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전경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의 대표이사·사장(CEO)은 어떤 자리인가? 3년간의 컨벤션 생활을 통해 고백컨대 ‘주주의 눈물을 가슴으로 담는 자리’가 아닌가 싶다. 통상적으로 CEO는 대외적으로 기업을 대표하고 대내적으로는 경영 전반에 관한 결정과 실행을 담당하는 최고책임자다. 이 점에서 보면 ICC JEJU의 CEO는 유달리 주주에 집중하는 특성이 있다. 물론 주주에 대한 책임이 주식회사의 본래적 기능이지만 말이다. 그러나 제주국제컨벤션센터는 외부적으론 주식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제주도가 지분의 과반수를 소유하고 있어 내부적으론 공기업이다. 게다가 개인 주주의 대부분이 제주도민들이니 실상은 도민기업인 셈이다. 정서적으로는 제주도정뿐만 아니라 도민 전체가 ICC JEJU를 출생시킨 부모와 같다. 이 독특한 태생적 정체성(identity)이 ICC JEJU의 임직원들을 항상 애끓게 만든다. 부모로서의 애정과 기대가 많은 만큼 범도민적인 질책과 실망도 크기 때문이다. 참고로 ICC JEJU의 자본금 1666억100만원에 대한 지분구성은 제주도가 57.02%(950억원), 한국관광공사(KTO)가 17
하늘에서나 바다에서나 혹은 땅에서나, 중문관광단지를 바라보면 가장 시선을 끄는 건물이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다. 그래서 사람들은 ICC JEJU를 일컬어 중문관광단지의 랜드마크라 부른다. 파리의 에펠탑,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이탈리아의 콜로세움처럼 말이다. ICC JEJU에 아침 해가 떠오르면 건물은 온통 은빛으로 눈부시고, 저녁 빛이 스며들면 금빛으로 찬란해진다. 특히 이곳은 제주에서도 석양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화가들의 스케치 장소다. 저녁 해가 송악산으로 기울면서 황혼이 오션뷰(드라마 '올인'의 이병헌 사무실로 유명해 결혼식장으로도 사랑받는 명소)에 스며들면 이곳의 모든 것들은 한꺼번에 황홀해진다. 마치 밀란 쿤데라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나오는 광경처럼 석양으로 오렌지 빛을 띤 구름이 모든 것을 향수의 매력으로 빛나게 하는 것이다. ▲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야경 하지만 이 시간에 ICC JEJU의 빛을 등지고 있는 주상절리 주차장에 가보면 하루 장사를 마친 사람들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서려있다. 팔다 남은 물건들 위로 스산함이 얼룩지고 구부러진 등 위에 삶의 무게가 고단하다. ‘늙기도
모처럼 서귀포 중문을 둘러싼 현안들에서 희망 섞인 얘기들이 새어 나온다. 우선, 주기적으로 ‘매각설’이 흘러나와 주민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던 중문관광단지가 이번에는 해결의 전조를 보이는 듯하다. 사실 중문은 그 요란한 태몽만큼이나 진통이 커서 태어날 때부터 온전치가 않았다. 1973년 ‘제주도관광종합개발계획(1972~1981)에 따라 1977년 ‘제주 중문지구 종합개발기본계획’이 수립되고 1978년 토지매입에 들어간 후 1982년에야 단지개발이 시작되었다. 10년 동안 잉태의 꿈만을 꿔 온 셈이다. 그로부터 20여년이 더 흘러 2014년이 저물어가는 지금 강산은 두 번이나 변해 가는데 이곳의 모습은 별반 달라 보이지가 않는다. 1975년 나는 중문중학교 3학년 학생이었다. 어느 사회 시간, ‘부모님들이 땀 흘려 농사하는 일터가 사라지면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되나?’ 라는 질문이 촉발되었다. 변화의 물결, 개발의 이익, 새로운 일자리보다는 ‘어떻게 살아가나?’ 하는 본능적 두려움이 밀려들었다. 우선은 부모님들께 ‘땅을 팔지 마시라’ 하자고 우
