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의 악몽 [제이누리 그래픽] 지난주 한 잡지가 공개한 전두환 전 대통령 인터뷰가 36년 전 악몽 같은 5월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누가 발포 명령을 내렸다는 거냐?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라.” 전 전 대통령이 다음 달 나올 자서전 내용을 예고하는 말을 쏟아냈다. 정말 좋은 세상이다. 자신이 대통령일 때는 누구도 이 같은 ‘소신 발언’을 못했는데…. 많은 국민이 광주민주화운동 무력진압의 장본인으로 아는 상황에서 전면 부정하는 말을 자유롭게 하고 있다. 1980년 봄은 끔찍했다. 5·18의 참상을 겪을 광주 시민이야 이루 말할 수 없지만, 당시 국민 모두가 끔찍한 역사의 현장에 있었다. 그해 초 소문으로 무성하던 신군부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면서 가을엔 대통령까지 오르는 걸 속수무책으로 바라봐야만 했다. 신군부로 불리던 반(反)민주세력은 1979년 그들의 상관인 계엄사령관을 체포하는 하극상(12·12사태)을 벌이더니 역사 전면에 나타났다. 대학가는 박정희 대통령 죽음을 부른 10·26사태 이후 휴교령의 오랜 침묵을 깨고 활기를 찾았을 때였다. 학도호국단이 사
▲ 김동욱 제주도의회 의원.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투자진흥지구 부영호텔 3, 4, 5에 대한 건축허가 여부를 제주도정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발표가 얼마 전에 있었다. 왜 제주도정은 부영의 사업확대를 위해 안절부절을 못하고 있는가? 부영은 어떤 회사인가? 지난 행정사무감사 때에도 지적했듯이 부영은 8개의 투자진흥지구를 보유하면서, 막대한 편익을 얻었다. 그런데 투자진흥지구 지정 시 제주도정과 약속한 도민고용이나 지역업체 참여, 그리고 지역사회 공헌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며, 지난 행감 이후에도 이에 대한 개선이나 약속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없어 보이는 게 현실이다. 가끔 기숙사를 지어 도내 학교에 기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부영이 받고 있는 특혜성 혜택에 비하면 지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한마디로 생색내기용 수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부영의 이러한 태도에도 제주도정은 이에 대한 조치보다는 부영의 사업기회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며, 제주 경관보호나 도민이익확대에는 무관심해 보인다. 현 계획대로 부영호텔 공사가 진행된다면 중문의 절대경관이 호텔의 정원으로 사유화될 것은 뻔하다. 이미 유사한 사례를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경험하고 있다. 호
▲ 김황국 제주도의회 의원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의 최대 이슈 중 하나는 단연 미래비전 용역이다. 도민사회가 공감하는 청정과 공존이라는 중요한 정책적 가치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한편에선 단일 학술용역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을 들여서 만든 내용치고는 제주의 전 분야를 커버하지 못한다는 비판적 의견도 만만치 않다. 숲의 가치와 기능에 주목한다면 나무의 왜소함은 시간을 갖고 보완할 수 있듯이, 미래비전이라는 숲의 가치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필자가 고민하는 지점은 미래비전의 가치를 도정 정책에 반영시키고 도지사 교체와 상관없이 어떻게 지속시킬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다. 이미 의회에서도 예산심의, 도정질문 등 다양한 기회를 통해 비법정계획인 미래비전 용역이 최상위 법정계획인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이하 제주종합계획)의 지침 역할을 한다는 모순점을 지적해왔다. 또한 법적 구속력이 없다보니, 도지사가 바뀌면 미래비전 용역이 캐비닛으로 들어갈 것이란 우려 섞인 비판도 이어졌다. 필자는 지난 5월 3일 “제주미래비전의 지속 가능성 모색”이라는 국제세미나에 토론자로 참석한 바 있다. 하와이 미래비전인
