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선화 제주도의회 운영위원장 제주도정 처음으로 1000억원이 넘는 문화예산을 편성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고 환영할 일이다. 2016년 올 한해 문화의 가치를 키우는 문화예술분야에 1065억원을 투자한다. 지난해와 비교해보더라도 30% 가까이 증가했다. 과거와는 사뭇 달라진 행정의 문화마인드로 인해 그동안 입이 닳도록 얘기해왔던 일들이 하나 둘씩 이루어지는 것 같아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여기에 한 가지 바람이 더 보태어졌으면 한다. 다른 분야도 그러하겠지만 결국 사람이 일을 하기 때문이다. 집중 투자되고 있는 문화예산이 씨앗이 되어 사람을 키워내고 그 문화인력들이 펼쳐내는 사업들이 지역 곳곳에서 알알이 열매를 맺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다. 얼마 전 광주시 양림동을 다녀왔다. 광주와 예술을 말할 때 양림동을 빼놓을 수 없는데, 이름만 근대역사문화마을이 아니었다. 주민자치위원장부터 위원들까지 문화예술인들로 구성되고, 주민자치센터조차 공연장·전시관·도서관·마을홍보관 등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조성했다. 그야말로 지역주민, 예술인, 행정이 혼연일체다. 기초자치단위인 동 지역에서부터 피어난 주민들의 문화예술 열정이 지역예술인은
‘원심(元心)’은 제주에서 득표력이 있울까? 최근 총선 예비후보들의 ‘원희룡 마케팅’을 보며서 드는 생각이다. 득표의 전쟁이 한창이다. 이 와중에 서귀포에서 강영진 제주일보 전 편집국장이 17일 출마기자회견을 함으로써 치열한 경쟁에 합류했다. 점입가경이다. 특히 현직 언론인의 출마라는 쉽지 않은 경우도 눈길을 끌었지만 출마기자회견에서 언급한 ‘원희룡’이라는 이름이 더 큰 관심을 끌었다. 그는 자신이 원 지사를 제주도로 불러들였고, 원 도정의 성공을 위해 출마한다는 ‘출마의 변’을 늘어놓았다. 자신보다 인지도가 높은 원 지사의 도움을 받기 위한 ‘원희룡 마케팅’을 공식적으로 언급하고 나섰다. 공교롭게 이날 원 지사의 비서실장이 참석해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 서귀포 새누리 강영진 예비후보의 명함 전직 언론인이라는 입장을 고려하면 사실 유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장면이 아니다. 다른 한편 안쓰럽다는 생각마저 든다. 뒤늦게 총선 출마를 선언하는 입장에서야 유권자들이나 정당 지지자들의 주목을 끌기위해 불가피했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어쨌든 다소 &ls
제주의 많은 부분이 ‘제주형’이라는 특수성을 추구한다. 어쩌면 이것이 제주의 힘이기도 하다. 그 특수성에 매료돼 많은 이들이 제주를 찾는다. 제주 인구가 64만명을 넘었다. 매년 제주로 이주하는 인구가 2만명에 육박했다. 증가 속도도 늘고 있다. 인구증가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의 고용통계와 일자리 수치는 언뜻 문제가 없어 보인다. 지난해 12월 고용율은 68.9%로 전년보다 1.6% 늘었다. 고용자수도 2만4000여명이 증가했다. ‘2015 제주도민 일자리 인식실태조사’에 따르면 제주도의 고용율은 전국 16개 시도중 2000년 이후 1위를 지속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좋은 고용지표다. ▲ 제주도민 월평균임금 반면, 고용 지표에서도 제주만의 특성이 보인다. 만 19세~64세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200만원 미만’이 59.3%에 달한다. 5인 이상 사업체의 상용근로자 1인당 임금 총액은 제주가 17개 시.도 중 가장 낮다. 저임금을 전제로 한 고용확대다. 마치 경제개발 초기 상황을 연상시킨다. 저임금의 노동력을 적극 활용하는 산업구조다. 그러나 경제개발의 초기와 같은 제조업체 인력이 아니다. 제