민선 6기 제주도정 출범에 맞춰 고운호 전 한국은행 제주본부장이 “제주 경제와 사회의 내일을 위한 설계”를 화두로 던집니다. 제주 혁신을 위한 전략을 제시합니다. 기고는 “제주 혁신하여 재창조의 길을 가자”를 시작으로 “제주 혁신하려면 지사부터 변해야” “관료 개혁” “제주 경제의 선진화 전략“ 등의 주제로 제주가 가야 할 길을 담론의 소재로 삼습니다. / 편집자 주 노력과 근면이 인정받는 사회가 돼야 한다. 불공정한 편파 판정을 극복하고 승리하는 스포츠 경기나 불우한 환경을 극복하고 합격하는 무명가수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리가 큰 감동을 받는 것은 역설적으로 우리가 꿈꾸는 공정한 사회에 대한 갈망을 대리 만족시켜 주기 때문이다. 오로지 노력한 만큼 보상받고 실력을 가진 사람이 승리할 수 있도록 공정한 규칙을 확보해주는 사회가 선진국이며 통합된 사회다. 이런 공정한 시스템 아래에서 성공한 사람과 기업은 비로소 진정한 사회적 존경을 받게 될 것이다. 우리는 한이 많은 민족이다. 더 이상 억울한 일로 가슴에 한이 맺혀서는 안 된다. 수익성이 높은 주민참여
제주엔 정당(政黨)이 없다 ―. 이 말에 제주의 여당과 거대 야당은 발끈할 것이다. 자신들의 존재감을 깡그리 무시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발끈하기에 앞서, 그들은 “우리 도당(道黨)에 정강(政綱)은 있는가?”라는 원초적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볼 것을 권유한다. 필자의 이런 권유에, 그들은 어쩌면 “도당에 무슨 정강이야!”라고 더욱 발끈할지도 모른다. “도당에 무슨 놈의 정강이야!” ―. 이 말은 필자가 어느 정당에 몸 담고 있었던 십 수 년 전에도 들었던 말이다. ‘도지부(道支部)’가 ‘도당(道黨)’으로 바뀌고 얼마 있지 않아 개편대회가 열리도록 되어있었는데, 당시 대변인 노릇을 하면서 정책까지도 맡을 수밖에 없었던 필자가 대회에서 낭독될 결의문 초안을 작성했었다. 이 과정에서 도당위원장에 내정(?)된 인사와 실랑이가 있었다. 그 실랑이를 요약해서 옮기면 다음과 같다. 도당위원장 : 맨 마지막 항(項)에 이게 뭐예요? 필자 : 예, 도당에 독립적인 정강을 수립하겠다는 말입니다. 도당위원장 : 독립적인 정강? 그게 말이나 되는 얘긴가요. 필자 : 왜
민선 6기 제주도정 출범에 맞춰 고운호 전 한국은행 제주본부장이 “제주 경제와 사회의 내일을 위한 설계”를 화두로 던집니다. 제주 혁신을 위한 전략을 제시합니다. 기고는 “제주 혁신하여 재창조의 길을 가자”를 시작으로 “제주 혁신하려면 지사부터 변해야” “관료 개혁” “제주 경제의 선진화 전략“ 등의 주제로 제주가 가야 할 길을 담론의 소재로 삼습니다. / 편집자 주 제주 사회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더불어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맞고 있다. 제도적인 토양은 마련되었으나, 제주도 스스로 성장활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라는 새로운 실험은 도내 지역간·세대간·업종간 갈등을 대승적 차원에서 극복하고 지역사회 발전에 전 도민이 매진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다. 이러한 점에서 원 도정은 그 어느 때보다도 정책 추진에 있어 새로운 시대 변화에 맞는 리더십을 발휘하여 지역민의 노력을 결집할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하여야 한다. 새로운 사고로의 전환을 통해 제주의 경쟁력을 제고시켜 도민 삶의 질
