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인석 제주도선관위 위원장. 존경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5월 9일은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 있는 대통령의 궐위로 인한 선거일입니다.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되기 위한 각 후보의 치열했던 선거운동도 거의 마무리 되고 있습니다. 이제 유권자 여러분께서 투표하실 차례가 되었습니다. 어느 후보를 지지할 것인지 마음을 정하셨습니까? 그러면 그 결정을 가슴 속에 담아두지만 마시고, 도내 230개소에 설치된 투표소에 가셔서 투표하여 표로써 보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야만 유권자 여러분의 뜻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혹시 아직도 지지할 후보를 정하지 못하셨습니까? 그러면 지금부터라도 각 후보의 정책과 인물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비교하여 지지할 후보를 정하고, 그 후보에게 투표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신 있는 투표야말로 이 나라의 주인이 바로 국민임을 분명하게 확인시켜 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입니다. 도산 안창호는 “참여하는 사람은 주인이요. 그렇지 않은 사람은 손님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주인이 자기를 대신하여 일할 사람을 뽑는데 뒷짐 지고 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곧 주인이기를 포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주인이라면
온 나라가 연일 시끌벅적한 게 정신이 하나도 없다. 대통령이 탄핵으로 파면돼 급작스레 후임을 뽑는 선거판이 벌어진 판에 북쪽 '석동(石童ᆞ돌아이)'은 미사일 장난을 계속하고, 이에 경쟁이라도 하듯 바다 건너 큰 석동 역시 느닷없이 돈타령으로 겁박하고 있으니 말이다. 사정이 이런 데도 대통령이 되겠다는 자들은 갖은 수단을 다 동원해 서로 네 탓에 핏대를 올리느라 여념이 없으니 도대체 이게 나라인지, 나라라면 누구의 나라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시절은 곡우(穀雨)가 지나 본격적인 농사철인데 전국이 유세밭으로 변해버린 마당에 농심(農心)마저 흩어놓고 있지나 않은 지 저으기 걱정된다. 하긴 대통령을 뽑는 일도 나라살림을 농사로 치면 농삿일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도 큰 일이니 이해는 한다. 앞으로 5년 동안 먹고 살 농사의 씨앗을 고르고 뿌리는 일이니까. 국회의원 선거가 밭농사라면 모름지기 대선은 우리의 주식(主食)인 쌀을 마련하는 논농사라 할 수 있다. 논농사건 밭농사건 가장 먼저 하는 일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일이 좋은 종자(種子)를 고르는 것인 만큼 나라 농사에도 지도자를 뽑는 일이야말로 같은 맥락에서 엄청난 대사임에 틀림없다. 종자가 '후지면' 아
▲ 강은숙 제주도청 존셈봉사회 회장. 나눔 실천을 위해 결성한 제주특도청 공직자 동호회 ‘존셈봉사회’가 창단 10주년을 맞았다. 세심하고 따뜻한 인정(人情)을 뜻하는 제주어의 ‘존셈’ 봉사회 회원들은 ‘작은 정성으로 키우는 행복 제주’를 목표로 지난 2007년 5월 첫 봉사활동을 시작 했다. 그 동안 시설방문 노력봉사 및 국제스포츠대회 행사지원, 건강먹거리 지원 사업, 도서지역 및 해외봉사, 문화체험 부스 운영 등 10년간 306회, 4873명의 회원들이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 봉사활동을 이어왔다. 한결 같은 마음으로 나눔을 실천한 존셈봉사회는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난 4월 29일은 ‘도란도란, 함께하는 즐거운’이란 주제로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초청해 제주신화 인형극 가믄장아기 공연 관람 및 케이크 만들기 체험 활동을 운영했으며, 5월 6일에는 회원들이 직접 빵을 만들어 양로시설 어르신들께 간식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또 5월 20일에는 혼자사는 어르신을 초청해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를 주제로 민요 공연과 함께하