알다시피 병신년이란 간지명을 가진 해는 60년에 한 번씩 돌아온다. 사람이 만 60세에 회갑(回甲)을 맞은 것과 같은 이치다. 조선시대엔 역사적 사건이 일어나면 간지명을 붙여 그 해를 기억했다. 임진왜란, 병자호란처럼 말이다. ‘병신’ 접두어가 붙은 사건은 1716년 ‘병신처분(丙申處分)’이 유일하다. 당쟁이 한창이던 숙종 말년에 벌어진 사건이다. 변덕이 죽 끓듯 하던 숙종이 윤증이 대표하던 소론 대신 송시열의 노론 손을 번쩍 들어준 일이다. 조선 후기 ‘노론 전제정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결정이었다. ▲ (좌)우암 송시열 (우)명재 윤증 숙종은 무려 47년간(재위 1674∼1720) 왕 노릇을 했다. 그의 아들 영조(재위 53년, 1724∼1776)에 이어 재위기간으로선 조선 27명의 왕 중 2위다. 숙종은 치세기간 노론, 소론, 남인의 손을 여러 번 바꿔 들어준 왕으로 유명하다. 노련한 숙종은 정치 국면을 자기에게 이롭도록 수시로 주력 당(黨)을 바꾸는 이른바 ‘환국(換局)정치를 구사했다. 이런 숙종이 병신년에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2년 전 소론의 영수 윤증이 죽자 그는 &
민선 6기 키워드가 바뀌고 있다. 제주의 현안이야 수도 없이 많지만 도정의 방점이 옮겨가는 느낌이다. 새해 들어 그 의지가 더 강하게 전해온다. 지난 2년 가까이 수많은 사람들이 원희룡 지사에게 ‘협치‘에 대해 물었다. 그러나 ‘협치’는 여전히 공중부양 중이다. ‘협치‘는 원 지사 스스로도 절반의 실패를 인정할 정도로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현장의 다양한 이해주체들을 중심으로 민과 관이 참여하고 협력해서 보다 나은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이 곧 협치“라는 것이 가장 최근의 설명이다. 일하는 방법이라는 결론이다. 올해부터는 원 지사에게 ‘협치’ 대신 ‘도민자본’에 대해 캐물어야 한다. 새해 신년사를 들어보고 다양한 회의와 인터뷰 내용을 보니 그 생각이 더욱 확실해 졌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원 지사는 도민사회와 공무원, 공공기관에게 매우 강한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었다. 도민자본을 육성하겠다는 메시지를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언급하고, 공기업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지난해 3월 ‘제주개발공사 20주년 혁신선포식’에
글이란 걸 쓰면서 가능하면 감정적 반응은 자제하려고 한다. 이렇게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입장제시 정도로 객관성이라는 이름하에 내 입장을 숨기는 연습을 한다. 그런데 일본과의 위안부 협상을 보면서는 감정을 숨기기가 쉽지 않다. 한.미.일 삼각동맹의 관점에서 보면 그동안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한국과 일본 간의 불편한 관계를 해소할 수 있는 큰 장애가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국의 입장에서는 한국과 중국이 역사적 경험의 공유를 바탕으로 연대를 하게 되는 상황은 매우 불편하다. 일본을 동아시아의 중심축으로 한 3각동맹에 끼워넣기 상품으로 한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들러리를 서줘야 하는 본분을 망각할까 걱정인데 그것을 일소해 줬으니 환영할만 하다. 국제관계에서 보면 위안부 문제는 중요치 않은 이슈일 수 있다. 국제관계에서 사람은 없다. 개인들의 감정과 경험 등은 고려대상이 아니다. 국가이익이라는 이름 아래 뭉뚱그려지다 보니 인간들이 관여하는 사회적 문제는 다양한 변수중 하나일 뿐이다. 국가간의 관계는 그래서 탈 가치적이다. 정치적 타결의 의미만 있지 사회적 고려나 합의를 전제하지 않는다. 문제는 이 사안이 정치적 협상으로 단순히 해결될 문제가 아
