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참사와 빈부격차가 심화하는 지금 한국 경제와 정치에 공히 필요한 것은 활력과 혁신이다. [사진=연합뉴스] 경제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는데도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약칭 소주성) 정책을 고집하면서 국민의 시름을 더하고 있다. 새해 초 설렘과 기대를 갖게 하는 ‘새해 효과’ 나 ‘1월 효과’는커녕 아직 2월인데도 벌써 몇달이 지난 것 같은 피로를 느끼게 한다. 1월 실업자(122만명)가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혹독한 고용한파가 몰아닥쳤다. 취약계층 소득을 끌어올려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소주성’ 정책 의도와 거꾸로 지난해 4분기 하위 20% 빈곤층 소득은 17.7% 감소했다. 그 결과, 소득하위 20%와 상위 20%의 월평균소득 격차(5분위 배율)가 5.47배로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크게 벌어졌다. 소득 양극화를 심화시킨 핵심 요인은 일자리였다. 늘어난 상용 근로자는 그나마 소득상위 가구가 주로 차지했고, 소득하위 가구는 줄어든 임시직에서도 밀려났다.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과 근로시간 단축 등 핵심 소주성 정책이 임시·일용직과
▲ 인간은 '자기 자신도 속이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일본 영화계의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黑澤明 감독의 ‘라쇼몽羅生門(1951년)’ 전쟁이 난무하던 일본의 헤이안 시대(794~1185년) 숲속에서 일어난 한 살인사건을 그렸다. 등장인물 모두가 자신은 범인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여느 추리극과 달리 이 영화는 서로가 자신이 살인사건의 범인이라고 주장하는 묘한 상황이 벌어진다. ‘라쇼몽’은 일본의 대표 문인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의 단편 「라쇼몬」(1915년)과 「덤불속」(1921년)을 원작으로 한 일본의 고전영화다. 아키라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쓴 이 영화는 1951년 아카데미상 특별명예상과 베네치아 영화제 대상을 수상하며 일본 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도적 다조마루, 사무라이(이미 죽었으나 무당이 그의 영혼을 증인으로 불러낸다), 사무라이의 아내 그리고 목격자인 나무꾼과 스님은 숲속 살인사건의 피의자 혹은 증인, 참고인으로 관아에 끌려 나오거나 출석한다. 그들의 진술은 비선형적으로 복잡하게 전개된다. 이 영화는 등장인물들이 서로 자신이
▲ 문재인 대통령은 기업인들과 만나 적극적인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하지만 체감할 만한 후속 조치는 보이지 않는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자영업ㆍ소상공인 대표 160여명과 만났다. 중소ㆍ벤처기업(1월 7일), 대기업ㆍ중견기업(1월 15일), 혁신벤처기업(2월 7일)에 이은 경제계와의 네번째 소통자리다. 이로써 새해 초부터 시작된 문 대통령의 경제 행보가 끝나가는 모습이다. 고용한파가 몰아치고 기업투자가 감소하는 등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최고 정치지도자가 기업인들을 만나 현장 목소리를 듣는 것은 의미가 있다. 청와대는 짜인 각본 없이 현안에 대해 묻고 대답하고 토론하는 자리로 마련한 타운홀 형식의 미팅이었음을 강조한다. 과거 정부 대통령들보다 기업인들과 자주 소통함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잇따른 대통령과 기업인의 대화는 만남의 순서와 장소, 대통령의 현실 인식, 대화 이후 후속 조치 등 네가지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첫째, 대통령이 만난 대상의 순서다. 청와대는 자영업ㆍ소상공인 대표를 마지막으로 초청했다. 사실 대통령과 면담이 가장 절실한 쪽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었다. 이들은 이태 연속 두자릿수로
존경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제2공항 추진은 도민의 숙원이자 제주의 미래를 위한 필수 사업입니다. 2015년 11월, 제2공항 입지발표 후 4년째를 맞는 동안 이와 관련한 갈등을 충분히 풀어내지 못해 안타깝고 죄송합니다. 앞으로 소통에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공항건설은 이해관계나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사안입니다. 타당성 여부뿐만 아니라 공항추진의 내용, 보상과 지원, 지역발전방안 등 치밀하게 계획해야 할 사안들이 많습니다. 제주도지사로서 공항추진계획과 발전방안에 대해 지혜를 모으고 도민의 이익과 의견을 최대한 반영시켜야 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정부의 기본계획수립이 본격화되는 이 시점에서 제주도의 입장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미 극한적 포화상태에 이른 제주공항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제2공항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제2공항은 미래 항공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안전과 편의를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사회기반시설입니다. 제주공항은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이용객과 항공기 운항이 가장 많은 공항입니다. 이미 2015년, 연간 수용능력인 2589만 명을 초과했습니다. 매년 2900만명 이상의 이용객이 드나드는 만성포화 상태이기도 합니다. 활주로에는 2분
▲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 '빅 브라더'는 위기의식을 이용해 주민들을 통제한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조지 오웰(George Orwell)은 1949년 소설 「1984」에서 ‘빅 브라더’가 지배하는 1984년의 디스토피아를 그린다. 오세아니아의 ‘빅 브라더’는 주민을 지배하고 감시한다. 유라시아ㆍ이스타시아 대륙과 전쟁 중이라고 선전하며 위기의식을 불어넣는다. 그러나 실제 전쟁 중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주민들은 그렇게 살아가고 빅 브라더는 그렇게 권력을 유지한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이수혁(이병헌 분) 상병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정찰하던 중 지뢰를 밟는다. 꼼짝달싹할 수 없게 된 난감한 상황에서 역시 정찰 중이던 북한의 오경필(송강호 분) 중사가 두려움에 ‘질질 짜는’ 이수혁을 발견하고 지뢰를 제거해주고 돌아간다. 그 인연으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남측 경비병 이수혁과 남성식(김태우 분) 일병은 공동경비구역 북측 초소를 드나들며 오경필, 정우진과 친구처럼 어울린다. 진정한 남북화합이 그곳에서 이뤄진다.
