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예부터 축산업이 발달된 고장이다. 온화한 기후와 풍부한 강우량, 그리고 넓은 중산간 토지는 축산업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이었다. 그러나 그게 경제적 풍요와 연결된 건 그리 오랜 세월이 아니다.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제주도 축산은 국가를 위한 군마나 황실을 위한 명마를 키우기 위한 공납기지였을 뿐이다. ▲ 밴플리트 장군 제주의 지역경제 수단으로 축산업을 육성하기 시작한 것은 해방이후다. 맥그린치와 연결되는 지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승만 대통령은 제주의 목장을 지역경제와 연계시킨 최초의 창시자이며, 밴플리트(James Award Van Fleet, 1892~1992) 장군은 이를 연출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박정희 대통령을 이승만 대통령의 실패작을 리메이크 한 사람이라고 한다면, 맥그린치 신부는 관과는 따로 독립영화를 통해 제주의 목장개념을 새롭게 정리한 이다. 제주축산업을 대형화시키는 데 각자의 중요한 역할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모두가 서로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우선 이승만대통령의 사례다. 이승만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이전 미국유학을 경험한 이다. 1904년 귀국 이전까지 한국인 중 미국 체류기간이 가장 오랜 이도 바로 그다. 뿐만
▲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km 해상에서 침몰된 여객선 세월호(SEWOL). [Joins=뉴스1] 최근 우리나라 고3 수험생들은 누구나 재난대응(disaster response)에 대한 글을 영어로 읽었을 것이다. 수능특강 3강 6번 지문인데, 첫 문장이 이렇다. “재난 대응은 새로운 사건이 일어남에 따라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Disaster response is becoming increasingly complex with each new event.) 이렇게 더 복잡해지는 이유를 이 글의 작자는 점점 더 많은 기관들이 지진이나 홍수 같은 재해현장(the scene of an earthquake or flood)에 몰려들기 때문이라고 썼다. 그리고 수많은 단체들이 식량 지원(food aid), 대피소(shelter), 의료 지원(medical assistance), 그리고 재건(rehabilitation)을 위해 많은 것을 제공한 사례를 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단체들이 제각각 일하는 경향(tend to work independently and in an uncoordinated manner)이
▲ 배후주 제주도법률교육연구원장 부동산이란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이나 사람들이 만든 건물, 넓은 전원을 이루고 있는 토지나 토지 위에 설치된 도로나 운동장 등 각종 정착물들을 통틀어 부르는 이름이다. 이런 개념을 국민의 기본 생활을 규정하는 민법(民法)에서는 ‘토지 및 그 정착물은 부동산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제99조 제1항). ‘부동산은 생활이다’ 는 말 또한 그만큼 부동산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첫째, 부동산은 사람에게는 누구나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우리 인간은 부동산을 떠나 존재할 수 없으며, 우리는 항상 부동산이 제공하는 공간에서 거주하고 있다. 학생은 아침에 집이라는 부동산에서 일어나 등교준비를 하고, 도로라는 부동산을 통하여 학교에 가고, 학교라는 부동산에서 공부를 하게 된다. 이와 같이 부동산이 제공하는 공간이 필요한 사람은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다. 둘째, 부동산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날마다 살고 있는 자신의 집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역설적인 사실이다. 그러나 자신이 전세를 살고 있는 집이 경매에 넘어가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나앉는 사람들의 기준에서 보면,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이
▲ 박찬식 전 제주도행정부지사 우근민 지사 불출마는 어려운 용단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오후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아 세월호 여객선침몰 사고현황을 보고 받고 “제주로 수학여행 가는 학생들이 불행한 일을 당하게 되어 참담하다. 생존자를 빨리 구출하는 데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하였다. 같은 시간대에 새누리당 원희룡 도지사후보는 성명을 통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구조해야한다. 안산 단원고 학생을 비롯한 사망자에게 명복을 빌고 유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바쁜 가운데 시야를 널리 보고 있다. 이렇게 대통령과 원 후보가 제주행 여객선 승객 구조에 관심을 갖고 애도와 위로를 표하는 시간에 우근민 지사는 신구범 전 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차 한잔하자고 하여 지사 집무실에서 서로 웃으면서 만나 30분간 환담하였다. 현실감각과 상황에 대한 긴장감이 없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290여명이 실종된 제주행 여객선 사고에 관심을 갖고 있는 시간에 박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같이 하는 우 지사는 관광객 사망자를 애도하고 유족을 위로하는 성명을 낼 생각은 하지 않고 두 분의 화해에만 관심을 가졌다. 오랜
