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새로운 관광모델을 선보인 선구자이자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파란눈의 이방인 고(故) 프레드릭 더스틴(Fredric H. Dustin) 교수가 국민포장을 받았다. 국민포장은 정치·경제·사회·교육·학술 분야 발전에 이바지했거나 공익시설에 많은 금액의 재산을 기부 또는 이를 경영한 사람, 그 밖에 공익사업에 종사해 국민의 복리 증진에 이바지한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대한민국 훈장이다. 미 8군 소속 연합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더스틴은 1971년 제주대에서 강사생활을 시작했다. 79년까지 재직한 뒤 세종대·홍익대 등을 거쳐 다시 82년부터 94년까지 제주대 객원교수로 강단에 섰다. 이후 제주도청에서 통·번역담당 계약직 공무원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그 시절 그는 ‘더주사(6급 직위)’로 불리며 언론과도 많은 친교를 쌓기도 했다. 그는 96년 북제주군 김녕리 만장굴 관광지 인근에 미로공원을 만들었다. 국내에선 처음 등장한 미로공원은 한 마디로 ‘신선’ 그 자체였다. 자연경관지에 머물렀던 제주에서 새로운 ‘테마파크’의 역사를 시작했다. 영국 디자이너 애드린 피셔의 도움을 얻어 디자인에만 3년, 나무를 가꾸는데 8년을 들여 공원을 완성했다. 공원
송재호 국회의원(제주시갑)이 더불어민주당을 전격 탈당했다. 곧바로 이어진 행보는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민주당연합’ 입당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송 의원은 하루 전인 17일 더불어민주당에 탈당서를 제출하고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입당했다. 송 의원측은 “중앙당 차원의 요청이 있었다. 더불어민주연합이 투표용지에 비례순번 상위에 배치되기 위한 방침”이라며 “송 의원은 중앙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불가피하게 탈당 후 입당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역 의원 수를 기준으로 배치되는 비례 순번은 현재 의석대로라면 1번은 더불어민주당, 2번은 국민의힘이다. 두 당은 비례순번 3번에 위성정당을 배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중이다. 민주당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비례순번 3번을 얻기 위해 현역 의원 10명을 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의원 임대’(?)란 비판을 받고 있지만 여·야 모두 위성정당을 총선판에 꾸려 ‘도긴개긴’이 돼버린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미 21대 국회에 등판한 의원중 비례출신 국회의원 6명을 더불어민주연합으로 보냈다. 나머지 4명을 더 보내야 하는데 현역 가운데 송 의원이 차출된 모양새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선대위 인선에도 차질이 생
마을이 두동강이 날 정도로 찬반 대립이 격화했던 ‘제주동물테마파크’ 개발사업이 간판을 아예 바꿨다. ‘동물’테마를 아예 쏙 빼고 ‘화산송이’를 주제로 내걸어 사업허가를 받았다. 제주도 개발사업심의위원회는 지난 15일 오후 2시 2024년 제1차 회의를 갖고 제주동물테마파크 개발사업 변경사안을 심의, 조건부로 의결했다. (주)레드스톤에스테이트가 추진하는 이 사업은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4169번지 일대 58만1752㎡ 부지에 '자연문화예술이 공존하는 힐링공간'이라는 테마로 콘도, 호텔, 전시장, 야외정원, 글램핑 시설 등을 조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업명칭은 기존 '제주동물테마파크'에서 '스코리아필즈공원'으로 바꿨다. ‘스코리아’(Scoria)는 지질학 용어로 제주에서 말하는 ‘화산송이’다. 화산재 알갱이와 흙 등으로 이뤄진 쇄설물을 말한다. 사업기간도 늘렸다. 기존 2024년 12월 31일로 만료되는 사업 기간을 2029년 12월 31일까지 5년 늘렸다. 기존 '말 산업 중심의 관광명소'라는 테마를 벗어나면서 승마장, 애니멀타운, 문화체험장 등의 도입 계획도 백지화됐다. 반면, 기존 70실이었던 호텔·콘도 등의 숙박시설을 273실까지 늘렸다. 물론 사업비