▲ 강철남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 관장. 5월 가정의 달, 청소년의 달이다. 이런 즈음에 놀라운 소식이 먼저 들린다. 지난 19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15세 학생 54만명을 설문조사한 <학생웰빙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학생들의 행복지수가 10점 만점 중 6.35점으로 조사한 회원국 72개국 중 71위를 차지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유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주 학습시간이 일반 노동자들의 근로시간 40시간보다 많은 49.4시간으로 1위였다. 수학과 읽기 면에서 단연 돋보이는 학업성적을 얻었지만, 설문을 조사한 학생 중 75%가 학교 성적에 대해 걱정했고, 22%는 삶의 만족도가 4점 이하로 매우 심각한 상태였다. 운동량은 최하위였고, 일조량, 수면시간에 있어서도 가장 적었다. 이 수치만 봐도 우리나라의 아동이나 청소년들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이러한 혹독한 교육환경은 단지 그 교육제도의 문제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 초등학교 입학 후 심리치료기관이나 정신과 진료를 받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고, 중고등학교에 가서는 우울증세를 호소하는 학생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청소년 흡연율과 자살증가율이 전세계 1위라는 점은 이
▲ 유진의 제주도의원. 지난 4월 20일은 제37회 장애인의 날이었다. 일부에서는 장애인의 날을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이라고도 한다. 아직도 장애인의 차별이 곳곳에 존재하기 때문에 차별적 요소를 없애야 한다는 의지의 표명일 것이다.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지 10년, 「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지 20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장애인에게 불편하고, 차별적인 요소들이 곳곳에 존재한다. 물론, 과거에 비해 장애인 등의 편의시설 설치율도 높아지고 사회적 인식도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많은 장애인이 자유로운 사회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다. 가는 곳곳 마다 휠체어, 유모차를 방해하는 턱과 계단, 좁은 인도폭, 시각장애인을 위험한 차도로 안내하거나, 설치가 중단된 유도블럭, 승강기가 없어 접근할 수 없는 건물 등 셀수도 없는 위험요인, 접근불가능 요소들이 우리 사회에 넘쳐난다. 장애인 등의 편의시설과 관련해서 법률로 도로, 공원, 공공건물 및 공중이용시설에 편의시설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으며, 편의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시설주에 대해서는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고, 시정명령을 받고도 이행하
▲ 고준수 구좌파출소 순경. 항상 4월 중순이면 제주 곶자왈 전역에 돋은 ‘숲 속의 선물 고사리’를 꺾으러 도민뿐 아니라 관광객까지 많은 인파가 매년 곶자왈로 몰려든다. 제주고사리가 유명한 이유는 다른 지역보다 고사리 생태지역이 넓기도 하지만 곶자왈의 충분한 영양과 수분을 받은 제주고사리는 그 줄기가 굵으면서도 길고, 조직밀도가 낮아 식감이 부드럽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제주고사리를 채취할 때 항상 주의해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길잃음 사고’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길잃음 사고가 2014년 44건, 2015년 47건, 2016년 45건으로 최근 3년간 136건이나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곶자왈이 넓게 분포되어있는 제주시 