▲ 고태민 제주도의회 의원. 정부에서는‘96년도 부터 농어촌 활성화를 위해 농어촌 지역 학생들을 대학 정원 외로 선발하는 농어촌학생 특별전형 제도를 도입하고 모집비율을 4%로 정하고 있지만 실제 모집비율은 여기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금년도 대학입시부터는 일부 도시지역 학생들이 농어촌 지역으로 위장 전입해 부정 입학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농어촌학생 특별전형자격을 농어촌 지역 고교 3년 거주에서 중․고교 6년 거주로 강화시켰다. 따라서, 농어촌 학생 특별전형은 ①학생과 부모가 모두 농어촌에 거주하면서 학생이 농어촌 소재지에서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경우와 ②학생 본인만 농어촌 소재지 학교에서 초․중․고 전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경우에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교육 정책의 변화를 제대로 알고 있는 학부모들은 과연 얼마나 되는지 의심스럽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저학년 단계에서 이러한 특별전형에 대하여 충분히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정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제대로운 교육정책을 접하지 못하는 일부 학부모 들은 장기적 안목을 내다보지 못하고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동(洞) 지
▲ SBS 사극드라마 ‘대박’, MBC 사극드라마 ‘옥중화’ 최근 시작한 두 TV사극의 인기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그 원인이 뭘까 생각해 봤다. SBS ‘대박’(월·화)은 시청률이 8%대지만, MBC ‘옥중화’(토·일)는 처음부터 줄곧 10% 후반대를 달리더니 20%를 넘기도 했다. 대박은 16회, 옥중화는 6회를 마쳤다. 이렇게 큰 시청률 차이에는 배우의 연기력 등 많은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이번 경우는 스토리 전개상 차이점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대박은 숙종, 경종, 영조, 이인좌 등 실존인물이 극을 이끌어 간다. 옥중화는 옥(獄)에서 태어난 옥녀와 상단 장사꾼 윤태원 등의 가공인물이 주인공이다. 문정왕후, 윤형원, 정난정 등 실제인물이 등장하긴 하지만 극을 리드하는 건 가상의 인물들이다. 대박은 실존인물의 역사적 실체를 마음대로 바꿔가며 극을 전개하고 있다. 숙종과의 사이에서 영조를 낳은 숙빈 최씨의 출처도 허구 투성이다. 투전판에서 굴러먹던 몰락 양반의 부인이었다가 남편이 노름판에서 지는 바람에 숙종에게 넘겨진 여인이다. 왕이 도박판에 나선
공유재산 관리·처분 원칙이 확실치 않다. ▲ 제주도의 공유재산관리·처분의 허실(虛實) [제이누리 그래픽] 최근 4.13총선 과정에서 전직 제주도 고위직 공무원 출신 한 여당후보의 공유지 매입 의혹논란이 불거진 이후 제주도의 부담, 기부채납(寄附採納:제주도가 제3자로부터 부동산 등의 소유권을 무상으로 이전하여 취득)이나 관계법령에 따라 제주도 소유로 되어 있는 부동산 등에 대한 관리, 즉 취득·운용과 유지·보존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즉, 공유재산 중 행정재산으로서의 공용재산·공공용재산·기업용 재산 및 보존제산을 제외한 제주도의 일반재산 관리가 정상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도민적인 관심이 폭등하고 있다. 이런 논란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이 난맥상에 대하여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것 또한 도민의 심사를 뒤틀리게 하고 있다. 2014년에 제주경실련은 한‘공유재산 관리 토론회’에서 도민자산인 공유토지가 무분별하게 매각되고 있다면서 제반 공유재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관련제도의 정비를