▲ 박재욱 논설위원/ 한국지방정부학회 회장 6월 4일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4년마다 지방선거가 치러지고 있지만 지방선거가 말 그대로 단지 지방의 단체장이나 의원을 선출하는 데 그치고 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아쉬움을 갖는다. 더구나 중앙정치와 차별적인 지방정치의 내용성과 특징을 가져야 한다는 당위론에서 볼 때 지난 1991년 지방의회 부활 이후의 과정에 대한 평가는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이 강하다. 결국 중앙정치의 입김과 영향력 하에 종속된 지방정치, 지방정부 자치권의 제약, 주민들의 무관심, 주민참여의 부진 등에 기인한다. 사실 지방선거는 다른 선거, 즉 대선이나 총선을 통해 대통령과 국회, 정당 등의 그간 국정 운영에 대한 비판적 평가와 더불어 새로운 비전이나 전망이 창출되듯이 기존 지방정부의 단체장, 지방의회의 의원에 대한 평가와 함께 새로운 비전, 전망, 사업 등을 발굴해내는 과정이다. 그리고 기존 단체장이나 의원을 교체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새로운 지역 일꾼을 찾아내 주민의 대표로 선출하는 과정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은 이러한 기대와는 다르다. 우선 지방정부의 자치권은 여전히 제약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오히려 제약의 강도가
▲ 맥그린치 신부가 청년기 동료들과 토론하던 장면이다 목초개발이 끝나자 맥그린치의 눈길은 목축용 소로 쏠렸다. 양돈도 좋지만 목초가 개발되었으니 소가 좀 더 경쟁력이 있다는 생각이었다. 맥그린치 신부의 부친은 수의사였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다니다 보니 소에 대해 좀 아는 편이었다. 10살 때는 감자가 목에 걸려 죽어가던 소를 치료, 동네 사람들로부터 “훌륭한 수의사가 될 것”이라고 칭찬을 받았던 적도 있다. 맥그린치 신부가 처음 제주에서 본 소는 볼품이 없었다. 반면 육지에서 본 한우는 매우 우수한 품종이라고 생각했다. 섬이기 때문에 다른 우수 품종과 교배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근친교배로 인한 열성유전 때문이었다. 밭갈이는 좋을지 모르지만 육식이나 비육용, 즉 경제용으로는 좋은 소가 아니었다. 게다가 목초도 없어서 먹이도 시원치 않으니 제주소가 육지에서 키우는 소보도 빈약할 수 밖에 없었다. 품종이 좋은 소를 수입하여 종자용 겸 식용으로 키울 마음을 먹었다. 당시 우수 비육소 품종은 뉴질랜드와 호주, 케나다, 미국 등이 정평이 나 있었다. 맥그린치 신부는 가격·품종 등을 고려할 때 뉴질랜드가 적당하다고 보고 뉴질랜드
▲ 제주도청 세정담당관 오성택 정부에서는 ‘00년 이후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부동산가격 안정 및 지방재정균형발전 차원에서 ‘05년부터 도입하여 과세하던 종합부동산세를 국세에서 지방세로 전환한다고 지난 해 11월 발표하였다. 종합부동산세는 재산세 납세의무자 중에서 전국에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가액을 합산하여 일정액 이상(주택 6억, 종합합산토지 5억, 별도합산토지 80억)인 경우 과세하는 국세로서 국세청에서 징수하고 있으나 안전행정부에서 부동산교부세로 전액 지방에 교부하고 있어 사실상 지방자치단체의 재원이다. 따라서 종합부동산세를 지방세로 전환하게 되면 지자체가 직접 과세하여 자체 세입으로 충당하게 되고, 부과․징수율 제고 등 과세 자주권의 확대 및 그에 상응하는 자주재원 확충 효과를 가져 오게 된다. 2013년도에 전국에서 부과된 종합부동산세는 1.1조원이며, 그 중 제주도에서 부과된 종합부동산세는 61억 원이다. 이를 안전행정부에서 시․군․구의 재정여건, 사회복지, 지역교육, 부동산 보유 세 규모를 기준으로 부동산교부세로 배분함에 따라 제주도에는 203억 원이 교부되었으며, 지방세로 전환하게 되
▲ 이시돌 목장에 동원된 1960년대의 트랙터 오랜만에 맥그린치 신부를 만났다. 원고를 쓰면서 확인할 일 때문이다. 노구에도 불구하고 홍차를 직접 대접해 주신다. 이시돌 목장에서 유기농으로 만든 우유가 곁들인 홍차 맛이 특별했다. 맥그린치 신부는 예전 내가 연재를 하고 있는 내용과 책을 펴내고 싶다는 말을 건네자 이런 농담을 한 적이 있다. "아일랜드의 어느 신사 장례 미사 때 일이다. 장례미사를 집전하는 신부는 돌아가신 신사에 대하여 연이어 칭찬하면서 애석해 하는 강론을 하였다. 통상 장례미사에 있는 일이다. 그런데 그런 칭찬이 너무 하다 싶은 미망인이 냉랭한 얼굴표정으로 옆에 있는 아들 보고 '야! 지금 장례미사를 하고 있는 분이 너의 아버지인지 다시 확인해 보아라!‘“ 돌아가신 자신의 남편이 전혀 칭찬 받을 일이라고는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미망인이 칭찬하는 신부에 대한 푸념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농담에는 또 다른 뜻이 있었다. 맥그린치 신부는 자신이 한 일이 전혀 칭찬받을 일이 없는데 글을 쓰는 내가 너무 칭찬하고 있다는 것을 빗대어 농담한 것이다. 늘 만날 때마다 다시 이 일을 하면 이 보다 더 잘 할 수 있