구좌읍과 서귀포시 표선면이 각 12건으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어서 위 지역을 방문하는 고사리 채취객들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특히 제주시 구좌읍 지역에는 길잃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경찰, 읍사무소, 119센터, 주민자치회와 협력하여 현수막게시, 앰프방송을 하면서 손을 걷어 붙히고 있지만, 중산간 곶자왈 지대는 험하고 수풀이 우거져 길잃음 사고가 매년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필자는
‘서구의 텔레비전은 문 밑으로 스며드는 하수구와 같다.’ 전에 <무한도전> <1박2일> <런닝맨> <나가수> 등이 하도 유명하다하여 일부러 시간 내서 봤는데(집에 TV수상기를 없앤 지 약 20년은 됐다), 보면서 바로 떠오른 건 솔제니친이 한 위의 말이었다. 공감하며 동감하며, 동시에 절감하며 통감한다. 하기야 모든 프로그램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러나 TV수신료를 매달 내놓고 이것 아까워 보다보면 이것저것 보게 되는데, 위의 그런 프로로 우리는 그 소중한 나의 시간을 빼앗기고 남 놀고 남 돈 벌고 남 인기 올리는 데에 기여해줄 뿐이다. 이윤추구가 최대의 목적인 기업들처럼, 현대 미디어의 최고 목표는 시청률이다. 열심히 봐줬더니 광고가 많이 붙고 천정부지의 연예인 몸값이 이 시청률로 지급되니 소비자인 시청자가 이 모든 비용을 몽땅 지불하는 꼴이다. 이러니 미디어회사들은 순간적으로 입맛을 맞춰야하는 인스턴트식품이 되어야하고, 자극적인 조미료나 향료, 향미증진제를 만들어내야하고, 시청을 오래 끌어야하니 방부제도 첨가해야할 거다. 모두 우리 몸을 썩게 하는 것들이지만, 더 큰 문제는 인스턴트와 같
경사(慶事)가 났다. 아기손바닥만한 내 정원에 살구꽃이 피었다. 그것도 한두 송이가 아니라 무려 스물대여섯 송이나 말이다. 이로써 비로소 나에게도 봄이 완성됐다. 내게 살구꽃은 망향(望鄕)의 꽃이다. 내 고향은 시방 내가 사는 곳에서 엎어지면 코닿을 듯 그리 멀지 않은 동네지만 그 품을 떠난 지 어언 30여년, 이제나 저제나 늘 꿈에서도 그립기만한 것은 매한가지다. 그래서 몸뚱어리는 회색빛 찬 도시에 박고 있을망정 고향을 못잊어, 고향을 그리며 주로 그녘 풀이며 나무를 돌보는 게 취미이자 중요한 일과(*차라리 의무라는 게 맞다!) 가 돼버린지 오래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게 바로 저놈 살구나무인데 이름부터 익숙하게 정겨운데다 인연도 남다르기 때문이다. 20년도 더 전 어느 여름날, 하릴없이 동네를 어정거리다 아파트 옆 아스팔트 길가에 싹이 튼지 달포나 됐을까, 반뼘이 될듯말듯한 살구나무가 자라고 있는 게 눈에 띄었다. 여느 눈엔 아예 그 모습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을 테고, 설사 보였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그냥 지나쳤겠지만 눈밝은 촌놈에겐 정말 어쩔 수없을 정도로 애처롭기 짝이 없었다. 흙이라곤 쥐눈꼽만큼 있는 곳에 뿌리를 내린 탓에 한여름 땡볕으로 달궈진
30년 전 그해 6월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일찍 찾아온 여름이었다. 걷기만 해도 땀을 흘리게 만들었다. 게다가 시절은 암울하기만 했다. 연초 한 대학생이 경찰의 고문 끝에 운명을 달리했다. 서울대생 박종철이다.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벌어진 사건은 온 국민의 공분을 샀다.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당시 치안본부장(현 경찰청장)의 수사결과 발표는 코미디나 다름 없었다. 은폐로 묻혀지나 싶던 고문치사 사건이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폭로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대학가의 시위는 격화됐다. “어떤 경우라도 불법과 폭력, 그리고 선동으로 우리의 공동체 자체를 파괴할 수 없다”는 그 시절 전두환 대통령의 담화는 협박이었다. ‘4·13 호헌 선언’이라고 불렀다.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던 함성은 6월에 이르러서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그러다 또 다른 대학에서 또 한명이 목숨을 잃었다. 고작 만 20세의 청년이었던 그는 교정 민주광장에서 집회를 마치고 학우들과 어깨를 걸고 교문 앞에서 구호를 외쳤을 뿐이었다. 그를 향해 경찰은 최루탄을 쐈다. 직각으로 날아든 최루탄 파편은 그의 머리에 꽂혔고, 그는 그렇게 피 흘리며 쓰러졌다. 학기말이 닥친 지라 대개의 대학생