민선 6기 제주도정 출범에 맞춰 고운호 전 한국은행 제주본부장이 “제주 경제와 사회의 내일을 위한 설계”를 화두로 던집니다. 제주 혁신을 위한 전략을 제시합니다. 기고는 “제주 혁신하여 재창조의 길을 가자”를 시작으로 “제주 혁신하려면 지사부터 변해야” “관료 개혁” “제주 경제의 선진화 전략“ 등의 주제로 제주가 가야 할 길을 담론의 소재로 삼습니다. / 편집자 주 사회 통합을 하려면 각자 자기 이익과 주장을 내세우기보다 자신이 먼저 마음을 열어 불신의 벽을 허물고 인내하면서 상대를 배려해야 한다. 이해 당사자들이 소통하고 양보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공동체의 미덕을 살려내는 것이 사회 통합의 핵심이다. 사회 통합은 가진 자의 포용과 포옹에서 출발해야 한다. 가진 자는 가진 것을 내놓으면 양보가 되지만, 반대자 입장에서는 패배가 되기 때문이다. 사회 통합을 위해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현재의 소득수준에서도 보다 행복하고 평안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사회문화·제도·관행을 바꿔 나가는 것이다. 질서와 예절, 정직과 투명, 상호신
민선 6기 제주도정 출범에 맞춰 고운호 전 한국은행 제주본부장이 “제주 경제와 사회의 내일을 위한 설계”를 화두로 던집니다. 제주 혁신을 위한 전략을 제시합니다. 기고는 “제주 혁신하여 재창조의 길을 가자”를 시작으로 “제주 혁신하려면 지사부터 변해야” “관료 개혁” “제주 경제의 선진화 전략“ 등의 주제로 제주가 가야 할 길을 담론의 소재로 삼습니다. / 편집자 주 '내가 누군지 알아' '신문지 회장', 사회 통합에 악성 종양이다 “내가 누군지 알아?”, 라면 상무, 신문지 회장, 빵 회장… 최근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수퍼 갑(甲)'들의 별명이다. 이들의 언행은 결코 사회 통합에 적절한 평등지향의 민주적 모습이 아니다. 사회적 지위가 좀 높거나 재산이 많다고 남을 깔보려는 천박한 특권 의식이 빚어낸 우리 사회의 추악한 민낯이다. 강자가 약자를 짓밟는 '갑(甲)질'의 언행에 불과하다. 비행기 기내식 라면이 덜 익었다고 승무원을 폭행한 A 상무, 비행기 이륙 1분 전에 공항에 도착해 '왜 탑승을 안 시켜주느냐'며 신
▲ 정경호 전 제주도의원 너무 당연하여 오히려 진부하게 느껴질지 모르는 얘기부터 해보자. 도의회는 도민의 대표기관이고, 각각의 도의원은 자신의 지역주민의사를 대의하는 법률기관이며, 도의회 의장은 그 도의원의 수장(首長)이다. 따라서 의장은 도민전체를 상징 혹은 대표하는 인물일 것이므로 도민의 위상에 걸 맞는 품위를 가져야 할 것이다. 도의회 의장이 갖추어야 할 품위는 지적능력, 정치적 품성과 신뢰성, 일상적 행동 등등, 처신하고 행동하기에 조금은 갑갑함을 느낄 정도로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말(言)’이다. 말에서 그의 지적능력과 품성, 신뢰성 등등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의식을 가진 정치인들이 가급적 절제된 어휘를 구사하려 애쓰는 것도 그 까닭이다. 요즘 도정(道政)과 의정(議政)의 마찰음이 심상치 않다. 그 마찰음에 다분히 감정이 섞여 있다. 즉 감정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싸움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도지사도 도의원도 아니라 고스란히 도민에게 있다는 것이 불행이다. 싸움의 시작은 ‘예산편성권’ 다툼(?)에서 비롯되었다. 도의회가 기자회견을 통하여 예산편성 관행을 혁신
