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민/ 수필가 # 별도봉의 어귀에 들어서며 아직 어스름한 새벽의 별도봉 산책로. 얼굴을 복면마스크로 알카에다처럼 중무장한 여자와, 팔을 나치처럼 위아래로 흔드는 여자가 맞은편에서 걸어오고 있다. 잠시 후 주파수가 다른 두 개의 전파가 교차한다. ‘국정원의 내란음모 사건’ 이 ‘우리가락 좋을시고’를 타고 흐른다. 국정(國政)과 국악(國樂)의 크로스오버 앙상블에 배가 고파 우짖던 새들이 그만 자기 곡조를 놓치고 뚝 울음을 그친다. 자연의 소리가 전파의 소리에 제압당해 소멸한다. # 별도봉의 둘레길을 걸으며 별도봉의 해안 단애는 감히 태평양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경승이다. 발아래에 산지포를 에워싸서 10년 대역사 끝에 완공된 저탄소 녹색항만(Green Port) 제주외항이 있다. 명실상부하지 않은 미완성의 국제자유도시 ‘세계가 찾는 제주’를 향해 대형 크루즈선이 시커먼 탄소를 내뿜으며 입항하고 있다. 승객 2천명을 태운 유람선 한 척이 뱉어 내는 매연이, 자동차 3110만대분과 맞먹는다는 수치가 있다. 그런 저 배는 투자할 자본을 싣고 오는가, 점령할 자금을 싣고 오는가. 중국의 부동산 자금이
▲ 김성민/ 수필가 정치인들의 말귀가 어지러워서 국민노릇하기가 참 어렵다. 자신의 정책비전을 너무 모호하게 표현하거나 선거공약을 중의적으로 표현했다가 나중에 형편에 따라서 유리하게 해석하는 것은 국민의 정치신뢰를 떨어뜨리는 매우 질 나쁜 수작이다. 얼마 전에는 국민들이 ‘박근혜의 창조경제와 안철수의 새 정치, 김정은의 속마음’을 ‘아무도 모르는 3가지’라고 비아냥거리더니, 요즘 도내 항간에는 ‘우근민의 기초자치단체 부활’이 무엇인지 당최 모르겠다는 볼멘소리가 늘고 있다. 지난 2010년 6월, 우근민 후보는 농촌할머니의 손을 간절하게 잡은 자신의 배경사진 위에 『기초자치단체를 부활해서 제주형 특별자치를 실현하겠습니다』라고 굵은 고딕체로 쓰여진 선거공보의 내용을 도민들에게 공약하고 민선5기 제주자치도지사로 어렵사리 당선됐다. 우근민 도지사는 취임사에서 제주사회가 미래비전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하고, 국제자유도시의 완성을 위해 “제주특별자치도형 기초자치단체를 도입하여,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주민 여러분이 직접 뽑은 민선 기초자치단체장이 등장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
▲ 제주특별자치도 항만개발과 김성민 우선 필자는 제주특별자치도청에서 항만정책에 대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바, 최근 탑동 공유수면 매립과 관련한 도민사회 일각의 오해에 대하여 사실을 알려드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잘 아시다시피 탑동은 상습적인 월파피해지역으로 지난 2009년 12월 31일 소방방재청에서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되었다. 당초 우리도에서는 탑동에 490억원 규모의 국비와 도비를 투자하여 750m의 방파제를 쌓는 재난방재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이 시설로는 근본적인 월파방지가 미흡하다고 판단되어 2011년 7월 29일 1천억원의 국비와 5백억원의 민간자금이 투자되는 항만기본계획을 수립하였었다. 또 5년간의 재정운용계획인 중기지방재정계획도 같은 맥락에서 연계 반영하여 탑동을 도심 속의 친수항만으로 조성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사업을 시행하려면 현행법상 정부로부터 비용대비 편익(B/C)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여야 하는 바, 편익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30만㎡ 규모의 부지를 매립하는 변경계획 수립을 검토한 바 있다. 탑동 항만기본계획의 변경을 검토하기 위하여 사전 환경성 검토서의 초안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환경단체와 어업인들의 반대여론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