제주출신 총선 주자들의 중간 성적표가 나왔다. 여·야 본선 대진표가 속속 확정되면서 기대와 환호, 탄식과 비애의 소리가 들리고 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4·10 총선고지를 향한 제주출신 후보군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번 총선에 도전장을 내민 제주와 연고관계 후보들은 모두 9명이다. 국민의힘이 3명, 더불어민주당이 6명이다. 5명이 본선행 티켓을 쥐었고, 3명이 중도하차했다. 1명은 더 두고봐야 한다. 가장 주목을 받은 건 원희룡 전 제주지사다. 국토교통부 장관을 거쳐 인천 계양구을 선거구로 국민의힘 단수공천을 받았다. 상대는 야당의 대표 이재명 의원. 전국적 이슈로 떠오른 빅매치의 결과가 주목된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탄압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의 행보도 핫 이슈다. 제주시 구좌읍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부 후보는 경기도 용인시병 선거구에서 현역인 정춘숙 국회의원을 꺾고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파란이었다. 부모가 제주시 우도면 출신인 국민의힘 김미애 국회의원도 단수공천을 받았다. 자신의 지역구 부산시 해운대구을이다. 본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해운대구을 지역위원장인 윤준호 예비후보와 맞붙는다. 현지 정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또다시 분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패인으로 지목돼 온 분열의 함정이 이번 선거에서 재연될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 제주갑 선거구 출마를 벼르던 김영진 예비후보가 당적을 버리고, 허용진 도당위원장 마저 탈당계를 제출하며 심각한 내분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이날 주요 당직자 13명으로 구성된 긴급 운영위원회를 열고 후속대책 논의에 들어갔다. 이유는 급작스런 도당 주요인사들의 탈당사태 때문이다. 허 위원장은 하루 전인 5일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그동안 후보 공천을 미뤄왔던 제주시갑 선거구에 고광철 보좌관을 우선공천(전략공천)하자 이에 반발, 곧바로 탈당계를 냈다. 당초 허 위원장의 임기는 오는 7월 말까지다. 그러나 총선 일정을 고려하면 차기 도당위원장 선출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결국 수석부위원장이 직무대행을 맡아야 할 판이다. 돌연 전략공천이 확정되자 그동안 제주갑 선거구에 공을 들였던 김영진 예비후보도 탈당대열에 합류했다. 공천에 불복, ‘무소속 출마의지’를 보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김 예비후보는 고광철 후보 전략공천이 발표되자 “모든 것을 걸고 끝까지
제주시갑 선거구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국민의힘 장동훈 예비후보가 7일자로 총선 주행을 멈췄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천 부적격’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4·10 총선 공천 신청자 중 29명을 부적격 기준에 따라 공천 심사에서 원천 배제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공관위는 공천신청자 849명 중 29명에 대해 ‘부적격’ 판단을 내리고 개별 통지했다. 뇌물수수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가 사면·복권된 김성태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혐의로 의원직 상실 뒤 유죄가 확정됐다가 사면·복권 이완영 전 의원 등이 ‘부적격’ 명단에 포함됐다. 