▲ 양성철/ 제이누리 발행.편집인 수년 전의 일이다. 어리둥절한 적이 있다. 늘상 어떤 군중행사가 있게 되면 반드시 치러야 하는 대한민국의 의식이 있다. 국민의례다. 대부분 ‘국기에 대한 맹세’로 시작한다. 언제나 습관처럼 가슴에 손을 얹고 태극기를 쳐다봤다. 그런데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국기에 대한 맹세’는 그 시절 알고 있던 그 맹세문이 아니었다. 초등생 시절을 거쳐 불혹의 나이를 넘어서고서도 기억하는 국기의 대한 맹세는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혹여 현재 시행 중인 국기에 대한 맹세를 초등생 기억에 갇혀 모르는 분들을 위해 여기 다시 써본다.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그 시절 신문 한 켠에 조그맣게 자리한 박스기사에 불과한 지라 국기에 대한 맹세문이 바뀐 사연을 몰라 동그란 눈을 떴지만 그런 허둥댐은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웅성거리는 소리, 수군거리는
▲ 김은희 제주국제대 일어일본학과 교수 1991년 이즈모(出雲) 시청은 일본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돼 화제가 됐다.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처음으로 소니, 도요타, 시세이도, 인텐도, 기린맥주 등 일본을 대표하는 대기업들과 함께 ‘베스트 기업 9’으로 선정되고 최우수 마케팅 상을 수상하였다. 어떻게 해서 지방 소도시 이즈모 시가 대기업과 이름을 나란히 할 수 있었을까? 여기에는 이즈모시 이와쿠니 데쓴도(岩國哲人)시장의 스토리가 있다. 당시 이즈모 시는 시마네현(島根県)에 있는 인구 8만의 중소도시에 불과했다. 1988년 9월 20일 당시 니오라(直良) 시장은 이듬해 봄 실시되는 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시의회에서 공식 발표했다. 그러지 않아도 쇠락해가는 이즈모시의 앞날에 어둠이 그림자가 드리웠다. 어느 날 지역의 원로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훌륭한 시장을 모셔와 시를 부흥시키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즈모시 출신 인재들을 점검하다가 이와쿠니 데쓴도라는 인물을 찾아냈다. 이와쿠니는 미국에서 모건스탠리를 거쳐 세계최대의 금융은행 메릴린치의 부사장으로 일하던 잘나가는 금융인이었다. 이즈모 지역의
▲ 반기성/ 기상전문위원 이스라엘 사해(死海) 인근의 유대 광야 오른편에는 우뚝 선 특이한 형태의 언덕이 있다. 꼭대기는 평평하고 주위는 급경사인 메사(mesa)지형으로 높이는 450m, 정상 부분은 길이 600m, 폭(가운데 부분)이 250m 정도다. 유대 역사상 잊을 수 없는 비극의 현장이자 천연적인 요새(要塞)인 이곳이 바로 ‘마사다(Masada)’이다. 기원후 70년 반란군이 400m 높이인 난공불락의 바위산 ‘마사다’ 요새를 거점으로 게릴라 활동을 펼치자 반란의 불길이 번질 것을 우려한 로마 황제는 제10군단장인 루시우스 플라비우스 실바 장군을 시켜 요새를 토벌토록 지시한다. 72년 실바가 이끄는 로마 제10군단이 마사다로 진격했다. 로마군은 마사다 요새를 포위하고 여러 차례 공격했으나 성벽은 무너지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이곳의 기후는 로마군의 편이 아니었다. 이곳의 여름은 50℃에 이르는 무더위에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다. 겨울엔 가끔 장대비가 내리는 등 날씨가 매우 나쁘다. 혹독한 기후를 이겨내기 위해 마사다 요새를 만든 헤롯왕이 거대한 탱크를 만든 이유다. 과거 기록에 따르면 로마군은 유대인의 기
▲ 고운호/ 전 한국은행 제주본부장 공공성은 사회를 떠받치는 기둥이다 공공성은 사회를 떠받쳐주는 기둥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의 공공성은 하루가 다르게 무너지고 있다. 공공성이 무너지면 국가 공동체가 무너지고 사회가 각박해지며 우리의 삶에도 많은 해악을 초래한다. 지도자가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공공성의 가치를 존중하고 이를 실천해야만 하는 이유다. 공공성 회복을 위해서는 소아를 버리고 대의를 추구해야 하며, 이는 철저한 소명의식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 소명의식을 가진 자만이 공공의 선을 위해 선공후사(先公後私)의 마음가짐으로 자신을 내던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소명의식의 유무가 과거사를 바라보는 독일과 일본의 국가적 자세와 그 사죄의 방법을 갈랐다. 독일의 대표적인 종교사회학자인 칼 프리츠 다이버 교수는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가치는 공공성의 회복임을 강조한다. 모두가 공공의 선을 추구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권력의 사유화로 공공성 훼손에 앞장서는 지도자들 제주 사회의 공공성 구현 수준은 어떠한가? 탐욕적 이기주의 지도자와 그 패거리들이 제왕적 권력을 악용, 제주 사회를 사유화하면서 도민이 자유와 행복을 추구하는 공동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