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유래 없는 4개의 태풍은 제주를 놀라게 하면서 총 피해 복구비도 총 1033억 원에 달했었다. 때문에 필자도 지난 6월 올해 태풍 대비를 단단히 하자고 지면으로 독려한 바 있다. 하지만 결과는 어떤가? 비바람을 동반하는 태풍이 아닌 폭염에 의한 완패였다.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자연의 힘이었다. 특히 폭염에 의한 가뭄은 제주도 기상관측 이래(1923년) 90년 만이었다. 피해규모도 최소 1300억 원에서 최대 3200억 원의 소득감소가 예상된다고 한다. 제주기상청이 2013년 여름철 기후보고서에 의하면 평균 최고기온 및 최저기온이 197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기록을 갈아치웠다. 강수량도 평년 38% 수준에 그쳤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는 전국 생산비중이 20% 이상 점하는 제주도 월동채소류 작황 뿐 아니라 전국 물가에도 악 영향으로 미칠 수 있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필자는 이번 가뭄으로 제주도 치수정책에 많은 시사점을 제시했다고 본다. 지하수 관정에 의존하는 제주농업 시스템의 한계성을 절실히 느꼈을 것이다. 또 국가차원의 농업용수 공급 저수시설 개발은 예산 핑계로 공기가 14년 이상 지연되는 사실은 행정의 안일함을 보여주는 사례로 꼬집을 수밖
▲ 김성민/ 수필가 # 별도봉의 어귀에 들어서며 아직 어스름한 새벽의 별도봉 산책로. 얼굴을 복면마스크로 알카에다처럼 중무장한 여자와, 팔을 나치처럼 위아래로 흔드는 여자가 맞은편에서 걸어오고 있다. 잠시 후 주파수가 다른 두 개의 전파가 교차한다. ‘국정원의 내란음모 사건’ 이 ‘우리가락 좋을시고’를 타고 흐른다. 국정(國政)과 국악(國樂)의 크로스오버 앙상블에 배가 고파 우짖던 새들이 그만 자기 곡조를 놓치고 뚝 울음을 그친다. 자연의 소리가 전파의 소리에 제압당해 소멸한다. # 별도봉의 둘레길을 걸으며 별도봉의 해안 단애는 감히 태평양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경승이다. 발아래에 산지포를 에워싸서 10년 대역사 끝에 완공된 저탄소 녹색항만(Green Port) 제주외항이 있다. 명실상부하지 않은 미완성의 국제자유도시 ‘세계가 찾는 제주’를 향해 대형 크루즈선이 시커먼 탄소를 내뿜으며 입항하고 있다. 승객 2천명을 태운 유람선 한 척이 뱉어 내는 매연이, 자동차 3110만대분과 맞먹는다는 수치가 있다. 그런 저 배는 투자할 자본을 싣고 오는가, 점령할 자금을 싣고 오는가. 중국의 부동산 자금이
▲ 정경호 전 제주도의회 의원 ‘제주판 3김’ ―. 지방선거를 1년가량 앞두고부터 도민의 귀를 간질이고 있는 말이다. 어떻게 들으면 기발한 조어(造語) 같기도 하고, 또 어떻게 들으면 엉뚱한 조어 같기도 하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이 말을 만들어낸 사람의 의도가 그렇게 선(善)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진짜 3김의 끈질기고 지겨운 정권욕을 연상케 하여 그 말에 빗대어진 ‘제주의 세 분’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의도가 숨어있기에 그렇다. 그러나 그 의도가 어찌되었든 그 조어가 제대로 만들어진 것인가는 따져 볼 일이다. 그 조어는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어떤 형태로든, 혹은 크든 적든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고, 제주인의 삶의 질 향상에 음으로 양으로 기여할 수 있는 그들의 역량을 자칫 움츠려들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조어의 원조 격인 ‘3김’ ―. 이 말 역시 조어였다. 그렇지만, 조형(造形)의 적합성과 공공(公共)의 합리성을 함유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제대로 만들어진 조어라고 할 수 있다. 세 분 모두 성(姓)이 김씨(金氏)였다는 사실, 직업 정치인이었다는