많은 영화에는 주연 못지않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조연들이 있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도 인상적인 조연들이 등장한다. 그중 영화 흐름의 물줄기를 쥔 조연은 아니지만 머리를 무겁게 하는 대사의 주인공이 있다. 어깨에 별 하나를 달고 있는 표 장군(기주봉 분)의 이야기다. “이수혁이 좀 봐. 쟤는 혼자서 두 마리나 죽이고 왔잖아!” ▲ 영화 속에서 한국군 수뇌부가 북한군을 세는 단위는 '명'이 아니라 '마리'다. [사진=공동경비구역 JSA 스틸 이미지] 남한의 이수혁 병장과 남성식 일병, 북한의 오경필 중사와 정우진 전사, 그리고 북한군 장교 한 사람이 공동경비구역 북측 초소에서 ‘의문의 합류’ 중 북한군 장교와 정우진 전사가 총격에 사망한다. 북한 오경필 중사는 북측으로 튀고, 남성식 일병은 남측 초소로 도망치고, 다리에 총상을 입은 이수혁 병장은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절뚝거리며 돌아와 구조된다. 북측 초소로 싱겁게 ‘마실’을 다니다 수습하기 어려울 정도로 일을 크게 만든 이수
수원고등검찰청장(수원고검장) 자리가 대규모 정기인사에도 불구하고 비워져 있다. 왜 그럴까? 최근 법무부는 검사 526명에 대한 승진과 전보를 시켰다. 대법원도 개청을 앞둔 수원고등법원장에 김주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승진시켰고, 부장판사급 이상 69명 등 판사 1043명의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고위법관 인사는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두번째다. 그런데 당연히 채워야 할 신설 ‘수원고검장’ 자리를 비워둔채 인사가 이뤄지자 법조계는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승진시키기 위한 자리로 비워 두었다'는 하마평이 무성하다. 문재인 정권의 1등 공신인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58·사법연수원 23기)을 검찰총장으로 만들기 위한 묘책으로 반드시 고검장에 승진시켜야 문무일 총장 후임으로 앉힐 수가 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2017년 7월 임명됐다. 총장 임기는 2년 단임이라 중임할 수 없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늦어도 6월까지는 새 검찰총장을 임명해야 한다. 검찰은 평검사에 이어 검사장, 고검장 등을 거쳐야 검찰총장이 되는 4단계 서열의식이 강한데다 아직 검사장에 머물고 있는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이달중으
▲ 김용춘 서귀포시 교통행정과장 매년 명절 때마다 대규모 인구이동으로 겪는 교통대란은 자칫 큰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리 시는 연휴기간에도 불구하고 대중교통, 주차지도, 공영주차장 등 3개 상황실에 연인원 76명을 배치하여 운영해 왔다. 이 기간 중 총 83건의 교통 불편 민원이 발생하여 대부분 종결 처리하였으나, 원도심 대형숙박업소 주변의 고질적인 주차환경의 문제는 계속 고심해야할 숙제로 남겨졌다. 지난 추석연휴(5일) 131건의 민원에 대비하면 48건(37%)이 줄어든 것으로, 이러한 결과는 첫째 명절 차례를 지내면서 차량의 이동편의와 원도심권의 주차난을 해소하고자 4개(622면)의 공영주차장을 무료 개방하여 9164명이 이용하게 한 점. 둘째, 선제적인 교통정보 제공과 대중교통 종사자들의 사전 안전운행 교육이 주효한 점. 셋째, 불법주정차 단속을 전면 유예하여 한마음 한뜻으로 훈훈한 명절을 보내드리고자 하는 유예정책의 결과로 해석되나 무엇보다 시민 여러분의 자발적인 참여로 얻어진 값진 결과로 지면을 빌어서나마 깊은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도 서귀포시는 차보다 사람이 안전한 교통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공영주차장 부지확보와
▲ 진보.보수의 진영 논리에 구애받지 않고 민생을 돌보는 경제를 회생시킬 실사구시 정책이 필요할 때다. [사진=연합뉴스] 설렘 속에 기대를 갖게 하는 ‘새해 효과’ 없이 1월이 지나갔다. 2월은 긴 설 연휴와 함께 왔다. 즐겁고 신나야 할 텐데 경제 상황도, 정치판도, 사회도 온통 달갑지 않은 뉴스 일색이다. 산업현장의 활력이 급속히 떨어지는 가운데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전선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현재와 미래 경기지표인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각각 9개월, 7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두 지수가 7개월간 동반 하락한 것은 1971 ~1972년 이후 46년 만에 처음이다. 경기선행지수가 상승 반전을 하지 못한 채 장기 하락함은 경기가 ‘V자’ 반등이 아닌 ‘L자’형으로 장기침체 국면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미 지난해 전(全)산업 생산증가율은 1.0 %로 200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4.2%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9.6%) 이후 가장 나쁘다. 기업들이 해외에 공