▲ 이재근/ 제이누리 논설위원 ‘내가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을 흔히 듣는다. 관점의 차이와 함께 자기 중심적인 세태를 잘 표현하는 말이다. 세상을 자기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 바라보기란 굉장히 힘들다. 오죽 했으면 우리가 사는 지구가 중심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일에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는 엄청난 역사적 의미를 부여했겠는가. 사실에 대한 시각 차이를 대중 문화적 관점에서 잘 보여준 작품 중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라쇼몽(羅生門)’이 생각난다. 한 사무라이의 죽음을 둘러싸고 그 사건에 관여한 도적과 사무라이의 아내, 그리고 죽은 사무라이가 각각 자신의 입장과 시각에 따라 전혀 다르게 사건을 설명하고 자신의 입장을 옹호하는 모습을 그린 내용이다. 인간의 이기심, 자기합리화 등을 통해 사실이 자신의 입장에 따라 왜곡되고 재가공되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았고 감독을 세계적 명감독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영화가 아니더라도 객관적인 상황을 입장에 따라 다르게 바라 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성추행의 경우 이를 판단하기란 매우 어렵다. 엇비슷한 행
▲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사진제공=뉴시스> 미국 공화당의 예비 대선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처럼 국제사회에서 막말 논란을 일으키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최근에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트럼프의 막말은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막말을 하는 것은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한 것이라고 간주하여 일부 언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와 관련한 기사를 정치면에서 다루지 않고 연예면에서 다루는 곳도 있다. 이는 지성적인 관점에서 도널드 트럼프같은 사람이 정권을 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항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는 공화당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인종 차별적이고 성 차별적이며, 종교 차별적이기도 한 그의 막말은 이외로 일부 공화당원들의 관심을 끌며 공감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세력을 결집시키는 방법 중에서 한 가지는 차별과 분파를 만드는 것으로 매우 효과적이다. 외부의 적을 만들면서 내부적인 불만을 잠재우고 통합시키는 방식은 독재자들이 자주 선호하는 방법이다. 지난 7일 트럼프는 성명을 발표하여 이슬람을 비판하면서 “타
▲ 동지 팥죽 문뜩 아침에 달력을 보니 오늘이 동짓날임을 알았다. 1년 중 밤이 가장 긴 날. 과학적으로야 태양이 적도 이남의 남회귀선 23.5도까지 내려가 북반구에서 태양이 비추는 낮의 길이가 가장 짧은 시간이다. 그런 시간이 동양의 세시풍속에는 동지라는 22번째 절기로 남았다. 다들 아다시피 이날 팥죽을 쑤어 먹는다. 팥의 붉은 색이 악귀를 쫒는다하여 팥죽을 먹는다. 동짓날 죽어 역질 귀신이 된 누군가가 팥을 무서워한다 하여 팥죽을 쑤어 사람이 드나드는 대문이나 문 근처의 벽에 묻혀 두고 역신을 쫒으려는 의미도 있다. 붉은 팥은 사악한 것을 막아주는 ‘벽사(辟邪)’의 힘이 있다고 하여 다양하게 사용됐다. 아직도 개업식이나 공사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고사에 팥떡을 놓고 사업 번성과 안전을 기원하는 것을 보며 그 영향력의 깊이를 되새긴다. 밤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것은 어둡고 무서운 시간일테지만 반대로 낮이 점점 길어진다는 의미로 희망의 시간이기도 하다. 몇일이 지나면 기독교에서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크리스마스날이다. 어릴 적부터 동방박사와 아기 예수의 탄생 이야기는 너무 자주 듣고 보는 TV프로그램