봄철 기상 현상 중의 불청객으로 단연 황사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개나리는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는 황사가 몰려와 하늘을 덮어도 그저 묵묵히 꽃을 피운다. 이러한 개나리꽃이 너무도 사랑스러워 도종환 시인은 와락 안아주고 싶다고 했나 보다. ▲봄 건강의 천적, 황사 [제이누리 그래픽] 하늘이 누런 황사에 뒤덮인 봄날이면 누런 모래가 만 길까지 뻗쳐있다는 ‘봄은 황사만장(黃砂萬丈)의 계정’이란 뜻의 싯구가 가슴에 다가온다. 황사가 비에 섞이면 아시아에서는 노란 비로 내리지만, 유럽에서는 날려 온 사하라 사막의 모래흙의 색깔이 붉어 붉은 비로 내린다. 그러면 ‘피의 비’라고 부르며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고 한다. 봄철이면 우리나라로 어김없이 날아와 건강에 옐로우 카드를 내미는 미세 먼지 황사는 공중에 떠다니는 작은 알갱이로, 우리가 호흡할 때 몸속으로 들어와 폐 손상은 물론 심장질환 등의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또 접촉성 결막염 등 안질을 유발하기도 한다. 최근 생체기상학을 연구하는 학계에서는 황사현상이 심할 때면 우울증 및 심장질환자가 증가하며 자살률도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황사의 미세 먼지 속에는
기시감(旣視感 ; Deja-vu)! 언제 어디선가 봤다는 소리다.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일상 생활 중에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는 신비한 현상이다. 과학적인 증거야 없겠지만 사람들은 윤회의 증거로 삼기도 한다. 그럴듯하다. 뭔가 반복이 된다는 느낌. 문제는 개인의 경험의 차원이 아니라 인류의 역사도 이런 느낌이 간혹 든다는 것이다. 역사는 과연 진보하는 것인가? 혹시 반복하는 것은 아닌가? 비좁은 국토. 지하자원 부재. 높은 인구밀도. 처참한 내전의 혼란을 극복하고 강력한 리더십 아래 고속의 경제성장을 일구어낸 나라. 한국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가 읽어도 한국의 이야기인데 아프리카에서는 르완다의 이야기다. 1994년 내전의 참상과 그 폐허를 기억하는 한 지금의 발전상은 기적 그 자체임에 틀림없다. 1997년 기타라마(Gitarama)라는 마을에서 일한 적이 있었다. 2010년 르완다로 돌아와서 가족을 데리고 내가 예전에 일하던 곳을 보여주고 싶었다. 분명히 이 도로가 맞는데 하면서 달렸지만 기억 속의 마을도, 사무실로 빌려 쓰던 건물도 보이지 않았다. 한 시간이 걸리지 않았는데 한시간 반을 달렸다. 도로변에 서 있던 경찰에게 ‘Gitarama, i
원희룡 제주지사는 자신의 주요 정무보좌진 4명을 왜 들판에 풀어놨을까? 원 지사의 정무보좌관 4명이 일괄 사직서를 제출한 일이 제주도정과 정가를 술렁이게 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임시회 도정질문이 진행중인 시점에 불쑥 끼어든 이번 사안을 두고 그 의도에 대해 해석이 분분하다. 본인들이 '사퇴의 변'을 통해 "원희룡 도정의 쇄신과 임기 중간점 새 출발을 위해 일괄사의를 고심하고 있던 중, 지금이 도민들의 뜻을 더 철저히 받드는 적기라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으나 이런 내용만을 순수히 받아들이기에는 시기와 모양새로 인해 그 이상을 생각지 않을 수 없다. 시기적으로는 4.13총선에서 '원희룡 마케팅'의 책임론만으로는 수긍하기 쉽지 않은 모양새다. 언뜻 보아도 4.13 총선 책임론에 대해 상식적인 당위성이 있음에도 이를 정무보좌진 전체에 대한 책임을 묻기에는 연결이 매끄럽지 못하다. 이 점에서 원 지사가 정치인임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순간이다. 새누리당의 패배를 반전의 카드로 사용하고자 하는 의도가 읽힌다. 우선 새누리당에 대한 압박의 의미를 일깨운다. 총선후 제주도 새누리당은 이연봉 도당위원장의 사퇴 이외에는 아무런 액션이 없다. 패자가 말이