정부의 예타(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는 정치적 뇌물일까? 균형발전을 위한 선심성 정책인가? 한꺼번에 이뤄지는 24조원 규모의 예타 면제 사업으로 인해 국가재정법도 여지없이 무너져 버린 꼴이 되어 버렸다. 29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총 24조1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2019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이해관계도가 높은 지역에 대해 집중적으로 ‘예산폭탄’을 던져 주는 진영논리에 빠진 것이다. 이같은 선심성 예산이 문제가 되는 것은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논리로 포장된 정치적 뇌물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국가의 큰 돈이 들어가는 대규모 사업인데도 재정건정성이나 경제성 등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작은 냇가에다 큰다리를 놓고, 별로 자동차가 다니지도 않는 시골에다 8차선 도로를 닦는 상황이 벌어졌다. 홍 부총리는 “정부의 예타가 무력화된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따가운 질문에 "이번 예타 면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공동경비구역 내의 ‘돌아오지 않는 다리’ 한가운데엔 남북분단 경계선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제안으로 한발자국만 넘어서도 ‘월북’이라는 시비에 휘말리는 엄중한 경계선이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선 사병들이 이 군사경계선을 옆집 가듯 수시로 건너 다닌다. 그리고 결국 비극적 사건이 벌어진다. ▲ 군사경계선을 드나들며 정을 나누던 남북 병사들은 파국을 맞는다. [사진=더스쿠프] 북한군 초소에서 서로 형ㆍ동생 하며 초코파이를 나눠 먹던 남북 병사들의 ‘잘못된 만남’은 파국을 맞는다. 전역을 앞둔 이수혁(이병헌 분) 병장은 남성식(김태우 분) 일병을 데리고 마지막으로 북한 초소를 방문한다. 정들었던 북한군 초소병 오경필(송강호 분) 중사, 정우진(신하균 분)과의 이별을 아쉬워한다. 모두들 이별을 앞두고 착잡하다. 남북 병사들이 어울려 ‘마지막 만남’을 아쉬워하고 있는 초소에 북한군 장교가 무심코 들러 문을 열다 두 남한 병사들과 마주친다. ‘마지막으로 한번만 하고 손 턴다’고
▲ 3만 달러 시대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려면 경제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도 절실하다. [사진=연합뉴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은 2018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1000달러를 웃돈 것으로 추정된다고 22일 밝혔다.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중 3만 달러를 넘은 나라는 23개국. 그중 인구 5000만명 이상이면서 소득 3만 달러 이상인 국가는 미국.일본.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 6개국이다. 이제 한국은 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명 이상인 ‘30-50 클럽’의 7번째 멤버로 등극한다. 소득 3만 달러는 선진국 진입 지표로 통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국가 가운데 30-50 클럽에 가입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그것도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이룬 것이다. 하지만 설 차례상에서 이를 이야깃거리로 삼을 집이 몇이나 될까. 반가운 소식이지만 실감하기 어렵다. 경제상황 돌아가는 것을 보면 기뻐할 수만도 없다. 3만 달러 달성이 왜 체감되지 않을까. 3만 달러면 원화로 3300만원이 넘는 돈이다. 3인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