제주도의 대규모 중국인 투자사업들이 한결같이 카지노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고 있다. 카지노 사업자들의 악덕이 한꺼번에 불거져 나오는 이때 제주도정이 시의적절한 조치에 들어갔다. 싱가포르처럼 카지노관리법(CCA)과 카지노관리청(CRA)을 설치해 카지노의 허가, 양도·양수, 갱신, 행정처분 등의 기준을 마련하고, 종사원과 조세 관리 등 지역경제 기여방안을 확립코자 함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싱가포르가 어떻게 카지노를 리조트월드 센토사와 마리나베이 샌즈와 같은 복합리조트(IR)에 구조화시켜서 세계 표준(Global Standard)의 모델로 만들어 냈는가’ 하는 개발과정의 이해와 적용이다. 싱가포르는 2010년 2개의 IR을 오픈하기까지 2004년부터 6년여에 걸쳐서 1)카지노 허용안 검토, 2)IR 개발 관련 사회적 안전장치 발표, 3)IR 개발 구상 결정, 4)CCA 제정, 5)IR 사업자 선정, 6)CRA 설립 등을 투명한 정보 공개와 엄격한 절차 준수를 통해 국민과 함께 결정해 나갔다. 참고로 카지노관리법(CCA)은 카지노관리청(CRA)의 설립, 카지노 사업자와 관련 업무 수행자에 대한 규제 제도 설
"도박은 사람을 나태하게 만든다"며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 카지노는 안된다"던 초대 리콴유 총리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 정부가 침체되는 경제 앞에서 전격적으로 카지노를 수용했다. 그 카지노가 일약 경제 살리기의 승부사로 부상하면서 일본․대만․필리핀․태국․베트남․캄보디아․러시아 등 아시아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카지노 경제에 뛰어들고 있다. 이처럼 ‘너도 나도’ 하는 카지노의 도미노현상은 담배조차 반입이 금지되는 도덕국가가 산업정책으로 도입할 정도면 ‘이제 카지노는 경제 살리기의 이정표’란 심리가 확산된 결과인 것 같다. 사실 카지노는 사막의 라스베이거스를 관광의 신기루로 변신시킨 것처럼 모래도 금싸라기로 만들어내는 마이더스의 손으로 작용해 왔다. 이러한 아시아의 카지노 러시 속에서 한국은 세계의 카지노 자본들이 가장 먼저 점유하고 싶어 하는 제 3의 장소다. 전 세계 1억명이 넘는 관광객을 송출하면서 카지노 시장의 주류를 차지하는 중국과 가까울 뿐 아니라 아직은 따뜻한 한류 열풍과 한국인의 뜨거운 사행심리가
민선 6기 제주도정 출범에 맞춰 고운호 전 한국은행 제주본부장이 “제주 경제와 사회의 내일을 위한 설계”를 화두로 던집니다. 제주 혁신을 위한 전략을 제시합니다. 기고는 “제주 혁신하여 재창조의 길을 가자”를 시작으로 “제주 혁신하려면 지사부터 변해야” “관료 개혁” “제주 경제의 선진화 전략“ 등의 주제로 제주가 가야 할 길을 담론의 소재로 삼습니다. / 편집자 주 제주 도민들이 얼마나 개방에 알레르기 증상이 강한지는 중국과 비교해보면 잘 알 수 있다. 2000년대 초반 중국 광둥과 제주도는 동시에 개방 경쟁을 벌였다. 제주도는 국제자유도시 구상을 앞세워 특별자치 지역으로 변하고, 광둥은 중국경제 개방의 상징지역으로 성장하던 무렵이였다. 중국은 여권.비자 같은 국적 관련 행정을 주권.치외법권이라는 거창한 시각에서 벗어나 아예 국가 비즈니스로 보며 개방에 열을 냈다. 반면 국제자유도시로 발돋음하겠다던 제주는 이와 달랐다. 외지인과 외국인을 제주도민과는 다른 인종으로 생각하는 제주 사람들의 반외세 감정이 개방의 발목을 잡았다. 공무원들의 교묘한 행정규제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