▲ 송왕철/ 제주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지인 중 한 분이 가끔 이런 말씀을 하신다. "왜 제주사람들에게 영어나 일본어 같은 외국어를 하도록 요구하는지 모르겠다"고. "오히려 외국어는 전문 인력을 충분히 양성해서, 관광 인프라로 구축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한 논의는 뒤로 하고, 얼마 전 어떤 인터넷 신문에서 제주버스시외터미널의 관광안내데스크에 대한 투고를 읽고 아쉬움이 남아 펜을 들게 되었다. 관광객들이 제주에 와서 불편없이 돌아다니려면 어떤 것이 필요할까? 물론, 가장 먼저 제주의 풍광이 제대로 보존, 관리되어야 하겠고 둘째, 합리적인 가격의 충분한 숙박시설들이 들어서야 하겠다. 제주는 관광이 주요 산업인지라 세계 웬만한 관광지보다 이런 여건이 잘 갖추어져 있다. 그런데 요즘의 여행 추세를 보면 이런 정보를 적절하게 제공하는 관광 인프라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까지 해외여행을 갈 때, 언어 문제나 비용과 시간의 효율성 등을 고려해서 주로 여행사를 통해 돌아다니면서 보는 관광을 많이 하다 보니 개별적으로 여행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 대한 서비스도 우리 여행 패턴에 비추
▲ 양시경 제주경실련 공익지원센터장 나는 한 사람의 억울함에 대한 진실을 보았다. 그리고 그 진실을 외면할 경우 죄책감으로 평생 죄인처럼 살 것 같았다. 나 역시 그동안 살아오면서 순간적인 착오나 욕심으로 잘못을 저지른 적이 있다. 그 일이 크든 작든 한 번의 실수를 반성하며 다시는 그런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자기발전에 도움이 된다. 지난날의 과오를 처절하게 반성하며 새벽 2시부터 저녁 6시까지 하루 16시간을 열심히 살아온 전과자를 우리 사회는 혹독하게 냉대하며 받아주지 않았다. 고성옥씨는 사건이 일어난 시각 새벽 3시30분에 신문뭉치를 들고 거친 숨을 몰아쉬며, 쏟아지는 땀방울을 흘리며 정신없이 골목길을 누비고 있었다. 그런데 우연치 않게 사건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로 범죄의 누명을 뒤집어씌웠다. 알리바이가 너무나 확실한데도 말이다. 입지도 않은 노란 티셔츠를 조작하여 증거를 만들고, 목격자가 있는 범인의 발자국을 인멸하며 법정에서 허위 증언으로 범죄자로 만들어졌다. 없는 죄를 만들어서 7년 동안 철창 속에 가두고, 억울하다는 울부짖음을 철저하게 가로 막았다. 교도소 안에서 7번에 걸쳐 증거를 조작하거나 인멸시키고, 법정에서 허위증언을 선 관
▲ 김영한/ 제주커피연구소장 나는 지난 20여년 동안 하루 두 세잔 정도의 커피를 마셔왔다. 아침에 출근하면 모닝커피, 점심식사하고 커피 한 잔, 오후에 손님들을 만나다 보면 다시 한잔 정도는 기본이다. 이렇게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늘다 보니 국내 커피시장이 무척 커졌다. AC닐슨의 조사에 의하면 국내의 커피시장 규모는 3조 7천억원, 4조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이중 인스턴트 커피가 1조 4천억원, 커피전문점이 1조 4천억원, 커피 병,캔음료가 9천억원 수준이다. 이를 잔수로 계산하면 우리나라 국민이 1년에 80억잔 정도의 커피를 마신다. 이중 인스턴트 커피가 70억잔으로 87%에 이르고 커피전문점이 4억 6천만잔으로 6%정도, 병,캔커피가 5억3천만잔으로 7%정도다. 이들 커피의 생두는 100% 수입하고 있고, 원두도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같은 경우는 대부분 수입하고 있다. 관세청에서 2011년에 우리나라에 수입된 커피를 기준으로 한 사람이 1년에 몇 잔 정도의 커피를 마시는가를 계산해보니 성인 1인당 338잔이 나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에 한 잔 정도는 마신다는 계산이 나온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커피 수입액은 최근 5년 사이에 300