공관위는 심사 전 윤리위원회 의결로 탈당 권유 이상 징계를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을 비롯해 성폭력 2차 가해, 직장 내 괴롭힘, 학교폭력, 마약범죄 등 '신(新) 4대 악' 가해자나 입시·채용·병역·국적 비리 등 '4대 부적격 비리'로 형사처벌을 받은 자 등에 대해 공천 부적격 판정을 내리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또 살인·강도 등 강력범죄, 뇌물·알선수재 등 뇌물 관련 범죄, 사기·횡령 등 재산범죄, 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 위반 등 선거범죄로 집행유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두달 앞두고 제주갑 선거구에 등판한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쟁구도가 확정됐다. 송재호-문대림 두 후보의 경선이 확정되고, 문윤택 후보는 탈락했다.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차 경선 지역구 23곳과 13개 단수공천 지역구를 발표했다. 1차 심사에서 제주도는 제주시갑 선거구가 경선지역으로 분류됐다. 공천을 신청한 3명 중 문윤택 예비후보는 탈락했다. 나머지 문대림, 송재호 예비후보 간 경선이 확정됐다. 문윤택 예비후보는 당내 여론조사에서 송재호·문대림 후보에 비해 크게 뒤진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현역 송재호 의원과 문대림 예비후보간 경선으로 민주당의 총선 후보를 확정한다. 경선 투표는 설 연휴 이후인 19~21일 사흘간 진행된다. 더불어민주당의 투표 합산 방식은 권리당원 투표 50%, 일반 여론조사 50%다. 문대림·송재호 두 후보는 예비후보 등판 초기부터 치열한 신경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검증·비방 맞불이 이어지면서 과열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문윤택 예비후보가 ‘클린 경선’의 중재자역을 자처하기도 했다. 이제 본경선으로 진행되면서 ‘컷오프’된 문윤택
“제주도가 내게는 행운이자 기회였다. 당선과 더불어 낙선도 있었기에 나는 독선의 해악을 알게 되고 비전과 가치공유의 미덕을 학습할 수 있었다. 그리고 차라리 첫 선거에서 낙선한 것이 좋았을 것이라고 하는 반성과 회한을 내 삶의 성숙을 위한 자양분으로 비축할 수 있었다.” 그는 그의 신조대로 살았다. 그의 신조는 “안일한 불의의 길보다 험난한 정의의 길을 간다”였다. 파란만장한 삶이었다. 제29대 관선 제주도지사를 거쳐 초대 민선 제주지사를 역임한 신구범. 1942년생인 그는 모진 풍파와 시련의 삶을 뒤로하고 향년 81세의 나이로 2일 아침 유명을 달리했다. 그의 삶을 돌이켜보면 그는 풍운아이자 좌절한 혁명가, 최고의 기획가였다. 그의 유년시절 기억 하나. 누구나 그렇듯 '제주현대사'였다. 조천읍 신촌리 태생인 그는 초등생 시절 '4.3폭도의 수괴'로 불린 이덕구의 아들과 단짝이었다. 그 단짝은 그 참상의 시기에 홀연 사라졌다. 그 기억을 더듬어 좌.우파로 나뉘어 치러지던 4.3위령제는 그의 지사재임 시절 처음으로 '합동위령제'로 치러졌다. 장년기 기억. 그는 농림부 축산국장 시절 한국마사회의 체육부 이관을 반대하다 당시 6공의 황태자인 박철언 장관에 '찍혀'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가 2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1세. 그는 오현고를 나와 육군사관학교 4년을 중퇴, 1967년 5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자로 입문했다. 제주도 기획관, 주이탈리아 한국대사관 농무관, FAO(국제식량농업기구) 한국교체수석대표, 농림수산부 축산국장, 농업구조조정정책국장, 기획관리실장을 거쳐 YS정부 시절인 1993년 12월 제29대 제주도지사로 취임했다. 이어 첫 민선 지방선거인 1995년 6·27선거에선 무소속으로 출마, 당선돼 31대 지사를 역임했다. 그러나 98년, 2002년 두 번의 제주지사 선거에선 연거푸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그후 축협중앙회장을 거쳐 친환경 농업회사법인인 (주)삼무와 전시판매장인 삼무힐랜드를 운영했지만 지사 재직시절 뇌물수수사건에 휘말려 2년여 옥고를 치렀다. 삼무힐랜드는 그의 수감기간 중 문을 닫았다. 축협중앙회장 시절엔 정부의 강제적인 농.축협 통합에 반발, 국회에서 할복사건을 벌여 파란이 일기도 했다. 인생의 굴곡과 고비마다 정면도전을 하며 '안일한 불의의 길보다 험난한 정의의 길을 간다'는 그의 신조를 지켰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제주삼다수와 관광복권,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교역, 제주세
