 낮춘 올해 취업자 증가 목표는 이미 물 건너갔다. 산업별로 들여다보면 3대 최저임금 민감 업종의 감소세가 확연하다. 음식ㆍ숙박업과 도소매 유통업, 사업시설관리(아파트 경비원 등) 및 임대서비스업에서 30만명 넘게 감소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정책을 강행하며 여러 보완책을 강구했지만 고용 악화를 반전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9월 취업자 증가폭을 플러스로 유
영화 ‘사막의 라이언(Lion on Desert)’은 이슬람 세계와 서구의 ‘문명적 충돌’을 아랍인의 시각에서 제작해 서구 극장에 올린 거의 유일한 영화다. 서구인들이 반길 리 없다. 항일투쟁기 영화를 만들어 일본에서 흥행몰이를 기대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3500만 달러의 제작비를 투입해 고작 13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 이탈리아 최정예 사단과 기갑부대도 무크타르의 게릴라들을 쉽게 제압하지 못했다. [일러스트=케티이미지뱅크] 1981년작 ‘사막의 라이언’은 분명 흥행면에서는 ‘폭망’작으로 기록될 것이다. 어찌 보면 흥행 참패는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던 것도 같고, 크게 흥행을 고려하지 않고 제작된 듯도 싶다. ‘사막의 라이언’은 이슬람 세계의 서구와의 ‘문명적 충돌’을 아랍인의 시각에서 그려낸 영화다. 서구사회에서 크게 환영을 수 없는 주제였던 것이다. ‘사막의 라이언’이 그린 리비아의 독립투사 오마르 무크타르(Omar Mukhtar)는 당시 리비아의 절대권
▲ 금리는 경제변수이지만 정치적 함의도 적지 않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독립적으로 금리 수준을 결정하고 있는지 짚어봐야 할 때다. [사진=연합뉴스] 금융은 일반인들에게 어려운 분야다. 월급이 통장으로 들어가고, 매일 신용카드를 쓰고, 해마다 자동차보험을 갱신하는 등 여러 형태의 금융을 벗삼아 살아가지만 전문용어 투성이 약관은 머리를 아프게 한다. 이런 금융회사에서 다루는 돈의 값과 양을 결정하는 통화정책을 책임지는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가 4일 알쏭달쏭한 말을 했다. “금융 불균형이 누증되고 있다. 이를 점진적으로 해소하는 등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금융 불균형’이란 저금리 상태에서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에로 자금쏠림 등 부작용을 언급할 때 쓰는 말이다. 실제로 15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정부가 여러 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서울 집값은 계속 올랐다. 이 총재는 최근 공식석상에서 금리인상 고려 요소로 금융 불균형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가 누증된 금융 불균형을 점진적으로 해소하겠다고 밝힌 것은 기준금리를 단계적으로 인상
▲ '핵 없는 평화 속 남북경협'이냐 '남북경협 확대 속 평화 정착'이냐의 순서를 따지기보다 병행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사진=뉴시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3차 남북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으로 참여한 경제인들이 평양 옥류관에서 대동강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백두산 정상에 올라선 천지를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었다. 엄지를 치켜세운 모습으로. 내로라하는 기업인들이 기념사진만 찍었을 리 없다. 평양 거리 등 북한의 현실을 보며 나름 생각하고 사업 구상도 가다듬었으리라. 북한의 경제 실세인 리용남 내각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밝힌 소회에서 그들의 심사가 읽힌다. “지리적으로 가까운데 심리적 거리가 상당했다” “마음에 벽이 있었는데 와서 직접 보고, 경험하고, 뵈니 (사라졌다)” “11년 만에 오니 많은 발전이 있는 것 같다” 등. 리 부총리는 “평화와 번영을 위한 지점이 같아 구면인 것 같다”고 화답했다. 북한 내각부총리와 남한 경제인의 회동은 의미가 적지 않다. 북핵 문제의 실타래가 풀리면 경협을 주도할 기업인들과 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