▲ 고운호/ 전 한국은행 제주본부장 애국심은 국난 극복의 원동력이 된다 얼마 전 관람객 700만을 돌파한 영화 '베를린'을 보며 애국심과 제주 지도자의 리더십을 동시에 떠올렸다. 가족보다 당에 맹목적 충성을 하던 주인공은 조국 북한으로부터 배신당한다. 이후 주인공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공화국의 '영웅'이 아니라 모함받은 아내의 목숨을 구하려고 고군분투하는 '남편'으로 변신하게 된다. 국가로부터 헌신짝처럼 버려진 한 인간의 상처에 애국심도 파괴돼, 조국에 복수를 다짐한다. 영화 '베를린'은 곤경에 처한 국민을 보호해주지는 못하고 배신하는 국가라면 국민에게는 전혀 무가치함을 일깨워준다. 국가다운 국가, 지도자다운 지도자만이 국민을 가질 자격이 있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국격을 가늠하는 척도는 자국민의 안위를 걱정하고 책임지는 국가와 지도자의 가치관과 의지다. 미국은 자국민에게 ‘우리는 당신을 잊지 않는다 (You are not forgotten)’라고 약속한다. 어떤 희생을 치르고라도 반드시 지켜낸다는 원칙을 한 번도 버린 적이 없다. 1995년 6월 보스니아에서 미군 전투기가 적진의 숲속에 격추됐다. 엿새 뒤, 기적적으로 생존한
▲ 조한필/ 충청타임스 부국장 1987년 6월항쟁에 밀려 전두환 정권은 대통령 직선제 개헌이 담긴 6ㆍ29선언을 내놨다. 그 과정에 전두환 대통령의 28세 장남, 전재국씨가 관여했다. 전 대통령과 노태우 민정당 대표와의 비밀회동에 참여하는 등 막바지 조율작업에 참여했다. 미국 대학 박사과정에 다니다 귀국한 때였다. 재국씨는 미국에 있을 때 4ㆍ13 호헌(護憲)조치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편지를 아버지에게 보내기도 했다.(‘청와대비서실’ 3권, 1994) 재국씨의 ‘정치 참여’는 1980년부터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 대통령 취임식(9월 1일) 한 달 후인 10월 1일, 조선일보에 ‘한없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란 제목의 그의 글이 실렸다. 당시 대학 2학년인 대통령 아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전국지 오피니언란에 대문짝막한 글을 냈는지 궁금하다. 내용은 이렇다. 80년 ‘서울의 봄’. 아버지를 향한 욕설, 화형식이 난무하는 대학가에서 힘든 나날을 보냈다. 아버지는 비장한 결심으로 12ㆍ12(79년 쿠데타)를 감행했다. 그것을 지켜 보면서 어머니와 우리 네 남매는
지난 59일 동안 타들어 가슴을 움켜쥐며 사상 최대 가뭄피해를 이겨보겠다는 의지로 적극 나서준 농업인과 봉사활동에 나서준 기관·단체, 쉼 없이 급수지원에 나서준 소방공무원 등 공직자 여러분에게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이번 가뭄으로 피해를 입은 농업인 여러분께는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지난 22일부터 어제까지 가뭄피해가 극심했던 구좌 성산 표선 등 동부지역과 대정·안덕 등 서부지역, 그리고 감귤주산지인 남원 등 제주 전역에 40~80㎜의 고마운 단비가 내렸습니다. 기후변화 등으로 이번 비가 국지성으로 내리면서 애월 등 일부 지역의 강수량이 다소 부족한 지역은 있지만 앞으로 지속적으로 급수 지원에 나설 것입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90년 만에 최대 가뭄으로 농가 소득이 최대 3000억 원 가량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난 15일부터 구좌읍지역 등에 현장이동상황실을 설치하는 등 이번 가뭄을 재난으로 규정하고 총체적으로 대응해왔습니다. 제주자치도는 가뭄 극복 긴급예산 42억원을 편성, 물빽 500개 양수기 30대, 취수탑 80개소 등 추가로 지원했고 3200여개의 관정을 개방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가뭄이 올해만 발생할 수 있