사극은 팩션이다. 팩트만 갖고는 흥미가 없으니 픽션을 보탠다. 그렇지만 항상 픽션의 수위가 문제다. ▲ 현재 방송중인 SBS TV드라마 '대박' 붕당간 정쟁이 치열했던 숙종, 영조 때를 배경으로 한 TV사극 ‘대박’이 인기를 끌고 있다. 숙종(최민수)과 이인좌(전광렬)의 강렬한 연기가 드라마를 이끌고 있다. 그런데 35년 후 반란을 일으키는 이인좌가 일찌감치 등장한 게 아무래도 개운치 않다. 이인좌가 누구인가? 영조가 왕위에 오른 지 4년째 되던 무신년(1728년) 경기·충청·경상·전라도를 무대로 일어난 반란의 주모자다. 난을 일으키기 전까진 기록에 나타나지 않는 몰락한 남인 출신 양반이다. 이런 이인좌가 1693년 주인공으로 벌써 나타난 것이다. 숙종은 왕이 된 지 19년째로 나이 33세였다. 이인좌는 태어난 해를 모른다. 극 중에선 최소 30세는 된 듯하다. 그러면 난을 일으킬 땐 이미 65세 노인이 된다. 숙종과 함께 극중 인물로 나란히 서기엔 왠지 어색하다. 이 드라마는 영조(연잉군, 1694~1776)가 1724년 왕위 오르고, 4년 후 이인좌가 난을 일으킬 때까지 끌고 갈 모양이다. &ls
1500여 명이 넘는 숫자가 매월 제주에 입주한다. 최근의 이주 붐에는 초기의 '셀러브러티 Celebrity(유명인사)'들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제주에 수많은 인파들이 몰리는 현상을 한 두 가지 원인으로 분석하는 일이 난망하긴 하지만 이들 유명인사들의 역할을 과소평가할 수는 없는 일이다. TV에서 앞다투어 이들의 제주 생활을 소개하고 일종의 붐까지 만들어 냈으니 말이다. 그 붐 혹은 후유증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셀러브러티는 좋으나 싫으나 그 이름값으로 울고 웃는다. 사소한 일로 대중의 관심을 끌고 별것 아닌 일로 사람들로부터 욕을 먹는다.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뉴스거리가 되어 파파라치의 사냥감이 되기도 한다. 유명인사가 된다는 것이 부러우면서도 그로 인한 이름값이 달갑지 않은 이유다. 셀러브러티에게 사회 지도층의 덕목으로 여겨지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요구하는 것이 정당한지는 모르겠으나 약간의 솔선수범은 손가락질 대신 찬양을 받기 쉽다. 자발적인 권위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뭔 말이 이리 장황하냐 하면 우리 사회가 그 같이 당연한 관계나 희망사항으로부터 늘 동떨어져 있는 현실이 더 많기 때문에 뻔하고 당연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 왼쪽부터 강창일, 오영훈, 위성곤 당선인. ‘선거는 축제’임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선거가 끝난 마당에 부부가 나란히 꽃목걸이를 걸고 꽃들보다 더 화안하게 웃을 수 있으랴. 만약 선거가 ‘국회의원’을 거머쥐기 위한 싸움이나 특정지역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라면 이웃들이 화환을 걸어주면서 얼싸안고 환호하며 기뻐하진 않으리라. 실제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기간 동안 ‘선거는 축제다’라는 전시회를 서울랜드와 청계천에서 열었다. 후보자간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선거가 궁극적으로는 ‘민주주의 축제의 한마당’임을 알리기 위한 의도였다. 가수, 작곡가, 작가, 만화가, 디자이너 등이 총출연하여 희망, 약속, 참여, 축제 등 선거가 가지는 소중한 가치를 그림으로 표현하였다. 지나가던 행인의 눈에도 선거가 아니면 맛볼 수 없는 횡재였다. 하지만 지난 13일 동안 제20대 국회의원을 뽑기 위해 제주에서 벌어진 공식 선거운동기간 중에 매스컴을 장식한 후보들의 입에서는 비방, 과시, 허위, 흑색, 투기, 신고, 개입, 심판 등과 같은 전쟁용어들이 마구 튀어나왔다. 결코 아름다운 축제일