▲ 서귀포시 서부보건소 양희숙씨. 오늘날 과학의 발달과 의학의 첨단화에도 불구하고 각종 현대병이 만연하고 있는 것은 운동부족 때문이다. 걷기 운동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실천에 옮기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걷기에 좋은 계절 봄! 겨울 내 움츠렸던 내 몸을 깨우고,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운동화를 신고 집을 나서 주변의 공원이나 동네 한 바퀴를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걷기 운동은 남녀노소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운동이다. 걷기운동은 일주일에 3~4일, 운동시간은 40~50분 정도로 하며 점차 익숙해지면 속도와 주당 횟수를 점차 늘리는 것이 좋다. 보통 걷기 운동하기 전 준비운동을 하지 않고 출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목, 어깨, 허리, 무릎, 발목 등 관절위주로 스트레칭을 하여 관절의 가동 범위를 늘려주면 부상을 예방할 수 있으며, 걷기운동이 끝난 후에도 정리 운동을 잊지 말고 반드시 해 주어야 한다. 걸을 때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허리를 곧게 펴고 배에는 약간의 힘을 주면서 걷는다. 손은 달걀을 쥔 모양으로 하고, 팔은 90도 각도로 들고 가볍게 흔들면서 걷는다. 발걸음은
2016년 3월 바둑 게임을 위한 머신 러닝 프로그램인 알파고(AlphaGo)와 바둑기사 이세돌의 대결 이후 인공지능 프로그램과 인간의 대결이 줄곧 화제가 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중국이 만든 바둑 프로그램 FineArt(絶藝)가 일본의 프로 7단 이치리키 료(一力遼)를 꺾었다. 2월 21일 한국에서는 인간과 인공지능이 번역 대결을 하였다. 이 대결에서 인간 대표로는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한 번역 경력 5년차 이상 3명이 참여했고, 인공지능 대표로는 번역기술을 꾸준히 연구해온 3개 회사의 번역 인공지능이 참여했다. 바둑계의 대결과는 달리 번역 대결에서는 인간이 일방적인 승리를 거뒀다. 기계번역은 번역가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 대결에는 공정성에 문제가 있었다. 문장의 길이는 영한번역을 330단어 내외, 한영번역은 750자 내외로 정했고 제한시간도 인간은 50분, 인공지능은 10분으로 정해졌다. 또 인간에게는 인터넷 검색을 허용하였다. 그 결과 한영번역에서 인간은 30점 만점에 24점, 영한번역에서 25점을 받았다. 인공지능은 한영번역에서 각각 13점, 7점, 8점을 받았고, 영한번역은 각각 15점과 8점, 9점을 받았다. 번역은 바둑과는 달리 전문성
오늘 아침 무심히 달력을 보다 깜짝 놀랐다. 삼월삼짇날이 지난 지 어느덧 엿새째라는 사실 때문이다. 삼짇날하면 제비인데, 제비는커녕 텅 빈 하늘엔 비 머금은 희뿌연 먼지만 가득한 '슬픈 봄'이 거기 있었다. 지난 한 달 가까이 봄맞이 타령으로 들뜬 채 그렇게 맞은 봄이 사실은 반쪽짜리라는 슬픈 현실과 그것을 자각(自覺)조차 하지 못한 미욱함이 한없는 부끄럼으로 가슴을 때린다. 봄은 본디 빛으로 오고, 소리로 오는 법이다. 새로이 움트는 잎의 푸르름과 울긋불긋 피어나는 꽃들의 잔치는 봄의 화사한 얼굴이요, 겨우내 깊게 가라앉혔던 목청을 틔운 새들의 지저귐은 봄의 생동(生動)하는 리듬이다. 봄빛은 정태적(靜態的)이지만 연한 듯 강하게 마음을 물들이고, 봄의 소리는 기운을 솟구치게 해 몸을 가만히 두지 못하게 한다. 굳이 한 편을 들라면 후자가 동적(動的)이라 더 강렬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듯하지만 실제론 함께라야 온전하고 그것이 바로 자연스러운 봄맞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봄이 그저 화선지에 물감 번지듯 다가와 소리 없이 휑한데도 그것이 당연한 일인 양 돼버린 게 이 땅의 현실이니 참담할 따름이다. 활기찬 비상(飛上), 상쾌한 지저귐으로 봄을 몰고 오는 제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