인간은 망각(忘却)의 동물이라고 하니 그럴 수 있다. 세상일이 워낙 변화무쌍하니 범인(凡人)들이 그 세세한 변화의 계기와 시작점을 기억한다는 건 사실 무리다. 하지만 모두가 다 잊더라도 잊어서는 안되는 경우가 있다. 그것도 한 나라, 한 지역을 이끈 지도자가 자신이 내놓은 정책으로 인해 해당 국가와 지역에 엄청난 변화가 나타났다면 아마 그의 뇌리에 그 정책에 대한 기억은 꽂히고도 남는다. 한때 ‘업적’이라고 자부하던 그 정책이 비록 ‘졸작’으로 후일 판명났다손 치더라도 그가 그걸 잊을 리는 만무다. 1998년 민선 2기 지사로 선출됐던 이는 2002년 6월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자 의욕적인 정책을 내놓았다. 2002년 1월 제주국제자유도시가 출범했지만 아마도 그에게 당시의 제주 행정체제는 곳곳에서 암초와 같은 걸림돌이었고, 효율성과는 거리가 먼 것처럼 보였던 것 같다. 마침 각종 비리로 얼룩진 사건들이 터지면서 '시·군의회 무용론'이 일던 때였다. 더욱이 도지사였던 그는 그 시절 기초단체장인 제주시장과 각종 정책추진과정에서 갈등을 빚었다. 11년 전이다. 2002년 9월17일 도지사였던 그는 제주발전연구원에서 작성한 ‘제주도 행정계층구조 개편을 위한 기본계획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기다리고 기다리던 단비가 흠뻑 내려 뜨겁던 대지를 식혀줬습니다. 타들어 가던 농심을 적시고,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와 아파트 벽을 적셔 줌으로써 가뭄과 무더위를 함께 날려버리게 됐습니다. 온 도민의 걱정과 우려, 그리고 가뭄극복 동참 속에 사상 최악의 가뭄을 잘 넘길 수 있었음을 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 한 방울의 물도 아껴 쓰고, 제한급수의 불편을 감수하며, 타들어가는 농경지에 물 한통이라도 드리며 가뭄극복에 함께 동참해 주신 도민 여러분 덕분입니다. 특히 기우제를 지내면서까지 비가 오기를 소망했던 많은 분들의 노고에 하늘이 감동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깊이 감사드립니다. 우근민 도지사님을 비롯한 전 공직자들께서 가뭄극복을 위해 정말 열심히 뛰어 주신데 대해서도 고마운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비가 오기까지 제주는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90년 만에 최저 강수량을 기록하는 등 최악의 가뭄을 겪었습니다. 이로 인해 수박과 당근, 땅콩, 참깨, 노지감귤, 콩 등에서 잠정 피해액이 1,700억 원에 달하는 것만으로도 이번 가뭄의 심각성을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농업인 여러분을 비롯하여 가뭄으로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서귀포 산남지역은 정부가 인정한 의료취약지구이다. 서귀포에서 분만할 수 없어 제주시로 넘어와야 하는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서귀포의료원에서 고가의 CT나 MRI 등 응급검사를 받고도 다시 제주시로 넘어와서 똑같은 검사를 받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서귀포시민들은 왜 이렇게 불편한 의료서비스를 받아야 할까? 이는 한마디로 지방의료원인 서귀포의료원이 지역거점 공공병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귀포의료원은 2012년 보건복지부 운영평가 결과 최하위 등급인 D등급을 받았고 적자는 계속 누적되고 있다. 2012년 서귀포의료원의 당기순손실은 28억 5,000만원이며, 부채는 245억2,545만원이다. 문제는 별다른 수익창출 방안이 없는 상황에서 고액 연봉의 전문의 인건비 등 병원의 수익률 대비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전문의 인건비는 전국 최고수준이지만 진료만족도는 높지 않다. 간호사와 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임금체불, 부익부 빈익빈의 기형적인 내부 임금구조, 무기계약직 직원들에 대한 최저임금법 위반, 도지사 선거공신 원장임명 등 고질적인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본 의원은 지난 6월 도의회 임시회 예결위 추경예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