다섯 번재 도전이었건만 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언제나 그렇듯 이번에도 간발의 차이였다.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낙선한 부상일(50) 후보. 선거판에서 다짐한 그의 ‘마지막 도전’은 정치신예 김한규 당선인과의 쟁패에서 무위로 끝나고 말았다. 부 후보는 2일 최종 개표 결과 45.14%의 지지율인 4만7954표를 얻어 5만2490표(49.41%)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14년 동안 5번 선거에 도전, 홍수환 한국권투위원회 회장까지 불러들이며 ‘4전5기 신화’를 염원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부 후보는 2007년 검사직을 사직하고, 이듬해 치러진 제18대 총선에서 당시 최연소였던 37세 나이로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공천을 따내 제주시을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통합민주당 김우남 후보에게 석패했다. 절치부심 끝에 2012년 같은 지역구에서 두 번째 도전에 나섰다. 그러나 배우자가 자원봉사자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로 공직선거법을 위반, 공천권마저 박탈당하며 출마조차 못 했다. 2016년 20대 총선과 2020년 21대 총선에선 각각 새누리당과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후보에 번번이 밀려 고
서울은 그에게 고배(苦杯)였다. 하지만 그의 고향 제주는 그를 되살렸다. 사실 그는 제주에선 ‘듣보잡’이었다. 여느 예능프로그램에 등장하는 그저 잘나가는 변호사이자 민주당의 기대주 정도로만 알았다. 제주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인 김한규(48). 하지만 아니었다. 그가 제주가 키운, 제주에서 자란 어엿한 ‘제주인’이란 걸 뒤늦게 알았다. 그게 유권자들의 진심이다. 그래서 열광했다. 고교를 졸업, 27년여만에 돌아온 고향인지라 그는 무엇보다 ‘제주’가 그가 나고 자란 고향이란 점부터 부각해야 했다. 상대 후보에게 힐난을 들었지만 신성유치원, 제주북초를 나왔다는 이력까지 유권자들에게 설파했다. 서서히 유권자들이 마음의 문을 열었다. 알고보니 대단한 수재였다. 한마디로 제주에선 찾아보기 힘든 ‘스펙’이었다. 대기고 재학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수석학생’이었고, 서울대 정치학과로 진학한 한마디로 그 시절 제주 고교생의 스타 플레이어였다. 그의 이력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대학 졸업 후 곧바로 대학원에 진학해 법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해 김앤장 법무법인에서 변호사로 재직하던 시절엔 홀연 유학을 떠나 명문 하버드대 로스쿨까지 졸업했다. 그의 아내 역
단일화에 모든 걸 걸었다. 8년 임기를 마치고 3선에 도전하는 교육감 후보에 맞설 최후의 카드였다. 내키지 않았지만 ‘진보’에 맞선 ‘보수’는 한목소리가 필요했다. 결과는 이겼다. ‘불통’에 대항한 ‘소통’의 승리라고 자평한다. 두 번의 도전 끝에 교육감 자리를 꿰찬 제주교육감 당선인 김광수(70). 제주시 용담 출신인 김 교육감 당선인은 애월고, 서귀포고, 제주일고, 중앙여고 등에서 교편을 잡았다. 무릉중, 사대부고, 중문고 교감을 거쳐 제주도교육청 장학관, 제주일고 초빙교장 등 37년여간 교직 생활을 했다. 그의 첫 선거도전은 2014년 탐라교육원장을 끝으로 나선 교육의원 선거다. 보기 좋게 당선됐다. 하지만 시작부터 난항이었다. 선거판에서 돌렸던 문자메시지가 느닷없이 선거법 위반의 굴레를 썼고, 항소심에서 기사회생했지만 그래도 한때 의원직 상실위기에까지 이르렀었다. 일로 승부를 봤다. 다시 4년 뒤인 2018년 국정농단 사태 뒤 문재인 정부 아래서 치러진 지방선거에 보수 단일후보로 교육감 선거에 나섰다. 그러나 ‘진보’의 아이콘이자 재선에 도전하는 이석문 후보를 당해내지 못했다. 솔직히 그리 큰 격차도 아닌 석패였다. 4년 인고의 세월을 보내고 다시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