▲ 고태민 도의원 제주는 지리적 특성으로 월동채소 재배의 최적지로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재배특성은 곧 농가의 소득으로 이어져 지난해 월동무 1360억원, 양배추 538억원, 브로콜리 208억원의 조수입을 올리는 등 제주 농가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고 있다. 그러나 최근 잦은 비 날씨와 이상기온으로 월동채소 가격이 폭락하는 가운데 이러한 십자화과(꽃이 열십(+)자 모양으로 피는 식물) 작물을 재배하는 농가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큰 시련이 닥치고 있다. 뿌리혹병 또는 무사마귀병이라 불리는 병원균이 서부지역 월동채소 주산지에 폭발적인 속도로 번지고 있다. 뿌리혹병은 뿌리에 혹이 난 것처럼 증상이 나타나는데, 영양분의 흡수를 방해해서 고사시키는 병으로 십자화과 작물에 발병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뿌리혹병의 전파력은 물에 의한 전염과 농기계나 농기구에 묻은 흙을 통해서도 옮겨질 만큼 강할 뿐만 아니라, 6~7년 동안 토양 속에서 생존할 수 있어서 완전 방제가 어려운 병원균 중 하나이다. 제주농업기술원에 따르면, 2013년 9.8ha 발병했던 뿌리혹병 발생 면적이 2015년 103.4ha로 10배 이상 증가 했다. 더욱 큰 문제는 방제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한
▲ 제주도의회는 14일 오후 제335회 제2차 정례회 제6차 본회의를 열어 4조1000억원대 내년도 제주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학습효과가 나타났다고 봐야 하나? 기대치를 벗어나지 않았다. 목표가 기선제압이나 기싸움이 아니라 협상을 통한 타결이었던 이유로 지난해와 달리 2016년 제주도 예산안의 처리가 다르게 나타났다. 그 와중에서 도와 의회가 예산편성의 원칙에 대해 상호 역할과 영향력의 경계선을 획정지은 듯 하다. 일부 국지전으로 경계선을 미확정시키기는 했지만 상징적인 의미는 커 보인다. 내년부터는 예산안을 둘러싼 관전 포인트가 달라질 것이다. 2016년도 제주도 예산안이 14일 제주도의회에서 의결됐다. 지난 연말 도와 의회의 예산전쟁에 비하면 꽤나 일찍 조용히 끝난 셈이다. '예산전쟁'이라는 말처럼 하반기 내내 핑퐁게임 하듯 상호대립하던 예산문제가 올해도 초미의 관심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통상적으로 지루하기 그지없는 본회의의 의결과정이 기다려 진 것도 그 때문이다. 원희룡 지사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지난해처럼 전체 부동의를 하고 의회가 예산안을 부결시키는 사태가 다시 일어날까? 아니면 대타협의 결과 아무 일 없이 지나가지는 않을까? 제주도와 의회는 일단
▲ 장진호 전투 중 중공군 저지선을 뚫고 이동하는 미 해병대. “추위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죽어가는 동료들. 그들을 그저 바라봐야만 했던 일. 피가 나오자마자 곧 얼어붙어 버리는 지독한 맹추위. 눈 덮인 벌판에 끝도 없이 널려 있던 중공군의 시체. 차라리 죽어 버리면 이 고통을 잊을까 했던 추위 속에서의 중공군과의 혈투.” 직접 보고 체험한 전투 경험과 수집한 이야기들을 소설 형식으로 기록한 ‘브레이크 아웃(Breakout)’의 일부다. 저자인 마틴 러스(Martin Russ)는 해병대원으로 장진호 전투에 참가했던 가운데 이 책은 1950년 말 함경남도 장진호 부근에서 미 해병 제1사단 병력이 5배 이상 되는 중공군의 포위망을 돌파해 후퇴에 성공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장진호 전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까 한다. 1950년 겨울, 북한의 임시수도인 강계를 점령하려 한 미국 해병 제1사단이 장진호 근처의 산 속 곳곳에 숨어있는 중국군 제9병단(7개 사단 병력·12만명 규모)에 포위되어 전멸 위기에 처했다가 간신히 후퇴에 성공한다. 1950년 11월 26일부터 12월 13일까지 진행된 이 전투를 당시 미국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